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이 12일 특검에 출석해 22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두 번째로 수사기관에 출석한 이재용 부회장은 '박 대통령의 강한 요청 때문에 최순실 일가에 삼성그룹이 자금 지원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뇌물공여 피의자' 혐의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과 최순실 모녀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에 대해 조사받은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측은 이번 조사전까지만 해도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승마협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독려했을지언정, 최순실 모녀와 관련한 금품 전달까지 세세히 챙기거나 보고받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 ⓒ 채널A 방송화면

그러나 특검은 최순실 모녀에게 약 100억 원 상당을 지원하는 결정에 영향을 미친 최고위에 이재용 부회장이 있다고 특검은 의심했고,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또한, 특검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으로 최순실 일가의 특혜성 지원의 실무를 담당했던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도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이번 소환 조사에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재용 부회장이 진술을 바꿨다는 점이다. '아예 모른다, 대통령이 압박하는데 기업 쪽에서 어떻게 안 들어주겠냐'는 식으로 일관하던 이 부회장이 '대통령이 계속해서 압박을 가한 정황'에 대해 언급했다.

   
▲ ⓒ 채널A 방송화면

JTBC 보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25일 독대 당시, 승마 지원이 제대로 안 된다고 화를 냈기 때문에 최순실 씨 일가를 지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공여 피의자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금의 집행과 지시 등을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진술했지만, 최순실 일가의 지원에 대한 '압박'이 있었음은 확인했다는 것에서 이번 소환 조사의 수확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진술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할지, 언제 영장을 청구할지 등에 대한 문제가 논의되고 있으며 늦어도 15일까지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그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을 시작으로 올해를 '뉴 삼성'의 원년으로 삼으려 했던 삼성그룹의 계획이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이에 22시간 밤샘 조사를 받은 이 부회장은 바로 삼성그룹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대책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뉴스 최예슬 dptmf6286@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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