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시인의 사랑'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무관이었지만, 마음속 베스트 영화인 '캐롤'이 문득 떠오르는 영화였다.

먼저 인물의 설정이다. '시인'(양익준)은 이혼 소송 중인 '캐롤'(케이트 블란쳇)이, '소년'(정가람)은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가 생각났다. 두 인물 모두 주인공 '시인'과 '캐롤'의 나이가 좀 더 많은데,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시인'은 도넛 가게의 아르바이트생을 보며 시의 영감을 찾아낸다. '캐롤' 역시 우연히 만난 '테레즈'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다시 채워나간다. '소년'의 곁엔 '테레즈'처럼 이성 친구가 있다. 차이점이라면, '아내'(전혜진)가 '시인'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대처하는 방식이나, '소년'이 처한 상황이 있다.

배경도 차이가 있다. '캐롤'이 1950년대를 대도시 뉴욕을 배경으로 했다면, '시인의 사랑'은 현재의 제주도가 배경이다. 제주도가 배경인 영화들이 그런 것처럼,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기대한 관객이 있겠지만, 그런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이런 배경은 바탕이 되고, 인물의 감정에 작품은 충실하다. 그 충실한 감정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오롯이 체화된다. 대신 울어주는 인물이 시인이라는 것을 말하는 양익준의 장면은 인상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최근 한 시인의 '갑질 논란' 사례처럼, 시인이 시를 쓰면서 의식주를 온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부분을 강조하면서, '아내' 덕분에 경제적 혜택을 누리는 '시인'이 왜 갑작스럽게 뮤즈를 만나 영감을 얻는 부분만 나올까였다. 그래서 '아내'를 작품의 후반부까지 '2세만 생각하는 사람'으로만 묘사했을까? 6/10

 

 

    

* 영화 리뷰

- 제목 : 시인의 사랑 (The Poet and The Boy, 2017)

- 개봉일 : 2017. 9. 14.

- 제작국 : 한국

- 장르 : 드라마

- 등급 : 15세

- 감독 : 김양희

- 출연 :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 원미연, 방은희 등

- 화면비율 : 1.85:1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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