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알못의 '플래시백' #003 '반드시 잡는다'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매주 새로운 영화들이 관객들 앞에 공개되고, 그 중 일부 영화만이 박스오피스를 차지하곤 합니다. 그 중 필자는 해당 주에 개봉하는 '요주의 영화'를 '영알못의 플래시백'을 통해 사정없이 파헤쳐봅니다.

시놉시스
30년 전 해결되지 못한 장기 미제사건과 동일한 수법으로 또 다시 살인이 시작되자, 아리동 터줏대감 '심덕수(백윤식)'는 사건을 잘 아는 전직 형사 '박평달(성동일)'과 의기투합해 범인을 잡으려 하는데…

 

오랜만에 등장한 중·장년 배우 중심 영화 '반드시 잡는다'
현재 국내 상업영화를 자세히 잘 살펴보면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일정한 공식으로 통일되어 있다. 엄청난 자본이 투입된 초대형 블록버스터에, 장르는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날리는 영화여야만 하고, 여기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최소 관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스타성이 보증되어야만 한다. 올해도 변함없이 관객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영화 중 상당수가 이 공식에 철저히 들어맞으며 박스오피스를 장악해왔다.

이에 비교하면 29일에 개봉한 '반드시 잡는다'는 어떤 면에선 이단아 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흥행에 강한 스타 배우 대신에 그동안 조연 등으로 뒷받침해왔던 중·장년 배우들이 헤드라이너를 장식하는가 하면, 초대형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대신에 화려함보다는 원작웹툰을 기반삼아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다져나가며 호흡을 조절했다. 그래서 이번 개봉작 중에서 유독 '반드시 잡는다'가 눈에 들어왔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관객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보안관'의 향기가 느껴지는 중·장년 배우들의 고군분투
주연배우 평균 연령 57.5세,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베테랑 배우들의 존재감이 상당히 강력하게 드러났다. 특히, 백윤식과 성동일은 영화나 드라마 등 여러 작품에서 주연보다는 존재감이 강한 조연급으로 출연해 '신스틸러'로 주목받고 있었다. 이런 두 사람이 콤비가 되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정말 칭찬받아 마땅했다. 이 두 배우와 함께 합을 이룬 천호진의 열연도 빛났다.

그래서 그럴까, '반드시 잡는다'에서 세 배우의 조합을 보고 있자니, 지난 5월에 개봉해 '아재열풍'을 이끌었던 이성민-조진웅-김성균 주연의 '보안관'과 여러모로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연뿐만 아니라 영화를 떠받치는 조연배우들 한 명 한 명 존재감이 뚜렷하게 드러났던 것과 서울이 아닌 지방(물론 '반드시 잡는다'는 가상의 도시다)을 배경으로 삼았던 점 또한 유사했다. 대신 '반드시 잡는다'는 현재 대두되고 있는 독거노인 문제라는 메시지도 넣으며 나름대로 균형을 잡으려고 애썼다.

 

'보안관' VS '반드시 잡는다'의 차이: 지역색이 옅다
'반드시 잡는다'가 '보안관'과 비슷한 면은 많기에 재미보다 플롯 구성에 있어 상대적으로 빈약했다는 단점도 닮았다. 하지만 '보안관'이 '반드시 잡는다'보다 좀 더 나은 평가를 받는 결정적 차이가 있으니 바로 지역색이다. '반드시 잡는다'는 비록 '아리동'이라는 가상지역이지만, 아리동이 전라도의 한 지역을 의미하는지 인물들 대부분이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하지만 그 사투리나 지역 감성이 어설프기에 짝이 없어 가상지역이라는 듯 몰입하는 데 도리어 방해가 되었다.

이와 달리, '보안관'은 대놓고 부산광역시 기장군이라는 실제 지역으로 배경 삼은 데다가, 감독부터 대부분 배우들이 부산 출신이었기에 지역 정서와 사투리 구사하는 데 있어 어색함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부족한 전개와 구성을 메꿀 수 있었다. 이 점에 있어서 '반드시 잡는다'가 애매한 지역색을 넣은 게 화근이었다. 그 외 단점을 꼽는다면, 백윤식, 성동일, 천호진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베테랑 배우의 배종옥의 활용법이다. 단순히 연쇄살인사건 피해자로 일회성으로 활용하기엔 아까웠다랄까.

 

'반드시 잡는다'를 향한 총평
노장들의 고군분투로. 관객들, 잡을 수 있을까?(★★☆)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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