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미혜 mihye0330@mhns.co.kr 보기와는 다른 엉뚱하고 발랄한 매력의 소유자. '세상에 밝은 빛을 비추리라'라는 사명감으로 모든 이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방송인이자 조들호와 딴따라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중인 배우.

[문화뉴스] 길거리를 돌아만 다녀도 사우나같이 푹푹 찌는 날씨와 어울리는 연극 '사우나'. 하지만 객석에 들어서면 마치 시원한 냉 찜질방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우나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무대와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절로 몸에 긴장이 풀린다. 공연 전 관객들을 위한 광고 영상과 연극 중에 나오는 영상들 또한 다른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연극 '사우나'는 관객을 배려하는 마음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친한 듯 조금은 거리가 느껴지는 세 명의 여자가 사우나로 들어온다. 김씨 집안의 세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백 세 잔치 장소로 향하던 중 막내의 제안으로 사우나에 들어오게 된다. 며느리들의 관계는 어떨까, 며느리가 되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들과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적당히 가까우면서도 먼 사이. 이들은 사우나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를 그저 들어준다.

   
 

이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 어머니가 생각나는 건 나뿐일까. 밤낮으로 나를 위해 희생하며 모든 것을 쏟아 부어주시는 내 어머니가 저 무대 위 사우나에서 '난영'의 입을 통해 말하는 것 같았다. "힘들어~ 나도 힘들어 죽겄어!" 가슴이 먹먹해졌다. 가족들조차 자신을 챙겨주고 신경 써주지 않아 외로움에 먹을 것으로 위로하고 스트레스는 푸는 '자영'의 모습에서 우리 주변 '아주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성공을 향한 '지영'의 끈질긴 도전을 보면서 문득 '나의 어머니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곳 '사우나'는 내 말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엄마들에게 휴식과 쉼이 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누구도 대놓고 말해주지 않았던 엄마들의 속마음을 시원하게 이야기해주기에 오히려 그 마음을 몰라주는 남편, 아이들에게도 꼭 한 번쯤은 추천하고 싶은 연극이다.  

   
 

 

[글] 아띠에터 김미혜 mihye0330@mhns.co.kr

[영상]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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