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라이터를 켜라'와 '불어라 봄바람' 이후, 장항준 감독의 연출작을 한동안 스크린에서 보기 힘들었다. 대신 그는 극장뿐만 아니라 TV 브라운관에서도 각종 드라마 연출과 각본을 맡으면서 다방면으로 재능을 펼쳤다.

그러던 와중, 수년간 공백을 깨고 신작 '기억의 밤'을 공개했기에 그만큼 기대하는 바도 컸다. 게다가 최근 충무로에서 20대 배우 중 유일하게 기복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강하늘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었기에, 기대치는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이 '기억의 밤'은 장항준 감독의 연출과 강하늘, 두 가지 측면에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장항준 감독은 드라마 '싸인'을 기점으로 확실히 스릴러 장르와 사랑에 빠졌고, '기억의 밤' 중반까진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유지하게 했다. 하지만 중반부터 이어지는 과잉 친절한 전사를 보여주면서 스릴러 특유의 심장 쫄깃한 맛과 긴장감은 눈 녹듯 사라져 최악의 엔딩을 만들고야 말았다.

이 아쉬운 연출 속에서 강하늘은 연기력 하나만으로 시종일관 영화를 장악하면서, '기억의 밤'의 부족한 장치들을 메꾸려고 고군분투했다. 그동안 기근이라 평가받던 '20대 주연배우'들 중에서 왜 그가 부동의 원톱인지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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