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트레이드마크인 김영준, 첫 승 위한 화끈한 공약 내걸어

▲ 경기 전이나 후에 김영준의 모습은 늘 한결 같았다. 그것은 바로 '웃음'이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팀은 단연 LG 트윈스일 것이다. 그런데 그 '뜨겁다'라는 의미가 조금 색다르다. 롯데나 삼성처럼 FA 영입에 적극적인 것도 아니고,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무리지은 것도 아니다. 되려 2차 드래프트를 전후하여 베테랑 선수들을 정리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물론 구단마다 내부 사정이라는 것이 있고, 스프링캠프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만큼 전력을 보강할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 상황이 내년을 위한 과정의 연장선상이라고 한다면 모든 것을 결과로 말하면 된다. 그것이 프로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신인 전력만 놓고 보면 LG는 최근 5년간 꽤 좋은 인재들을 확보하는 데 애를 써 왔다. 실제로 일부 신인 투수들은 예상 외로 빨리 1군 마운드에 오르면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베이징 키즈 1세대'들이 활약했던 올해에도 고교/대학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인재들을 대거 뽑으면서 '가공되지 않은 좋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은 김영준(18)도 그 중 한 명이다.

올해 서울 지역 1차 지명에서 LG는 넥센-두산에 이어 세 번째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 안우진(넥센)과 곽빈(두산)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서울 지역 인재들 중 양창섭(삼성), 성동현(LG)과 함께 김영준을 1차 지명 대상자로 놓고 한참을 저울질해야 했다. 체격 조건, 구속, 제구력, 이닝 소화력 모두를 두고 종합적인 판단을 한 끝에 LG 의 선택은 김영준이었다. 내년이면 190cm까지 클 수 있다는 점, 최고 구속 149km를 기록한 빠른 볼의 예리함도 조금 더 다듬으면 충분히 150km를 상회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던 셈이었다. 당시 1차 지명이 발표되면서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했던 김영준은 곧바로 발표된 청소년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1차 지명과 태극 마크라는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규약에 따라 김영준을 비롯한 신예들은 내년 1월부터 구단에 정식으로 합류할 수 있다. 이에 각 구단에서는 별도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합류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관건은 이러한 신예들이 준비된 프로그램을 얼마나 제대로 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영준 역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꾸준히 몸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달해 왔다.

그런데, 사실 김영준의 트레이드 마크는 '웃음'이다. 어떤 경우에서든 늘 웃음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프로에서는 좋지 않은 기억을 빨리 잊어버리는, 긍정적인 신예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때로는 단순해 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김영준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한 가지 공약을 걸었다. 홈구장인 잠실에서 1군 첫 승리를 기록할 경우, 트레이드마크인 '애교 섞인 웃음'을 선보이면서 팬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선물하겠다는 것.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잠실에서 첫 승리를 거두면, 뭔들 못 하겠는가. 기꺼이 나의 애교(?)를 홈 팬들에게 선물하겠다."라며, 흔쾌히 본 기자와 약속을 했다.

과연 김영준은 내년 시즌 잠실에서 팬들 앞에서 약속한 '애교'를 선물할 수 있을까? 전임 윤석환 감독이 '동문 선배인 김대현(LG)보다 낫다.'라고 했던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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