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괴짜 천재 의사'인 '김사부'(한석규)와 열정 넘치는 젊은 의사 '강동주'(유연석), '윤서정'(서현진)이 펼치는 '진짜 닥터'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비록 드라마는 끝났지만, 매회 '김사부'와 '강동주', '윤서정' 등 인물들을 통해 전해지는 주옥같은 대사들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데요. 강은경 작가 특유의 메시지를 담아내면서, 허를 찌르는 촌철살인 필력이 또 한 번 안방극장을 울리는 힘을 발휘했다는 평이었습니다. 그 중 '강동주'의 내레이션 몇 개를 살펴봅니다.
 
먼저, 1회에서 병원에 먼저 도착한 '강동주'의 아버지가 VIP 환자 순서에 밀린 후 결국 사망하자, '도윤완'에게 항의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내레이션입니다. "불평등의 시대. 불만과 불신으로 가득한 시대. 무분별한 의료시술과 차별적 환자 맞춤 서비스의 홍수 속에서 의료계마저 돈 때문에 울고, 웃는 그런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강동주'의 내레이션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후벼 팠죠.
 
5회에서는 '부용주'가 '도윤완'이 자신 몰래 대리 수술을 꾸민 것을 알고 분노했지만, 수술 스태프들마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부용주'를 외면하는 장면에서 "출세 만능의 시대. 출세를 위해서라면 양심도 생명도 이해타산에 밀려버리는 시대.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타인의 희생조차 정당화해버리는 사람들. 힘이 없다는 이유로 힘 있는 자들에게 찍히고 싶지 않아서 반쯤 눈 감은 채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 그러한 이들의 비겁한 결속력이 기득권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군림하고 있었으니"라는 내레이션도 등장합니다.
 
   
 
 
9회에선 돌담병원에 들어서는 '도윤완'의 장면과 본원에서 내려온 정신과 전문의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건으로 면담 도중 뛰쳐나가는 '윤서정'의 모습이 교차하면서 "상처 외면의 시대. 실리를 챙길 수만 있다면 타인의 상처쯤 어찌 돼도 상관없는 사람들. 특권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타인의 아픔 따윈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상처조차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내레이션 역시 시청자의 공감을 샀습니다.
 
17회에선 14년 전 과거를 둘러싼 진실을 함구하고 있는 '김사부'와 진실을 왜곡한 '도윤완', 진실을 알고 있는 '전 간호사'를 찾아간 '여 원장', '김사부'에게 진실을 알려줄 수 있냐고 묻는 '오 기자'의 모습이 각각 보이며 "팩트가 난무하는 시대. 힘 있는 이들의 말이 곧 팩트가 되고, 그러지 못한 이들의 항변은 유언비어가 되는 세상. 사실을 사실답지 못하게 만드는 자기주장과 거짓말들이 이것이 팩트라며 서로 우기는 그런 세상. 진실은 언제나 팩트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러나 모든 팩트가 다 올바른 것은 아니었으니!"라는 내레이션이 등장합니다.
 
끝으로 18회에선 돌담병원 폐쇄 통보에 흔들리던 돌담병원 식구들이 '김사부'의 설득에 다시 환자 치료에 집중하는 모습과 이를 바라보면서 안도의 미소를 짓는 '김사부'의 모습이 교차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때 나오는 '강동주'의 내레이션은 "김사부가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저항은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거라고"였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저항'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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