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샌드백' 출연 배우들 (왼쪽부터) 김지훈, 최호중, 유현석, 김태민, 이준혁, 김주일

[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11일 오후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연극 '샌드백'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주요장면 시연과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질의응답에는 내유외강컴퍼니 유병규 대표와 김재한 연출가, 서진원 작가, 배우 최호중, 김지훈, 이준혁, 김주일, 김태민, 유현석이 참석했다.

연극 '샌드백'은 영화, 방송, 연극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진원 작가의 시나리오가 희곡으로 발전돼 만들어진 공연이다. 연극은 복싱체육관을 배경으로 남자들의 우정과 경쟁, 오해 그리고 형제간의 삐뚤어진 우애를 그려내고 있다. 

작품의 의도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 서진원 작가 : 단편영화로 시나리오를 준비했다가 김재한 연출가의 제안을 받고 여기까지 왔다. 형 '호철', 동생 '준수', 형의 친구 '만도', 세 사람의 우정과 배신, 음모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부제는 '천사의 피로 악마를 살리다'이다. 누가 천사이고 악마인지 판단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달렸다. 다양한 판단이 가능하도록 열린 결말로 구성했다.

└ 김재한 연출가 : 요즘 충격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천사의 피로 악마를 살리다'라는 부제에서 말하는 '악마'와 '천사'는 모두 내 안에 있는 존재들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좋은 결론'이라고 했던 것들은 대체적으로 선이 이겨서 악을 물리치는 것이었는데, 우리 연극은 그 점을 전복했다. 선이 악을 먹여 살려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극 '샌드백' 하이라이트 시연

'박호철' 역을 맡으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박호철'은 어떤 인물인가?

└ 이준혁 : 비극적인 인물이다. 동생을 본인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하려고 하는데, 잘못된 방법으로 동생을 보호하고자 한다. 실제 자식이 있기 때문에 호철의 심정이 대략적으로 이해가 간다. 내가 자녀를 혼내는 건 괜찮지만 내가 남의 집 자식을 혼낸다거나 누군가 내 자식에게 쓴소리를 하면 참을 수 없는 마음이 든다. 호철도 그런 마음을 느끼며 잘못된 방식으로 동생을 보호한다. 트라우마 안에서 길러진 어긋난 방식이다. 또한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비겁하지만 그가 이해해줄 거라 생각한다. 박호철이 나쁠 수는 있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인물이다. 

└ 김주일 : 준혁 형과 '호철'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대체적으로 형의 해석에 동의한다. 어려웠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마지막 대사가 정말 힘들다. 스포가 될까봐 말씀은 못 드리지만(작품 특성 상 스토리가 매우 중요해 말씀 못 드리는 점 이해 부탁한다.), 마지막 대사는 연습하면서 동생을 너무 사랑하지만, 잘못된 사랑의 방식을 표출하는 부분이다. 그 대사를 하면서 내적인 혼란이 일었다. 그 대사를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다. 

└ 이준혁 : '샌드백'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연극이다. '호철'은 주변 상황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지만, 결국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실제로 배우들이 복싱을 배우고 많이 연습했다.

└ 최호중 :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즐거웠다. 복싱은 부상이 많은 종목이다. 나도 지금 엄지손가락이 다쳤지만, 다른 곳은 딱히 부상이 없다. 모든 배우들이 하루에 3시간씩 땀을 흘리면서 훈련하고 있다.

└ 김지훈 : 이준혁, 김주일 배우 모두 현재 부상을 입었다. 저 같은 경우는 몸을 잘 살리는 편이라 아직 다치지 않았다(웃음).

'준수' 역을 맡았던 배우들 힘들었던 점 혹은 즐거웠던 점?

└ 김태민 : 형들이 분위기를 주도해주셔서 정말 즐거웠다. 창작 작품이다 보니 작업 과정에서부터 형들의 인생 이야기가 녹아지기도도 했다. 

└ 유현석 : 초연 작품에 처음 출연한다. 이렇게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참 즐겁고 재밌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배우는 점이 많았다. 배우로서 도움이 많이 되는 작품이다.

'내유외강컴퍼니'의 첫 작품이다. 소감은?

└ 유병규 대표 : 첫 작품이다 보니 정말 긴장 됐다. 아무 것도 없는 맨 바닥이었는데 선뜻 작품을 주신 서진원 작가, 연출 맡아주신 김재한 연출가, 역할 맡아주신 배우들에게 참 감사하다. 초반에는 걱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워낙 좋은 배우, 작가, 연출님들이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많은 분들이 보러와 주셨으면 좋겠다. 이제는 자신이 있다. 앞으로 '샌드백'을 통해 내유외강컴퍼니가 더 좋은 작업이 지속되길 바란다.

key000@mhns.co.kr 사진ⓒ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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