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DJ 래피 nikufesin@mhns.co.kr. 글 쓰는 DJ 래피입니다. 두보는 "남자는 자고로 태어나서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이며 문사철을 넘어 예술, 건축, 자연과학 분야까지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래피] 사주는 확률이다. 비슷한 사주를 가진 사람들이 그간 살아간 결과를 토대로 한 확률. 신뢰할만한 부분들도 물론 있지만 어떤 확률도 백 퍼센트는 없지 않은가.

점집에서 하는 이야기는 사실 뻔하다. "아직 때를 못 만났네. 올해 안에 사람이 나타나. 조금만 기다려"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이는 사실 대다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성을 말했을 뿐이다. 이른바 '바넘 효과'다. 비슷한 상황으로 이런 게 있다. "편두통 가끔 있으시죠? 밥 먹고 나면 속도 좀 더부룩하고" 뭐 이런 거.

내 이야기는 사주를 보는 행위나 점집을 찾아가는 것이 나쁘다는 것 또는 신뢰할 만한 것이 못 된다는 게 아니다. 요컨대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대로 행동한다. 점쟁이나 사주의 암시를 믿고 그에 따라 행동하면 예언대로 이루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건 점쟁이의 점괘가 효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당신이 갖게 된 믿음과 확신이 불러온 결과라는 걸 꼭 알아야 한다. 결국 그 결과물로 이끈 것은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당신의 굳은 의지와 그로 말미암은 실천 덕분인 거다.

사람들은 용한 점집을 찾아 여기저기 다니지만 사실 답은 이미 마음속에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이미 알고 있다. 단지 실행을 하지 않았을 뿐이며, 위로해주고 맞장구쳐주며 자신의 결정에 힘을 실어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결정과 미래에 확신이 있다면 실천해야 한다. 미래는 확률로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발명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어떤 것을 성취하기 위한 임계점을 미리 알기는 매우 어렵다. 내가 현재 처한 상태나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계측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고지의 바로 앞에서 포기하기도 하고, 하다 말다를 반복하면서 또는 아예 해보지도 않고 체념과 실패의 늪으로 빠져버린다. 묵묵히 100%가 될 때까지 노력하고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조지 오웰이 1948년에 완성한 대표적 디스토피아 소설인 '1984'에는 당시에는 상상에 불과했던 '텔레스크린'이 나온다. 우리가 과거에 상상했던 것은 대부분 현실이 되었다. 아직 현실이 되지 못한 것들도 현실로 접근하고 있다. 이카로스의 날개로 대변되었던 하늘을 나는 꿈은 비행기로 실현되었다. 자동차, 텔레비전, 인터넷, 스마트폰도 그 시작은 상상에 불과했다. 사람이 꿈을 꾸었기 때문에 현실이 변한 것이다. 세상을 바꾼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제시될 당시에는 늘 사람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선을 그으면 거기가 한계가 된다. 먼저 선을 긋지 않으면 한계도 없다. 노력은 어떻게든 흔적을 남기는 법이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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