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주말 TV 안방극장에선 어떤 영화들이 시청자들을 맞이할까? 지상파, 종편 TV 편성 영화부터 슈퍼액션, 채널 CGV의 신작 영화까지, 이번 주말 편안하게 집에서 TV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11월 25일 토 0시 25분 EBS1 '알래스카의 혼' (1960년)

감독 - 헨리 해서웨이 / 출연 - 존 웨인, 스튜어트 그레인저, 더글러스 딕, 리처드 디콘 등

한때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 등지에서 대란을 일으켰던 골드러시를 배경으로 금을 노리는 악당에게 맞서는 두 사나이의 우정을 그린 이 영화는, 촬영이 시작될 때까지 각본이 완성되지 않아 감독이 교체되고 촬영기간 내내 각본 문제로 골치를 썩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도 '샘' 역의 존 웨인과 그의 절친한 친구 '조지' 역의 스튜어트 그레인저가 맡은 배역을 충실하게 소화해냈다. 서부극이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 슬랩스틱 코미디와 로맨스가 어우러져서, 유명한 타이틀곡인 조니 호튼의 'North To Alaska'에 걸맞은 경쾌한 페이스를 유지한다. 여기에 금광에 대한 권리를 두고 벌이는 싸움들이 서부극다운 맛을 더하며, '프랭키'의 코미디언 어니 코백스의 능글맞은 악역 연기도 관전포인트.

 

11월 25일 토 22시 00분 채널 CGV '스티브 잡스' (2015년)

감독 - 대니 보일 / 출연 - 마이클 패스벤더, 케이트 윈슬렛, 세스 로건 등

애플 사의 CEO이자 디지털 시대의 선두주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다룬 영화. '28일 후', '슬럼독 밀리어네어' 등 연출로 호평받았던 대니 보일이 감독을, '소셜 네트워크', '머니볼' 등 실존 인물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던 에런 소킨이 각본을,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마이클 패스벤더가 스티브 잡스를 분하는 등 말그대로 드림팀으로 평가받았다.  '스티브 잡스'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고, 제 73회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각본상을 받았다.

 

11월 25일 토 22시 55분 EBS1 '레인맨' (1988년)

감독 - 배리 레빈슨 / 출연 - 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 등

장애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바탕으로 물질이 지배하는 차가운 현실 속에서 형과 동생, 나아가 가족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휴먼드라마를 담은 '레인맨'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더스틴 호프만의 자폐증 환자 연기다. 더스틴 호프만은 처음에 '찰리' 역을 맡을 계획이었으나, 그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레슬리 렘키의 천재적인 피아노 연주를 보고 감동받아 '레이몬드' 역을 맡기로 결심했다. 애초의 대본에서 레이몬드는 즐겁고 정겨운 인물이였으나 더스틴 호프만이 처음 이것을 읽고는 수줍고 자폐증을 가진 것으로 바꾸었다. 덕분에 더스틴 호프만은 제61회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외에도 아카데미상 감독상, 작품상을 비롯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금곰상, 골든글로브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11월 26일 일 0시 OCN '미씽: 사라진 여자' (2016년)

감독 - 이언희 / 출연 - 엄지원, 공효진, 김희원, 박해준 등

홀로 13개월 된 딸 아이를 키우고 있던 워킹맘이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사라진 중국인 보모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영화로 '...ing'와 '어깨너머의 연인'을 연출했던 이언희 감독의 9년만의 복귀작이자, 근래 보기 힘들었던 여자배우 중심의 영화이자 한국 여성이 현재 받아오고 있는 사회적 억압과 편견을 향해 정면승부했다는 점에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효진은 이 영화를 통해 황금촬영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각종 영화제에서도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1월 26일 일 0시 30분 TV조선 '살인의 추억' (2003년)

감독 - 봉준호 / 출연 - 송강호, 김상경, 박해일 등

미제사건 중 하나인 1980년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하여 만든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2003년에 개봉한 '살인의 추억'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함께 그해 최고의 영화로 거론될 만큼, 전문가와 관객들 모두 사로잡았다. 그해 국내영화 흥행 1위(525만 명)와 더불어 대종상과 춘사영화예술제, 영평상, 대한민국영화대상 등에서 휩쓸기도 했다. '살인의 추억'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널리 인정받았는데,  IMDB 평점 8.1, 메타크리틱 82점, 로튼 토마토 88%로 호평세례였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92년 이후 17년 간 발표된 최고의 영화 20편 중 하나로 꼽았으며, 미국의 영화전문매체 씨네마스코프 선정 '2000년대 최고의 영화 9위'에도 선정되었다.

 

11월 26일 일 13시 55분 EBS1 '빌리 엘리어트' (2000년)

감독 - 스티븐 달드리 / 출연 - 제이미 벨, 줄리 월터스, 게리 루이스, 제이미 드레이븐 등

1980년대 영국 북부의 탄광 마을에 사는 한 소년이 광부인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런던의 로얄 발레 스쿨에 입학하기까지를 그린 웃음과 감동의 드라마. 동심의 눈으로 바라본 영국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를 잔잔하게 그리며 좌우익 평론가들 모두에게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빌리 엘리어트'는 미국에서 개봉할 당시 평론가들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는 매력적인 영화로 극찬했고, 2,2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기도 했다. 연출을 한 스티븐 달드리는 이미 1980년대 중반부터 '돌이킬 수 없다'는 연극을 탄광촌에서 순회공연 했으며 폐광에 항의하는 광부들의 마지막 런던 시위 대열에 함께하기도 했던 인물이며, 각본을 맡은 리 할은 197,80년대 영국 북부에서 자라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밝혔다. 

 

11월 26일 일 22시 55분 EBS1 '왕의 남자' (2005년)

감독 - 이준익 / 출연 - 장진영, 감우성, 이준기, 강성연 등

2000년 극자가 김태웅의 희곡 '이(爾)'를 영화화한 이준익 감독의 첫 번째 천 만 영화로 조선왕 연산군 시절 광대 장생과 공길이 왕의 눈에 들어 궁중에 들어가 광대놀음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왕의 남자'는 최고 권력자나 시대의 영웅에 초점을 맞추었던 여타 시대극과는 달리, 미천한 신분이지만 정해진 운명을 신명으로 바꿀 줄 알았던 광대가 주인공이다. 놀이판에서 신명 나게 노는 것만을 위해 살고, 가진 것이 없어 잃을 것이 없다는 호탕한 삶을 사는, 죽어서도 왕이 아닌 광대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는 광대들과, 줄타기, 접시 돌리기 등의 재주뿐만 아니라 시류를 풍자하는 해학, 촌철살인의 유머로 조선최초의 궁중광대가 된 그들이 펼치는 공연은 현대의 '개그콘서트'를 보는 양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목숨을 담보로 왕을 웃겨야 했던 광대들의 놀이판은 화려하면서도 섬뜩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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