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동 시대의 이희준 오유경 작 오유경 연출의 듀스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이희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와 NYU 뮤지컬극작전공 석사(MFA)출신으로 <내 마음의 풍금(2008>으로 제14회 한국뮤지컬 대상 극본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라 레볼뤼시옹> <파리의 연인> <내마음의 풍금 씨즌4> <미남이시네요> <쌍화별곡> 정가극 <이생규장전>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바실라> <미오 프라델로> <미아 파밀리아> <헤이 자나!> 연극<듀스> 등을 집필 발표한 작가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오유경은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와 동국대학교 대학원 출신으로 현재 그룹 動시대 상임연출이다.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3기 동인으로 <원더풀초밥> <듀스> <서글퍼도 커튼콜>, <은미노래방>, <변태>, <아가멤논 家의 비극>, <박제 갈매기>, <오셀로, 오셀로> <햄릿… 유령선>, <말하는 고양이>, <강철여인의 거울>, <오! 발칙한 앨리스>, <안전(+)제일> <그녀들의 집>등을 집필 또는 연출한 출중한 기량의 연출가로 제3회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듀스(deuce)는 미국식으로 해석하면 테니스 경기 중 듀스(deuce) 게임으로 접어들었을 때나, 카지노 도박에서의 듀스(deuce)를 의미하지만, 영국식 해석으로는 화(禍)나 재앙(災殃)을 의미한다. 이 연극에서는 감옥에 갇힌 두 여인의 이야기니, 화나 재앙으로 풀이해야겠다. 정사각형의 극장을 들어서면 객석이 4면벽 가까이에 마련이 되고, 무대는 중앙에 2단 높이로 조성되어있다.

   
 

무대는 좁은 침상이 엇갈려 놓여있고, 침상너머로 변기와 세면대가 설치된 분리된 감방이지만, 벽이 없어 두 여자복역수의 모습을 객석에서는 동시에 볼 수 있지만, 죄수끼리는 벽이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장면에 따라 장치가 180도 회전을 하기도 하고, 90도에서 멈추기도 한다.

내용은 1991년에 발표된 페미니즘 영화 델마와 루이스(Thelma &Louise)와 이바노비치 곡에 김우진(金祐鎭 1897~1926)의 시를 가사로 하여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尹心悳, 1897 ~ 1926)이 부른 "사의 찬미"에서 소재를 따와 복합적으로 구성했다.

두 여죄수의 감옥의서의 일상이 벌어지고, 한 여인은 집 두 채를 날릴 정도의 명품 쇼핑중독 때문에 가족들의 고발로 감옥살이신세가 되고, 또 한 여인은 정리해고로 인한 해고자들 편에 서서 재벌기업가에게 테러를 가한 혐의로 복역 중이다. 성격이 다른 여인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죄수생활을 하고, 서로 상대의 모습을 보지는 못하지만 대화를 통해 상대의 성격이나 신상을 감지하며 소통도 한다. 두 여인은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서처럼 멕시코로의 여행을 염원하며 멋진 남자와의 로맨스를 꿈꾸기도 하고, 현해탄 푸른 바다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 윤심덕인양 "사의 찬미"를 열창하기도 하면서 지루한 교도소에서의 반복생활을 꿈과 활기와 상상력으로 대처해 나간다.

두 사람이 윤심덕의 <사의 찬미>에서 사랑의 상대역으로 연기를 펴는 장면과 두 여인의 열연에 관객은 시종일관 극 속으로 몰입하게 된다. 가끔 교도관이 식사시간에 맞춰 이동식단기에 물과 음식을 실어 나르는 장면이 연출되고, 꿈속에서 테러여인의 아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날개를 단 천사가 쇼핑중독녀의 상상 속에 등장하기도 하면서, 연극은 점입가경(漸入佳境) 관객을 폭소와 몰아(沒我)의 경지로 이끌어 간다. 대단원에서 홀로 남은 명품녀의 고독, 그리고 테러녀의 아들의 모습이 명멸(明滅)하듯 잠시 보이면서, 연극은 폭소 뒤에 깊은 슬픔의 여울을 관객의 가슴에 흐르도록 하고 마무리를 한다.

   
 

김현진이 윤심덕으로, 김진솔이 명품 중독 여인으로 등장해 열연한다. 김정은이 윤심덕의 아들, 신소이가 교도관과 천사로 등장해 호연을 보인다.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해 다른 일정의 공연에서는 김정은이 윤심덕, 신소이가 명품중독 여인, 김현진의 윤심덕의 아이, 김진솔이 교도관과 천사로 호연과 열연을 보이기도 한다.

음악감독 이호근, 무대디자인 김준성, 조명디자인 김상호, 의상디자인 오수현, 음향 조명 진행 황교성, 포스터사진 이상욱(Studio B O B), 기획 홍보 주식회사 인아크 등 제작진과 스태프 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극단 그룹 動 시대(대표 송인성)의 이희준·오유경 작, 오유경 연출의 <듀스(deuce)를 서초지역에 걸맞고 어울리는 명품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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