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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문화 人] '강철비' 곽도원 "박학다식 양우석 감독, 그릇이 큰 정우성" ① 에서 이어집니다.

곽도원이 보는 정우성의 인간적인 매력은 무엇인가? 정우성은 당신을 '볼매'라고 말했다. (웃음)
└ 누가 봐도 정우성은 첫눈에 괜찮지 않은가? (웃음) 나는 두고두고 봐야 나쁘지 않은 스타일이고. (웃음)

우성이의 가장 큰 매력은 잘생긴 외모에 가려진 슬픈 눈과 그 눈에 서려 있는 착함이다. 배우에게 있어 그 감성이나 눈빛은 절대 살 수 없다. 그 눈빛이 '아수라'에서도 쓰였지만, 그 눈빛이 '엄철우'의 눈빛과 매우 잘 닮아있었다고 생각했다.

'강철비'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당신이 '삐딱하게'를 부를 때였다. (웃음) 연습한 건가?
└ 감독님이 원래 '삐딱하게'가 아니라 다른 노래를 염두에 두고 계셨다. 최초 선곡한 노래는 빅뱅의 'FANTASTIC BABY'였다. 하지만 '곽철우'와 너무 맞지 않았다. 곽철우가 지드래곤을 좋아하지만, 'FANTASTIC BABY'는 10대 혹은 20대가 선호하는 느낌이 너무나 강했고, 'FANTASTIC BABY'를 도무지 따라하지 못하겠더라.

반면에, '삐딱하게' 가사는 40대도 공감하는 점이 있었다. 현장에서 "곽철우가 이거 안 좋아할 것 같다. '삐딱하게'가 더 좋다"고 감독님께 의견을 말했는데, 저작권 문제 때문에 곡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하셨다. 'FANTASTIC BABY'만 허락받았기에 '삐딱하게'로 마음대로 촬영했다가 나중에 YG 측에서 허락하지 않으면 완성본에 쓸 수 없는 사태가 생기기에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러더니 양우석 감독님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저작권을 받아올 테니 '삐딱하게'로 가자"고 하셨고, '삐딱하게'를 준비하기로 했다. 거짓말처럼, 촬영 당일에 감독님이 YG로부터 허락을 받아오셨다. 처음에 예고편에서 '삐딱하게' 사용할 수 없었는데 양현석 대표님이 사용해도 된다고 적극적으로 도움 주신 덕분에 '삐딱하게' 버전 예고편도 나올 수 있었다.

'삐딱하게' 부른 것 이외에도 영화에서 당신의 연기가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하는 부분이 유독 많았다. (웃음)
└ 극 중에서 나 말곤 웃음을 유발할 사람이 없기에 당연히 해야 했다. (웃음) 최악의 상황이 관객을 웃기려고 연기했는데 아무도 웃지 않을 때인데, 그때가 가장 죽을 맛이다.

슬픈 연기는 그냥 보여주면 되는 건데, 반면에 희극 연기는 너무 과해도 안 되고, 덜해도 안 되고, 강요해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 어려운 연기다. 웃음이라는 건 모두가 공감해야 웃음이 나오지 않는가? 그래서 희극인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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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관객들이 웃어서 다행이었겠다. (웃음)
└ 그렇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마라톤 선수들이 뛰는 시간만큼, 사경을 헤매듯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는데 우리의 연기를 관객들이 못 따라오면 어쩌나 했다. 다행히 같이 공감해주셨다. 여태껏 수많은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언론 시사회 등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오곤 했는데, '강철비'는 욕먹지 않고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서 참 다행이었다. (웃음)

한편으론 관객들 입장에서 행복한 것이다. '강철비'를 비롯해 올해 연말에 성향이 아주 다른 영화들이 개봉 예정이기에 골라 보는 맛이 있지 않은가. (웃음) 한국영화가 다양해져서 이제야 나름 선전할 수 있는 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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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가 가지고 있는 주제의식이나 메시지에 본인도 공감하는 편이었나?
└ 내가 '강철비'를 선택하게 된 이유이자 주제가 바로 마지막 장면이었고, 이런 식의 해결방안으로 분단된 두 나라가 남북이 평화를 이루면서 잘 살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강대국의 발언에도 크게 허덕이는데, 마치 덩치 큰 형들에게 협박당하는 초등학생 같아서 너무 속상했다.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제주도만 하더라도 강대국의 입김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사드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이 끊겨서 제주도가 너무나 조용해졌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생업을 종사하는 상인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핵폭탄을 보유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 영화 '강철비' 스틸컷

그리고 한반도가 현재가 '휴전'상태인데, 그 휴전이라는 단어가 너무 크게 와 닿았다. 쉽게 말해, 전쟁이 끝난 게 아닌 쉬고 있다는 의미이기에, 휴전국으로서 긴장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극 중 미국 CIA지부장(크리스튼 댈턴)과 북한 1호가 남쪽으로 넘어왔고 북한의 선전포고에 전쟁이 일어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즐기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두고 신기하지 않냐는 대사가 그렇다. 휴전국에 대한 이야기하고 싶었다.

너무 많이 써먹은 소재일 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이지만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우리와 맞닿아 있다. 대부분 다른 나라에 가면 말도 통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지만, 북한은 의사전달이 된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들과 우리가 같은 민족이면서, 정치 이념 등에 분단되고 만날 수 없다는 휴전국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안보위기에 대해 다양하게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재미있다', '볼만하다'는 댓글이 올라오는 걸 봤는데, 일반 관객들 이외에 현재 주요 공직에 종사하시는 분들 또한 '강철비'를 관람했을 때,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하는 호기심도 있고 궁금하다.

▲ 영화 '강철비' 스틸컷

양우석 감독님이 '강철비'를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이 상당히 많아 보였다.
└ 아무래도 그렇다. 감독님이 단순히 남북관계를 넘어 전 세계의 시각까지 담아내려고 하셨기 때문이다. 2시간 19분 안에 다 집어넣어야만 했으니까. (웃음)

현재 또 다른 한국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과 '1987'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강철비'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꼽자면?
└ '신과함께'는 판타지고, '1987'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다. '강철비'는 긴장감이 가장 크고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다뤘다. 그렇기에 차원이 다르다. 그 외 재미와 감동, 웃음, 브로맨스도 있다. (웃음) 한마디로 종합적으로 갖춰졌다. (웃음) '강철비' 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영화도 잘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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