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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人] 김규종 "시야 넓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배우 키운다" (인터뷰)

기사승인 2017.09.14  01: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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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13일 오후 대학로에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의 김규종 연출이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규종 연출은 우리에게 '빈센트 반 고흐'와 '살리에르', '쓰루 더 도어', '금강, 1894' 등을 맡은 연출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빈센트 반 고흐'는 빈센트 반 고흐와 테오 반 고흐 형제가 주고 받은 700여통의 편지와 그가 남긴 수많은 명작들을 무대 위에 펼쳐내며 세계적인 화가 반 고흐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작품이다.

   
 

무대 전체를 화려하게 수놓은 영상 기법과 가수로 익숙한 선우정아가 작곡을 맡는 등 기존 작품들과 다른 색다른 행보를 보인 이 작품은 단단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신생 제작사인 HJ컬쳐를 모두의 이목을 끌게 만든 일등 공신이 됐다.

2016년 일본 레플리카, 2017년 중국 라이선스 공연을 통해 잘 만든 작품은 글로벌하게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기존의 김경수, 김태훈, 박유덕과 함께 박한근, 이준혁, 조상웅, 임강성, 유승현을 새롭게 캐스팅해 11월 4일부터 2018년 1월 14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처음 만나는 배우들과 함께하게 됐어요. 그런데도 대부분 이미 '고흐'의 팬이라며 노래 몇 곡 정도는 외우고들 있더라고요. '빈센트 반 고흐'는 배우들을 성장시키는 작품이에요. 다들 첫공과 막공이 엄청나게 변해있죠. 이미 좋은 배우들이기에 더 기대가 큽니다."

이외에도 올 연말 '금강, 1894' 등을 앞두고 바쁜 그는 새롭게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2016년 제1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딤프)에서 대학생페스티벌 대상을 받는 등 승승장구한 한세대에서 어째서 새로운 학교로 옮겼을까?

   
 

그는 "학과는 최고가 됐으나 학생들의 진로는 그렇지 못 했어요. 학과 교수님들은 동분서주하면서 노력했지만, 우리나라 대학 시스템은 취업률 이외엔 관심이 없습니다. 취업률은 '졸업 후 1년'의 행적만이 중요하죠. 그렇기에 졸업 후 1년이 지난 학생에겐 전혀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며 지난 6년을 냉정하게 돌이켰다.

김규종 연출은 "문제는 배우는 다른 직업과 달리 1년 안에 이름을 알리기 어렵습니다. 최소 2,3년부터 길게는 그 이상이 필요한데 정작 졸업생들에게 학교의 힘이 필요할 때 힘이 되어줄 제도가 없었어요. 순천향대학교는 그것이 가능한 학교입니다"라며 새로 몸담은 학교에 자신감을 표했다.

순천향대는 프라임 사업(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 사업) 21개 대학 중 대형 사업의 한 곳으로 선정됐다. 매년 150억씩 3년간 450억을 지원받게 됐는데 이에 따라 그가 속한 공연영상학과 역시 큰 혜택을 받게 된 것. 일반적으로 실제 공연 현장에 비해 교육시설은 낡거나 저가의 장비를 쓰기 마련인데 김규종 연출은 "이런 걱정 없이 마음껏 좋은 시설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프라임 사업은 대학 구조조정을 통해 이공계를 키우고 인문계, 예체능계 정원을 축소한다. 어떻게 전통적인 예체능계인 공연영상학과가 여기에 속하게 됐을까.

김규종 연출은 "'미디어랩스'가 그 비결"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MIT공대와 함께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예술을 계산하고 기술을 공연 한다'라는 슬로건 아래 기술과 인문학, 예술을 융합해 4차산업혁명에 맞는 인재를 키우는 교육이다.

'창조과학', '융복합과학' 등 이미 국내에서도 이전 정부의 주도 하에 이러한 형태의 학과 구조조정 등이 있었지만, '미디어랩스' 산하의 학과는 서로 불필요하게 통합돼 이름만 길어지거나, 애초의 교육 의미를 찾기 어려운 일부 학교와 달리 미디어랩스 단과대학 하에 다양한 전공이 함께 공부하게 된다.

"15개 전공의 교수들이 한 학생을 가르치는 셈입니다. 단순히 연기만 배우고, 노래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영역을 배우게 되면서 선택을 기다리는 배우에서 선택을 만드는 배우로 변할 거에요. 예컨대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에도 배우가 필요해요. 출퇴근하면서 잠깐씩 보거나 화장실에서 보거나 친구를 기다리면서 볼 컨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컨텐츠는 공급자와 소비자를 구분하지 않는 '컨슈머'라고 합니다. 소비와 생산을 함께 하는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키우는 거죠.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예술가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금방 올 거에요."

김규종 연출의 설명이다.

   
 

또 이러한 맥락에 맞춰 학생들을 '잘 가르친 배우 지망생'으로 졸업시키기보다는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졸업 후에 연극이나 뮤지컬, 영화나 드라마에 배우로 자리 잡기가 어려워요. 저 역시 연극영화과 출신이라 잘 알고 있는데 졸업 후 2년 내 50프로 이상 배우의 꿈을 포기하고 5년이 되면 80%이상이 배우와 상관없는 일을 하거나 실업자로 있죠. 이유는 기존에 활동했던 배우들이나 스타만을 찾는 '쇼비즈니스'의 특성 때문입니다. 저희는 졸업 전에 배우가 스스로 작품을 제작하고 영화를 펀딩하는 일을 경험할 거에요. 언제든 컨설팅 받을 수 있는 창업 환경도 조성됐죠. 반쪽짜리 성공을 완전한 성공으로 만들기 위한 최적의 환경입니다."

그는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를 처음 만들 때 한 번도 뮤지컬 영상을 만들지 않았던 고주원 영상 디자이너와 의기투합했다. 기존의 뮤지컬 영상 인력 대부분이 "어렵다"며 고사하던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의 화려한 영상 기술은 이렇듯 넓은 시야로 작품을 바라본 그와 HJ컬쳐가 만들어낸 작품인 셈이다.

   
 

다만 이런 과정에서 기존의 '배우를 가르치는' 역량이 부실해지진 않을까 우려하자 "배우교육은 교수들의 '팀웍'이 만들어 낸다"며 현재 공연영상학과 교수들의 역량과 팀웍을 강조했다.

"20년 전부터 뮤지컬 영화를 연구했고 2016년 충무로뮤지컬영화제(CHIMFF, 침프)에서 작사, 각본, 감독까지 맡은 뮤지컬 영화 '달콤한 고백'이 1등상을 탄 민경원 교수. 평론 등을 통해 한국 뮤지컬 산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번역했고 10년 간 딤프 집행위원을 맡으며 현장 경험이 풍부한 원종원 교수. 마지막으로 혹독하기로 유명하지만, 학생들에게 자기 옷처럼 꼭 맞는 춤을 입혀줘 인기가 많은 안병순 교수까지 있어요. 좋은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규종 연출 역시 쉬지 않고 현장에서 꾸준히 작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도 시간이 지나면 금방 알아요. 학교에만 머물면서 가르치기만 하고 현장의 소식을 모르면 학생들 입장에서도 매력적이지 않거든요. 배우가 되고 싶어서 온 학생들이잖아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어째서 이렇게 '교육'에 집중하게 됐는지 묻자 "최근 뮤지컬 업계가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벽에 가로막힌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년간 학생들을 지도해 보니 왜 학생 시절 빛나던 친구들이 현장까지 갈 수 없었나 고민했고, 기존에 '배우를 만들던' 시스템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러한 학교에서의 교육 역시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한 과정임을 전했다.

"아무리 학교에서 가르쳐도 관객을 만났을 때처럼 성장하지 못해요. 더 많은 학생들이 관객을 만날 수 있는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some@munhw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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