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뮤지컬 '투란도트' 커튼콜 장면.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업그레이드된 '투란도트'가 찾아왔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딤프의 상징'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작품으로 이번 2017년에는 새롭게 의상과 안무, 넘버 등을 추가 및 교체해 새로운 변화를 줬다.

2011년 초연을 거쳐 매년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투란도트', 관객들 모두 결말을 알고 있는 작품이지만 매회 기립박수를 유도해내는데는 화려한 안무, 음악, 그것을 잘 살려내는 배우들의 공이 크다.

1막 초반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물 속의 흐르는 듯한 느낌을 잘 살린 안무는 파란색 '쫄쫄이' 의상이 아닌 평범한 의상을 입었음에도 관객에게 작품의 배경을 설명하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음악 역시 익숙하면서 귀에 착착 감기는 투란도트의 등장곡을 비롯해 이미 잘 알려진 '오직 나만이', '그 빛을 따라서' 등이 몰입도를 높인다.

이를 풍부하게 살려내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칭찬이 따로 필요 없다. 오페라하우스의 음향과도 잘 맞물려 듣기 좋은 음악, 가사가 잘 들리는 노래로 완성됐다. 혹여나 가사를 놓쳤다면 영문과 중국어도 제공되는 자막을 참고하면 된다.

지금은 익숙해진 영상 활용이나 변화 없는 세트를 최대한 활용하는 나름의 '센스'가 엿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최근 대작 뮤지컬에 비해 프로덕션의 규모면에서 주는 아쉬움은 감출 수 없다.

그러나 뮤지컬 전체의 완성도는 크게 나무랄데 없는 수준이다. 무언가 번뜩이고 강렬한 '훅'보다는 구멍이 잘 보이지 않게 촘촘히 메꿔진 웰메이드 느낌이다. 전 세계가 사랑하는 익숙한 소재인 '투란도트'의 뮤지컬답다.

물론 투란도트의 세 가지 수수께끼 장면 등에서는 음악과 연기, 안무가 한데 모여 관객에게 해피엔딩인 걸 알면서도 괜히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며 뮤지컬 '투란도트'만의 색깔도 보여준다.

다만 극 초반, 원작과 달리 배경을 바꾸는데 있어 칼라프 왕자가 오카케오마레에 오게 되는 과정을 폭풍으로만 해결하기엔 조금 석연치 않다. 극 후반에 있어 진정한 사랑에 눈 뜨기 위해선 그가 오카케오마레에 가야만 했던 조금 더 입체적인 캐릭터 묘사가 가미되면 어떨까.

또 쇼스토퍼 역할을 맡은 '팽'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지만, 계속해서 다른 세 대신에게 공격받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자칫 정치적 올바름을 넘어선 동성애 코드의 희화화가 발견될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약점이다.

다행인 것은 앞으로도 글로벌 뮤지컬을 꿈꾸는 '투란도트'라는 프로덕션의 성격상, '딤프의 상징'으로, '창작 뮤지컬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계속해서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 공연 정보
- 공연 제목 : 투란도트
- 공연날짜 : 2017. 7.2 ~ 7.9.
- 공연장소 : 대구 오페라하우스
- 프로듀서 : 배성혁
- 연출 : 유희성
- 작가 : 이해제
- 작곡 : 장소영, 황규동
- 음악감독 : 장소영
- 안무감독 : 이란영
- 출연배우 : 신영숙, 박소연, 이건명, 정동하, 임혜영, 송상은, 송욱경, 이상민, 김형주, 하지승, 신인선, 김승회, 한준용, 이상훈, 박지훈, 김시현, 오경석, 유은, 김병영, 안현우, 신창욱, 오세형, 김영우, 김신희, 홍애미, 남궁민희, 조연정, 양유미, 이유리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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