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 혜화동 연우소극장에서 공상집단 뚱딴지의 이오진 작, 문삼화 연출의 <바람직한 청소년>을 관람했다.

이오진은 1986년 가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한민국 공교육 시스템을 비꼬는 희곡 「바람직한 청소년」과 세월호에 탔던 아이들의 세계를 그린 희곡 「오십팔키로」에서 청소년을 담았다. 2009년 대산대학문학상, 2013 CJ크리에이티브마인즈 연극부문, 2016년에 대산창작기금을 받았으며, 희곡집 『연애사』와 『B성년』(공저)을 펴냈다. 현재 페미니스트 극작가 모임 ‘호랑이기운’에서 활동하고 있다. 연극 <윤이상 상처입은 용> <누구의 꽃밭> <개인의 책임> <페미니즘청소년극>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 <오십팔키로> <남자 사람 친구> <가족오락관> 뮤지컬 <화랑> <바람직한 청소년> 등을 발표 공연했다

문삼화는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잘자요 엄마> <뽕짝>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를 연출했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바람직한 청소년>은 2010년 미국의 대학생 ‘타일러 클레멘티’가 인터넷 사진 유포로 동성애자임이 드러나 자살한 사건을 소재로 삼은 연극이다. 현재 학생들의 수업 태도, 동성애에 대한 시선 등 경향을 극에 반영했다. 비속어와 상스런 욕설도 그대로 사용해 현실감을 높이고, 왕따, 입시, 동성애 등 청소년들의 문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무대는 교실처럼 생긴 반성을 하는 방이 주 무대이고 그 좌우 복도가 장면변화에 따라 사용된다. 반성 실은 여닫이문으로 되었지만 문틀만 있고 문짝은 빈 공간이다. 책상과 걸상이 두 개 배치가 되어있다.

연극은 전교 1등 모범생인 '이레'가 동성애자란 사실이 밝혀져 따돌림을 당하는 데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누군가 몰래 찍은 '키스 사진'으로 이른바 왕따를 당한 주인공 이레는 오토바이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힌 일진 '현신'을 학교 반성 실에서 만나게 된다. 성격과 사고가 다른 두 사람이지만 사진을 유포한 밀고자를 함께 찾아 나서게 된다. 이야기에는 동성 애 뿐만 아니라 학내 따돌림이나 교육 제도, 불륜, 가족사 등 다양한 청소년 관련 사회문제가 복선으로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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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요구대로 반성문을 써야 하기에 이레와 현신은 극중 내내 진실을 부르짖다가 결국 마지막엔 ‘거짓말’로 상황을 무마하고 만다. 교사가 원하는 ‘바람직한’ 내용의 반성문을 쓰고 나오는 주인공들에게서 거부감을 느끼게 되고,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청소년의 모습인가 하는 회의가 생기기도 하지만, 현재 청소년들이 속해 있는 사회와 현실에 타협해야 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의 행동에 일말의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대단원에서 사진을 유포한 동급생을 발견하고는 폭력이라도 휘둘러 앙갚음을 할 법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는 이레와 현신의 모습에서 관객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심태영, 김세중, 승리배, 이의령, 문승배, 김태완, 노준영, 손예원 등이 단독 출연하거나 더불 캐스팅되어 출연해 혼신의 열정으로 열연을 해 실제 작중인물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프로듀서 강승구, 조명 박성희, 음악감독 류승현, 의상 홍정희, 진행 및 오퍼 김소영, 무대 김혜지, 사진 이정훈, 조연출 장지은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공상집단 뚱딴지의 이오진 작, 문삼화 연출의 <바람직한 청소년>을 연극성 작품성 시대성을 고루 갖춘 장기공연을 해도 좋을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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