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DJ 래피 nikufesin@mhns.co.kr. 글 쓰는 DJ 래피입니다. 두보는 "남자는 자고로 태어나서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이며 문사철을 넘어 예술, 건축, 자연과학 분야까지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문화뉴스] 절대적 진리, 그것은 과연 존재하는가?

이 세상 그 어떤 누구도 반박하기 힘든 명제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등가교환의 법칙>일 것이다. 나는 등가교환의 법칙을 믿는 사람, 또는 등가교환의 법칙을 늘 명심하며 살자는 의미로 스스로를 부르는 예명 중 하나를 Homo Equivalentus로 만들어 두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 태어나면 죽어야 하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만나면 결국 헤어진다. 영원한 사랑? 영원하고픈 마음은 이해한다만 그런 건 없다. 평생을 함께 산다고 해도 결국엔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게 된다. 돈? 권력? 명예? 아름다움? 젊음? 사랑?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 이것은 단언해도 되는 몇 안 되는 진리 중 하나이며, 바로 그것이 주역이 말하는 핵심이다. 주역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 명인 양만리가 "화무십일홍, 인불백일호, 세불십년장 (花無十日紅 人不百日好, 勢不十年長,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10일이 지나면 시들게 마련이고, 아무리 좋은 사람도 100일을 못 가며, 아무리 긴 권세도 10년을 못 간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산다. 교만은 바로 거기서부터 싹튼다. Been There, Done That. 나 역시도 그랬다. 그러다 나 자신이 또는 내 가족이 언젠가는 죽을 거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부터, 나는 '내가 낸대'의 교만함을 버릴 수 있게 되었다. 그 후론 인생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비로소 생존경쟁의 쳇바퀴 속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게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는 자신이 언젠가 죽긴 죽을 거라고 믿는 듯하지만, 무의식의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죽음 앞에서 발가벗겨지는 그 나약함이 싫은 것이며, 이제까지 이루어 놓은 모든 것들, 앞으로 이루어야 할 모든 것들과 자식에게 물려주어야 할 모든 것들, 그 욕심을 손에서 내려놓기가 싫은 것이다. 하여 무의식적으로 "나는 안 죽어!, 내가 왜 죽어?"라며 현실을 왜곡함으로써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죽음을 오롯이 인정하고 두려워하지 않는 존재가 되면 모든 것에 <구나 구나 법칙>을 적용할 수 있는 인간이 된다. 기쁜 일이 생기면 "아, 기쁘구나!", 나쁜 일이 생겨도 "아, 이번엔 안 되는구나!", 그렇게 "구나, 구나"를 외치다 보면 무슨 일이 생겨도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그 어떤 일도 다 감사하다. 아주 적은 것으로도 만족할 줄 아는 인간이 되고부터는 언제나 사는 것이 행복하다. 먹고, 마시고, 자고, 읽고, 쓰고, 말하고, 만나는 것, 순간순간의 모든 것이 다 행복이다. 이런 내게 아직도 "야, 돈 되는 걸 해야지! 그걸 왜 해?"류의 식상한 떡밥을 던지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이제는 다 감사하다. 나와 생각이 조금 다를 뿐, 그 모두가 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임을 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혼자만 재미있게 살아서요.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거든요. 그리고 돈은 뭐, 먹고 살 만큼은 있어요."

아주 적은 것으로도 만족할 줄 아는 우리 호순이와 꽃순이같은 고양이의 마인드가 되면 언제나 사는 것이 행복하다. 고양이는 내일과 미래에 대해서 전혀 기대를 하지 않는다. 어떤 계획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갈 뿐이다. 고양이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이다. 밥 먹을 때는 어제의 장난감 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 잘 때는 내일의 그루밍을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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