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윌'에게 사랑받던 침핀지에서 어느새 유인원 전체를 통솔해 그들의 미래를 책임지게 된 이상적인 리더 '시저', 그의 여정을 그린 '혹성탈출 3부작'의 마지막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모든 유인원에게 추앙받는 그의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고뇌를 면밀하게 파헤쳐 드러냈다.

수많은 유인원을 이끌고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한다는 사명감과, 눈 앞에서 인간에게 죽임당한 아내와 아들의 원한을 되갚겠다는 복수심이 충돌하는 소용돌이 속에 '시저'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갈등은 '시저'가 그렇게 복수하고자 했던 '대령' 또한 겪었다는 점에서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단순히 인류와 유인원의 대립이 아닌, 인간성과 야만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저울질하는 개개인을 시험했다. 그 소용돌이에서 '시저'를 구원해준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반지의 제왕'과 '혹성탈출'을 통해 '모션캡처의 1인자'로 떠오른 앤디 서키스의 감정선은 이번에도 스크린을 뚫고 관객석으로 생생하게 전달해 "역시 시저!"라는 감탄사를 안겨주었다. 그동안 SF장르 영화에는 인색했던 아카데미 시상식인데 이 정도 연기력이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한 번 노려봐도 괜찮지 않을까?

syrano@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