[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반짝이는 뮤지컬의 미래들을 만났다.

24일 오전 남산창작센터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쇼앤텔(Show & Tell)이 열렸다. 쇼앤텔은 이름 그대로 일종의 발표회 성격을 띄고 있다. 이번 '빌리 엘리어트'는 빌리를 비롯한 아역 배우들의 실제 공연 연습 장면을 언론 및 부모에게 공개하는 자리였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2000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한국에는 2010년 초연 후 7년 만에 돌아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11월 28일부터 공연을 올린다.

2018년 5월 7일까지 공연이 예정된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광부 대파업 시기의 영국 북부를 배경으로 한다.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소년 빌리가 우연한 기회로 발레에 눈을 뜨게 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이날 열린 쇼앤텔은 'Shine', 'Expressing Yourself', 'Angry Dance', 'The Letter(Reprise), 'Solidarity'까지 총 5개 넘버와 질의응답으로 꾸며졌다.

 

다섯 명의 빌리들은 저마다 힘찬 움직임으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공개했다. 아버지 때문에 화가 난 빌리의 거친 탭을 보여준 김현준 빌리의 'Angry Dance'나 빌리 역 에릭 테일러와 마이클 역 유호열이 함께 탭댄스를 주고 받는 'Expressing Yourself' 등의 넘버 시연은 짧은 장면이었음에도 이들이 가진 반짝이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여럿이서 무대를 꾸며왔던 것과 달리 아역 배우들이 이끄는 무대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전 제작발표회에서는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긴장했다는 느낌이 들던 것과 달리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손을 번쩍 드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변화를 드러낸 점도 고무적이었다.

빌리 역의 심현서, 미세스 윌킨슨 역의 김영주, 데비 역의 김요나와 함께 발레걸스, 앙상블이 모두 투입돼 보여준 마지막 장면 'Solidarity'에서는 빌리의 매력 외에도 이 작품이 가진 에너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시연이 끝난 후 빌리 역의 천우진, 김현준, 성지환 심현서, 에릭 테일러, 미세스 윌킨슨 역의 최정원, 김영주, 아빠 역의 최명경, 할머니 역의 박정자, 홍윤희가 참여해 작품에 관한 궁금증을 풀었다.

 

인사와 간단한 소감을 부탁한다.

ㄴ 최명경: 저도 연습 따로 해서 빌리들 춤추는 거 처음 보는데 감동적이다.

ㄴ 최정원: 한 달 뒤 개막때 빌리가 더 기대되고 배우들이 곳곳에서 땀흘린 흔적이 보여서 기쁘다. 오늘 보인 건 10프로도 안 되는 것 같다. 기대해달라.

ㄴ 김영주: '빌리 엘리어트'라는 작품은 생각보다 감동적이다(웃음). 하면 할수록 좋고, 이 작품의 오디션에 합격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한 달 남았는데 더 열심히 할 거고 지금도 물론 잘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이 보러 와달라.

ㄴ 천우진: 열심히 하고 있으니 꼭 첫공 보러 와달라. 꼭이다.

ㄴ 김현준: 이제 빌리 시작 얼마 안남았는데 많은 관심 부탁한다.

ㄴ 성지환: 많이 보러 와주세요!

ㄴ 심현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ㄴ 에릭 테일러: 다른 배우들과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ㄴ 박정자: 빌리들에게 기대가 크다. 너무 사랑스럽고 우리의 미래가 이 빌리, 마이클, 발레걸들에게 있다. 저도 오늘 이들의 시연을 처음 봤는데 자꾸 눈물이 나올 것만 같더라. (빌리들 보며)무대 위에서 행복하지? 끝날 때까지 행복하게 하자. 오늘 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ㄴ 홍윤희: 배우들 다 같은 느낌일 거다. 서로 조각조각 연습하던 걸 모여서 하는데 정말 눈물날 뻔 했다. 우리 빌리들, 배우들 모두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 11월 28일 기대되고 많은 분들 보러 오시면 좋겠다. 대한민국 모든 분들 보시면 좋겠다.

▲ 좌측부터 천우진, 김현준, 성지환, 심현서, 에릭 테일러.

지난 2월에도 오디션 때 봤는데 빌리들 실력 늘어난 것 같아 열심이었다. 빌리들 컨디션 관리 어떻게 하는지.

ㄴ 천우진: 일단 저희는 활동량이 많다보니 근육이 자주 뭉친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어머니께 부탁해서 근육을 많이 풀려고 한다. 그리고 잠을 많이 잔다. 감기 기운이 왔다 하면 그냥 뜨거운 물에 씻고 집에 가서 잔다.

ㄴ 김현준: 저의 컨디션 조절은 일단 맛있는 걸 먹는 게 조절이다. 또 고기를 먹어서 체력을 기른다(웃음).

ㄴ 심현서: 저는 뜨거운 물 목욕하는 거랑 고기 먹는 거 좋아해서 그렇게 푼다.

ㄴ 에릭 테일러: 저는 엄마가 관리해줍니다(웃음).

ㄴ 성지환: 저는 반신욕을 합니다.

 

제일 힘든 점이 있다면.

ㄴ 심현서: 저는 탭댄스다. 발이 잘 안움직였습니다.

ㄴ 김현준: 저는 발레다. 엄청 뻣뻣해서 다리 찢을 때 많은 고통을 느꼈다.

ㄴ 성지환: 저도 발레가 힘들었다. 왜냐면 발레가 어렵기 때문이다.

ㄴ 천우진: 저는 의외로 탭댄스가 제일 어려웠다. 학원에서 배워왔는데 그떄는 발만 움직이다가 여기선 손까지 하니까 안 되는 거다. 그래서 내가 이걸 해도 되나 싶었다.

ㄴ 에릭 테일러: 저는 발레가 제일 힘들다. 저도 현준 형처럼 몸이 유연하지 않고 근육이 없어 가지고 그냥 못했다.

ㄴ 최정원:저런 고민이 있는지 몰랐다. 늘 자신감있게 잘해왔다. 일단 우리 빌리들이 인사를 잘한다. 5분 전에 만났는데도 또 인사하고 인사해서 오늘은 얼마나 인사를 할까 싶다(웃음). '빌리 엘리어트' 보면서 작품 속 빌리처럼 문화혜택 못 받는 친구들이 '빌리 엘리어트'를 보며 꿈을 찾을 수 있는 멋진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고, 다섯 명의 빌리가 여기 있지만, 여기 없는 또 다른 빌리들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제겐 모자란 점이 없는 것 같다.

연습이 다른 작품에 비해 길게 진행되고 있는데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ㄴ 김영주: 저희가 배우만 59명에 스태프까지 합치면 어마어마하다. 다른 뮤지컬에 비해 연습량도 많고 할 것도 많다. 그래서 남산과 약수를 오가며 매일 연습하고 있다. 저희가 각자 파트별로 연습해서 서로 못 본 장면이 많다. 그런데 며칠 전 'Electricity' 연습을 하는데 빌리가 "어떻게 설명해요?"라고 하는 대사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 냉정하게 보려고 했는데도 눈물이 나는 걸 보면 관객분들도 사실 그렇게 감동을 받지 않을까 싶다. 감동받으려고 한 게 아닌데 감동이 오더라. 아이들이 가진 순수함이 무대 위에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어른들은 뭘 할 수 없. 우리 빌리들이 이 작품이 잘 되는 이유인 것 같다.

 

다섯 명이 다들 개성이 다른데 애로사항이 있다면.

ㄴ 박정자: 연습이 무척 어렵다. 안무, 연기, 음악 따로하기 때문에 연극만 하던 사람으로서 낯선 연습 과정을 한 달에 걸쳐 했는데 이렇게 빌리들 만날 때마다 눈이 이렇게 반짝 거릴 수 없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나 하면서 정신이 번쩍 든다. 저희 연습은 어떻게 보면 연습도 아니다. 빌리가 워낙 무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장악하기 때문이다.

빌리의 어머니도 오늘 처음 연습을 봤다고 들었다. 소감을 말한다면.

ㄴ 정수진(에릭 테일러 어머니): 저희가 연습한지 1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아직 제대로 본 적 없었다. 오늘 보니 너무 감동이다. 우리가 좋은 기회에 있구나 싶고 빌리들이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ㄴ 박정자: 제 이야기는 오늘 다 한 것 같다. 저희 배우들만 공연하는 게 아니다. 무대를 완성시키는 건 역시 관객이라고 생각한다. 1년 가량 연습한 귀여운 빌리들, 또 다리부상까지 하면서도 열심히 한 최정원 배우 등 다들 참 무대 위에 선다는 것이 행복해보인다. 또 스태프들이 많이 계시는데 통역을 통해서 만나고 있지만, 그들의 표정도 모두 행복해보인다. 이거 아니면 자기 생에 어떤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주 올인하는 그 모습이 무척 감동이다. 그 감동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여러분과 갖고 싶다. 이 시대 최고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응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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