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일제의 잔혹함이 남긴 상처 중 하나인 위안부 피해자를 예술작품의 소재로 사용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었기에 수많은 창작자가 망설여왔다. 정공법으로 진실과 실체를 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끄집어낸 '귀향'도 다소 자극적인 접근이었다며 제법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그 바통을 이어 '눈길'이 감성과 메시지를 어루만지는 데 성공했지만, 대중상업영화에선 이 소재를 사용하는 데 조심스러웠던 건 사실이다.그 와중에 같은 소재인 '아이 캔 스피크'의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과거 '스카우트'를 통해 코미디와 5.18 민주화운동의 메시지를 둘 다 잡았던 김현석 감독은 '아이 캔 스피크'로 또 하나의 '스카우트'를 만들었다. 지난 2007년 일본의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미 연방하원의 'H.R 121' 결의안을 주요 뼈대로 삼되, 김현석은 이 민감할 수도 있는 소재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여러 사람을 보듬어주고 '당신들도 말할 수 있다'며 굵직한 메시지와 선을 넘지 않는 휴먼코미디로 적절히 버무렸다.

올여름에 수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실망감을 안겨다 주었던 '군함도'가 못했던 것을, '아이 캔 스피크'가 대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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