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디렉터그42의 라지브 조세프 작 마정화 번역 드라마터그 마두영 연출의 상처투성이 운동장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라지브 조셉((Rajiv Joseph, 1974~)는 마이애미 대학(Miami University) 에서 창작 작문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뉴욕 대학교의 티취 스쿨(NYU의 Tisch School of Arts)에 극작가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세네갈의 평화 봉사단(Peace Corps in Senegal)에서 3 년간 봉사한 경력의 소유자다. 작품으로는 브로드 웨이 연극 <바그다드 동물원의 벵골 호랑이>로 2010년 퓰리처 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국립 예술기금재단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에서 뉴 아메리칸 플레이 (Newstanding New American Play) 상을 수상했다. 라지브 조셉의 뉴욕 프로덕션(New York productions)에서는 <상처투성이 운동장(Gruesome Playground Injuries 2011)>, <종이 밖으로 나온 동물들(Animals Out of Paper, 2008)>, <레오파드와 폭스 (The Leopard and the Fox, 2007)>, <알터 에고 (Alter Ego, 2007)>, <헉 &홀든(Huck &Holden, 2006)>, <호수 효과(The Lake Effect, 2006)> <메두사 시체(The Medusa Body, 2006)> 등을 발표 공연했다.

마정희 선생은 중앙대 연극영화과, 일본예술대학 연극과, 와세다대 대학원, 일본예술대학 박사 출신으로 일본연극 30여 편을 번역 소개, 국내작품 30여 편을 일역해 양국연극교류의 산파역을 한 학자이자 번역가다. 현재 한일연극 교류센터의 전문위원, 한일연극 교류협의회 전문위원, 한일연극 코디네이터, 제주 국제연극 교류제 해외부분 프로듀서를 역임한 자랑스러운 연극인이다.

마두영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의 연극배우이자 뮤지컬 배우 겸 연출가다. 연출작으로는 <나는 바람> <상처투성이 운동장>이 있고, 출연작으로는 <옥상 위 카우보이> <모험왕 신모험왕> <안티고네> <태풍기담> <불역쾌재> <앞집아이> 영화 <하류인생>에 출연한 미남배우이자 연출가로 마정희 선생과 이홍이와 함께 극단 디렉터그 42를 창단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연극인이다.

   
 

무대는 백색의 삼면 벽으로 이루어진 거실이다. 4각형의 크고 작은 수많은 액자가 삼면 벽에 부착되어 있고, 벽 앞으로 옷장, 서랍장, 그 외의 크고 작은 장이 놓여있고, 액자 옆으로 종이컵을 모아서 붙인 조형예술작품도 무대 좌우 액자 옆 벽면에 부착되어 있다. 액자 속에는 그림이나 사진이 없는 흰 바탕만 보이고, 정면 벽과 액자 옆으로 8, 13, 18, 22, 28, 33. 38 같은 숫자의 조각물도 함께 삼면 벽에 붙여놓았다. 무대 중앙에 침대로 보이는 백색의 조형물 두 개가 자리를 잡고, 조형물 두 개를 합쳐놓으면 더블베드가 된다.

객석에서 바라보이는 왼쪽 벽면에 등받이 벤치의 앞쪽을 벽에 대어놓았고, 오른쪽 벽면에는 등받이가 없는 벤치가 놓여있다. 여러 개의 스크린 같은 차단벽을 가로 세로 천정에서 내려진 끈에 메달아, 출연자가 장면변화에 따라 스크린을 올리거나 내리면서 극을 이어간다. 정면 벽 중앙에 백색원형의 쓰레기통이 있고, 남녀 2인이 출연하는 2인극으로 장면전환 때마다 무대에서 의상을 갈아입고, 후반부에는 남자출연자가 환자이동의자인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다. 무대 좌우에 등퇴장 로가 있다.

<상처투성이 운동장(Gruesome Playground Injuries)>에서 마음의 상처는 피부와 연골의 상처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표현된다. 낭만적이기는 하지만 이 연극에서는 수십 년 동안 젊은 남녀 한쌍의 사랑싸움이 아닌 사랑 씨름으로 엮어진다.

더그 (Doug)는 위험에 신경 쓰지 않는 매저 키스트 (masochist) 성격의 인물이다. 8세 시절부터 38세에 이르기까지 자전거로 천정에서 뛰어내리거나, 옥상, 높은 전봇대, 얼음 언 호수바닥으로 뛰어내려 온몸에 상처를 입고 골절이 되면서도 그 성격을 고치지 못 하지만 30년 동안 한 여인만 사랑한다. 반면에 케일린(Kayleen)은 정신박약 증이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알약을 복용해야 진정되는 여인이다. 배를 가르고 넓적다리를 칼로 긋기도 한다. 케일린(Kayleen)은 물론 중간에 더그(Doug) 대신 다른 남성에게 한눈을 팔 때가 있지만 30년 동안 더그(Doug)의 사랑을 기다린다.

더그(Doug)와 케일린(Kayleen)이 8살이 될 때부터 38살이 될 때까지 두 사람이 사랑의 대상으로 출발해 곧 결합이 될 듯 보이지만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만다. 18세의 더그(Doug)가 케일린 (Kayleen) 침실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침대에 들기 직전에 불발에 그친다. 연극의 후반부에서는 두 남녀가 5 년에 한 번 만날 뿐이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서로의 삶 속에서 매일 존재하는 것처럼 전개가 된다.

비정상적인 사랑이지만 관객은 중단했던 곳에서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몇 번을 되돌아오면서 30년 동안 두 사람이 왜 떠나서 되돌아오는지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상처나 골절 또는 친부모의 죽음 같은 몸과 마음의 고통도 사랑이라는 신비스러운 감정 때문에 치유가 되어가는 과정과 대단원에서 환자이동의자에 몸을 싣고 들어오는 더그 (Doug)와 그를 지켜보는 케일린(Kayleen)의 마지막 장면을 바라보며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과거 자신의 사랑을 떠올리게 되고 각자 손수건을 꺼내 눈으로 가져가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백종승이 더그 (Doug), 조아라가 케일린(Kayleen)으로 출연해 8세부터 38세까지의 변화를 연기로 표현해 낸다. 두 사람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과 의상변화 그리고 상처부위의 변모에 이르기까지 열정과 기량을 다함으로 해서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마지막에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 서지영, 조명 노명준, 의상 김미나, 음향 정혜수, 분장 장경숙, 조연출 김유림, 그래픽디자인 황가림, 사진 김한내 장우제, 기획 나희경 등 제작진과 스태프 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디렉터그42의 라지브 조세프(Rajiv Joseph) 작, 마정화 번역 드라마터그, 마두영 연출의 <상처투성이 운동장(Gruesome, Playground, Injuries)>을 2017년 새해 벽두를 장식하는 우수 걸작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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