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남녀가 같은 꿈을 꾼다는 설정만 보고,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를 얼마 전에 종영한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같은 부류의 영화로 착각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농도나 전해오는 여운은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가 훨씬 더 강렬했다.

어느 숲속에서 암수 사슴으로 만나는 꿈을 꾸는 권태남 '안드레'와 결핍녀 '마리어', 처음에는 미스터리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듯했지만 '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두 남녀는 자신들조차 모르게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며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 이 과정에서 관계증진과 자신들의 결함을 고치고자 안드레와 마리에가 각자 고민하고 시도하고 좌절을 겪는 모습은 우릴 미소짓게 하면서 동시에 우리네 모습을 완벽하게 닮은 것 같아 그들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두 남녀가 현실에서 행동하는 모습에 앞서 배치한 꿈 속 암수 사슴의 행동은 절묘하게 그들의 일상을 암시하는 듯했다(여기서 등장하는 사슴들은 CG가 아닌 직접 관찰해 담아냈다). 이 영화를 보며 하나 더 인상 깊었던 건, 신선함과 친근함으로 공감대와 몰입감을 가져다 준 게자 모르산이는 연기 경력이 전혀 없었고, 알렉상드라 보르벨리 또한 영화로는 거의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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