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쇼박스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최근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보여주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 어렵지 않게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보단 더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지만, 이들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연기력 평가는 그 어느때보다 엄격하고 이를 뛰어넘는 게 사실 쉽지 않다. 오죽하면, 미쓰에이 출신의 수지라던지 EXO의 도경수 정도가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와중에 아이돌출신이라는 편견을 완전히 깨버린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드라마 한 편과 영화 한 편, 딱 두 편일 뿐인데 대중의 반응은 "생각보다 잘한다", "자연스럽다", "의외로 연기에 소질이 보인다" 등으로 호평세례다. 바로 애프터스쿨과 오렌지캬라멜 출신인 나나다. 아직까진 가수라는 타이틀이 친숙하지만, 데뷔작이었던 드라마 '굿와이프'나 영화 '꾼'을 봤다면 배우라는 직업 또한 어색함이 없다.

필자는 '꾼'이 개봉하기 이전인 11월 16일 목요일 서울 삼청동 모 카페에서 신인배우로 항해를 시작한 나나를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 자리에서 나나는 기존에 비친 발랄하고 밝은 이미지보단 진지하고 차분함으로 인터뷰에 응하며 현재 자신의 역할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금부터 그의 인터뷰를 시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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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꾼'을 통해 영화에 데뷔한 것을 축하한다.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자신을 모습을 본 소감은 어땠나?
└ 매우 신기했고, 선배님들과 한 장면에 있었다는 것도 영광이었다. 한편으론, 내가 잘 어우러졌을지 걱정과 긴장을 많이 했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봤는데, 당시 옆에 앉아있던 배성우 선배님에게 손에 땀 난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가 눈에 안 들어왔고, 장면들을 보면서 내가 당시 상당히 긴장했었던 기억만 떠올랐다. (웃음)

영화 데뷔작으로 '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대본이 재밌었다. 하지만 내가 '춘자'처럼 다양하고 매력적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그리고 워낙 베테랑 선배님들이 출연하는데 여자배우는 나 혼자라서 자칫 튀어 보일까 과하지 않게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다.

춘자라는 인물이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는데, 연기하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은?
└ 능청스러움이었다. 매 순간 자신감 있고 당당했다. 특히, 사기 칠 때 능청스러움과 제스처가 충분히 표현되어야 춘자의 매력이 잘 살아날 것 같아 표정이나 행동을 많이 연구했다. 거울 보면서 연습하고 상상하고 아이디어도 감독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 능청스러움을 연기할 때 오렌지캬라멜로 활동했던 경험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그때는 얼굴에 철판 깔고 온갖 귀여운 표정과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를 무대에서 선보였기에 그때 연습했었던 걸 이번 영화에 녹였다.

그리고 춘자가 극 중 인물 중에 전사가 나오지 않는 인물이었는데, 어떻게 분석했나?
└ 준비할 게 너무 많아 그의 전사까지 생각하지 못했고, 주어진 대본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나도 춘자의 전사가 궁금해서 한번은 감독님께 여쭤봤는데, 없다고 대답하시더라. (웃음)

▲ 영화 '꾼' 스틸컷

특히, 상대배우였던 박성웅을 유혹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연기를 하는 데 많이 부담됐을 것 같은데?
└ 연기하기 전에 걱정 많았다. 촬영 당시엔 굉장히 어색한 사이였다. 첫 촬영 때, 선배님을 처음 만났는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어려움이 있었다. 내 성격상 선배들에게 쉽게 다가가질 못했는데,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어색함이 맴도는 가운데, 선배님이 눈치 빠르게 내가 긴장한 걸 알아채고 먼저 다가와 말 걸어주시고 아재 개그도 하시는 등 긴장감을 풀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다가와 주셨기에 선배님과 금방 친해졌고, 만취 장면도 편한 마음으로 찍을 수 있었다. 덕분에 촬영 전에 내가 준비해왔던 걸 다 보여주었고, 추가로 즉석에서 선배님과 같이 머리 맞대고 다른 것도 시도하며 수월하게 찍었다.

그리고 극 중에서 남산에서 힐을 신고 뛰어가는 장면도 쉽지 않았을 텐데?
└ 다행히 굽이 낮아 열심히 뛸 수 있었다. 뛰는 와중에도 춘자의 개성을 살릴 방법도 고민했다. 그가 여성스럽게 뛰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에 바지 입었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자유롭게 뛰려고 계단 내려올 때나 뛸 때 과장되게 표현하려고 했으나 구두라서 한계가 있었다.

내가 연기한 모습을 모니터를 보시던 유지태 선배님이 "여자가 계단 내려오는 게 저게 뭐니?"라며 농담하셨는데, 춘자라면 당연히 그런 이야기 들을 것 같다고 판단했기에 의도대로 보여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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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 다른 인물들에게 거리낌없이 반말하는 설정은 원래 있었나?
└ 있었다. 그것도 감독님께 물어봤는데, 상관없다며 그냥 반말하라고 하셨다. 배성우, 안세하, 현빈 선배님께 반말하는 게 어색할 수도 있지만, 카메라 앞에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 반말이 어색함 하나 없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웃음)
└ 그만큼 선배님들이 편했다. (웃음) 촬영 때는 친구 같이 느껴졌다. 만약 존댓말이었다면 춘자의 매력이 떨어졌을 것이다.

'꾼' 내용이 속고 속이는 것을 다루는 것이기에 촬영하는 자체가 쉽지 않았을 텐데?
└ 그런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그저 그 상황에 빠져 나는 앞에 벌어질 일을 모른다고 생각하했다. 그 상황과 대사에 집중하다보니 나 또한 아무 것도 모르고 속은 것처럼 표정과 감정들이 나온 것 같다.

장창원 감독이 당신을 "준비를 많이 해온 배우"라며 "상황을 응용할 줄 안다"고 했는데, 어떤 장면에서 응용했던 것인가?
└ 춘자가 처음 등장했던 보석상 장면이나 바에서 성웅 선배님을 유혹하다 만취하는 장면, 마지막에 걸어오면서 통화하는 장면 등 나 혼자 나왔던 장면은 다 그랬던 것 같다. 반면, 다른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장면은 상황과 대사가 바뀌는 게 많았기에, 그 상황에 맞춰 호흡을 잘 따라가야 했기에 응용을 하되, 과하게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이끌어가는 장면은 여러 가지 상황을 대비하여 준비했다. 준비해온 걸 보여줄 때마다 감독님이 "아주 좋다", "춘자스럽다"고 칭찬하셨고, 선배님들도 좋아해 주셨다. 그래서 내가 준비한 것들은 다 보여 줄 수 있었고, 이렇게 된 것에 대해 감독님 공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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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번 현빈과 인터뷰에서 당신을 "노력파 배우"라고 극찬했다.
└ 나는 아직 신인배우이기에 항상 노력해야 한다. 물론, 신인배우라서 노력해야만 한다는 건 아니라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님들도 현장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훌륭한 연기로 소화하고자 노력하는 걸 직접 두 눈으로 봤다. 그게 날 더 자극했다.

그리고 현빈 선배님이 겉으로 표현을 잘 하시는 분이 아닌데, 인터뷰에서 말씀하시는 걸 봤다. (웃음) 깜짝 놀랐고 감사했다.

'꾼'에서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 선배님들 모두 나의 긴장 풀어주려고 "잘할 수 있다", "잘하고 있는데 왜 긴장해? 자신감 있게 하라", "다 맞춰줄 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항상 말 걸어주셨다. 그래서 편안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특히, 유지태와는 '굿와이프' 이후로 두 번째 호흡인데, 촬영장에서도 많이 의지했을 것 같다.
└ 그렇다. 다른 선배님들은 처음이지만, 유지태 선배님은 두 번째라 반가움도 있었다. 한 번 뵙던 분이어서 그런지 의지가 많이 됐다. 유지태 선배님이 다른 배우들과 친해지게 해주려고 많이 이야기하시고 어딜 가더라도 제일 먼저 나를 챙겨주셨다.

▲ 영화 '꾼' 스틸컷

나나가 꼽는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 음, 내가 찍었던 장면들이 아닐까? (웃음) 그 중 처음 등장하는 보석상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첫 등장이었는데, 당시 배성우·안세하 선배님이 기존 대사에서 테이크가 갈 때마다 바꿔서 하거나 애드리브를 하셨다. 그래서 엄청 웃긴 상황이 많았는데, 감정을 잘 유지하고 있어야 해서 참기가 어려웠다. (웃음)

그 첫 등장에서 관객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싶었는가?
└ 개인적인 욕심인데, 그 장면에서 춘자의 성격이 다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춘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성격이 전부 다 들어가 있는 장면이다. 과감하고 당당하며 때로는 능청스러우면서 귀엽기도 하고, 허당스러움도 있다. 그리고 남성스럽거나 억척스러운 면도 있다. 그 짧은 순간에 다 표현하고 싶었다.

'꾼'에서 춘자의 외모가 부각되는 편이기도 했는데, 이 또한 신경썼을 것 같다.
└ 춘자의 의상 콘셉트도 미리 살펴봤고, 의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보석상에서 레드 트렌치코트와 '곽승건'을 유혹할 때는 파스텔 계열의 트렌치코트로 선보였기에 춘자가 달라 보일 수 있었고 잘 맞아 떨어졌다. 그리고 의상 이외에 제스처나 눈빛, 말투 등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고 거울 보면서 연습했다.

나나가 생각하는 '꾼'만의 매력은?
└ 등장하는 '꾼'들만의 개성이 굉장히 강하다. 개성 없는 인물이 한 명도 없다. 그 개성 강한 이들이 한데 모여 팀플레이를 하며,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유쾌하고 재밌는 요소가 반영된 에피소드들이 재밌게 잘 그려진 것 같다.

[문화 人] '꾼' 나나 "전도연의 격려, '굿와이프'·'꾼' 호평 감사할 뿐"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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