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문화 人] '팬텀싱어' 시즌 1·2 결승진출자 김현수-안세권이 말하는 결선 생방송 무대 ①에서 이어집니다.

 

세권 씨 별명 '국민 포켓남'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 안세권 (이하 안) : 예전에 강원도에 있는 한 고등학교 행사를 간 적이 있어요. 관객으로 온 여학생 열댓 명이 저희 공연 보고나서 '집에 데려가고 싶다', '호주머니에 담아가고 싶다' 면서 못 가게 붙잡더라고요(웃음). '팬텀싱어' 출연할 때도 아니었어요. 그날 음 이탈이 많이 났었는데 그게 웃겼나봐요. 그 얘길 작가님들한테 했더니 별명이 돼버렸네요.

 

둘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벨트라움'을 통해 만난 걸로 알고 있는데?

└ 김현수 (이하 김) : 사실 '벨트라움' 통해서 '팬텀싱어'를 저희가 해보려고 했어요. 누가 이 콘텐츠를 방송으로 만들 줄 알았겠어요(웃음). 근데 예전부터 기대하고 있긴 했어요. 부모님께서도 예전부터 유학 가라고 계속 권유하셨는데 제가 가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곧 경연 방송 나올 것 같다고요. '팬텀싱어' 나오고부터는 어머니가 저를 예언가라 불러요(웃음).

└ 안 : 형이 정말 예언가적 면모를 갖추고 있긴 해요. 신기하게도 일어날 일들을 다 맞춰요. 하나 틀린 게 있다면 저보고 2라운드에서 떨어질 거라고 했던 거예요(웃음).

└ 김 : 세권이는 노래도 잘하고, 소리도 훌륭하게 잘 내는 친구죠. 근데 실력만으로 평가 받는 곳이 아니라, 팀 매칭이나 라이벌 매칭도 잘 돼야 하는 곳이니까요. 그래도 제가 만약 소속사 대표라면 믿고 어느 무대든 믿고 보낼 수 있는 싱어가 세권이에요. 안정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세권이가 스스로 몸매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건 좀 아쉬워요. 제가 세권이한테는 그게 하나의 콘텐츠라고 말하거든요. 

'벨트라움'은 성악가 중에 실력 있는 사람 4명을 모아 만든 팝페라 그룹이에요. 근데 기존 멤버들이 워낙 바쁜 사람들이니까 2명이 더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그때 마침 세권이가 나왔던 '코리아 갓 탤런트2'를 봤어요. TV로 세권이 노래 들으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전화해서 우리 팀 들어오는 것 어떻겠냐며 권유했죠. 근데 신기하게도 세권이가 우리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안 : 형이 '벨트라움' 리더인 걸 알고 있었어요. 성악계에서 잘 나가는 사람 4명이 모여 활동하다가, 워낙 잘 되니까 팀에 몇 명 충원한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언제부턴가 벨트라움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언젠가 들어가 보고 싶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연락이 와서 기뻤죠.

└ 김 : 선망의 대상이라기보다, 여러 팀 중에 다소 조명을 받으며 큰 규모의 행사를 다니니까, 우리가 잘 보였던 것 아닐까요. 

└ 안 : '팬텀싱어' 생기기 전까지는 벨트라움이 영향력이 정말 큰 팀이었어요. 

 

벨트라움이 성악계에서는 유명한 그룹이었지만, 대중에게까지 가장 먼저 이름을 알린 건 현수 씨였다. '팬텀싱어' 우승한 것 보고 어땠나?

└ 김 : 제가 시즌 1에서 화제가 되니까 세권이가 엄청 부러워했어요(웃음).

└ 안 : 충격적이었어요. 네이버 검색어 순위에 'CD를 집어삼킨 테너'가 떴는데, 현수 형이더라고요.

벨트라움 다른 멤버들은 어찌 지내나?

└ 김 : (김)용호 형은 '벨트라움'에서 제가 주로 진행하던 일을 맡아서 하고 있고, 더불어 연주자들을 위한 많은 무대를 만들고 있어요. (김)재빈이 형은 '에클레시아' 리더이자 '벨트라움'의 멤버로 함께 활동해왔는데, 제가 '팬텀싱어' 우승한 후부터는 용호 형과 세권이가 '에클레시아'로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지금은 '아시아 갓 탤런트2' 세미 파이널까지 가서 활약 중이에요. 오페라 스타들인 (김)일훈이 형과 (김)승직이는 계속 다양한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을 맡고 있고, 후학 양성도 하고 있죠. 막내 (김)성호는 독일에 유학갔는데, 현재 명문대엔 다 합격했다고 하더라고요. 세권이는 아시다시피 '팬텀싱어 2'에서 3위하며 많은 사랑 받고 있고요. 다들 열심히 사니까 잘 되는 것 같아요. 

└ 안 : 7명이 하나같이 다 잘 지내고 있어요.

 

팝페라그룹의 존재를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시킨 건 SBS 예능 '스타킹'에 나왔던 '비바보체' 같다. 그들과도 알고 지내나?

└ 김 : 지금은 '인치엘로'로 활동하고 계세요. 아무래도 '인치엘로' 형들이 이쪽에서는 가장 잘 나가는 팀이죠. 벨트라움도 예전에 인치엘로 형들과 같이 공연한 적 있어요.

둘 다 '팬텀싱어'를 통해 팬클럽이 생겼다. 팬덤, 마니아층을 예전부터 형성해왔던 뮤지컬계와 달리 성악가들은 '팬텀싱어'를 통해 팬덤 문화가 들어오지 않았나 한다. 팬덤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안 : 팝페라 쪽에도 팬들이 있었어요. 4, 50대 관객들이 유독 저희를 좋아해주시긴 했는데, 지금까지는 활발히 활동하시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숨어계시다가 '팬텀싱어' 통해 이분들이 날개를 단 것 아닐까 해요. 2, 30대 팬덤과 4, 50대 팬덤이 다 같이 하나 돼 팬텀싱어 팬덤 그룹을 형성하게 된 것 같네요.

└ 김 :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육아 혹은 일에 지친 분들이 '팬텀싱어' 통해서 감동을 받으셨던 것 같아요. 지금은 받았던 감동을 표출해주시면서, 저희를 찾아주고 응원해주고 계신 것 아닐까요? 어찌 보면 '팬텀싱어' 성공 요건 중 하나가 팬덤 문화의 형성인 것 같아요.

└ 안 : 예전에 HOT, 젝스키스 같은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던 열정적 기억이 결혼하고 나서 저희를 통해 다시 되살아난 것 아닐까 해요. 열광보다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즐기시면서요.

└ 김 : 고급스럽다기보다, 그분들한테 와 닿은 음악이 생긴 것 아닐까 합니다. 아이돌 음악도 좋은 음악이지만, 가수들 자체가 어리고 멋있고 예쁘죠. 저희는 음악에서 오는 감동으로 예뻐 보이는 느낌을 가지신 것 같다.

└ 안 : 그런 차원에서, (현수 형은) 노래 성형 잘하신 것 같네요(웃음).

 

각자 친한 베이스 짝꿍이 있다. 김현수에겐 손태진, 안세권에겐 김동현. 각자 짝꿍들 자랑을 한다면?

└ 김 : (손)태진이는 노래를 굉장히 잘해요. 성악곡뿐 아니라 팝도 소화를 정말 잘해요. 저는 그렇게 성악적인 파트와 크로스오버적인 파트를 아울러 잘하는 친구는 처음 봤어요. 확고한 자기 음역대가 있는데, 그 안에서 이렇게 잘하는 친구를 찾기는 힘든 것 같아요. 

└ 안 : 그와 반대로, 동현이 형은 음역대가 굉장히 넓어요. 동현이 형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일디보'(Il Divo)의 베이스 같기도 해요. 

그런데 방송을 보면 김동현 씨가 세권 씨를 짝사랑 한 것처럼 그려졌다.

└ 안 : 동현이 형과는 워낙 친해요. 10년 지기인데 그냥 단순한 학교 동기가 아니라, 거의 매일 같이 살다시피 했어요. 형제 같은 사이였죠. 근데 동현이 형이 자기 사람에게는 기준점을 높게 잡는 경향이 있어요. 친한 사람에게는 다소 엄한 잣대가 있죠. 사이가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경연에서는 그게 힘들게 작용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형과 계속 좋은 관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거의 형 덕분인 것 같아요. 정말 고맙죠.

 

'팬텀싱어' 방송 덕분에 크로스오버라는 장르가 인지도를 얻긴 했지만, 방송 때문에 크로스오버를 오해하는 시청자들도 생기지 않았을까 한다. 현재 성악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크로스오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김 : 크로스오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 같긴 해요. 만약 대학에 크로스오버 전공이 개설된다면 이렇게 나뉠 것 같아요. 클래식 크로스 오버, 국악 크로스오버, 락 크로스오버 등 다분화되지 않을까요?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것저것 시도하기 보다는 정리를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 안 : 그런 면에서 포디콰가 잘 이끌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크로스오버가 장르와 장르간의 결합을 일컫는데,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크로스오버는 현재 창조되고 있는 셈이죠. 그러다보니 현수 형 말대로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 있어요. 만약 크로스 오버 전공이 개설된다면 정립을 시키는 과정에서 포디콰가 중추적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클래식이 이렇게 사랑받을 거라고는 1, 2년 전만 해도 상상 못했던 일이죠. 포디콰 덕분이기도 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 안 : 우선 다음 달 3일에 개막하는 '팬텀싱어2 갈라콘서트'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에델 라인클랑 팀으로도 많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 : 포디콰 2집 활동에 충실하려 합니다. 지난 1일에는 일본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했는데, 이후 일본 팬분들께도 콘서트로 인사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팬들에게 한 마디

└ 안 : '안단테' 분들께 부족한 싱어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려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는 싱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음악적으로나 외형적으로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포켓남'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 : 1년이 다 돼 가는데도 변함없이 응원해주시고 열정적으로 사랑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늘 상상 이상의 사랑을 주시는 것 같아요. 그에 보답하기 위해 2집 활동 열심히 하고자 합니다. 받은 사랑 갚는 것은 열심히 노래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더욱 발전된 모습, 좋은 음악 들려드리겠습니다. 내년 초에는 기회가 된다면 일본 활동, 개인 앨범 활동으로도 만나지 않을까 합니다. 빨리 녹음해서 들려드리고픈 마음입니다. 

keyy@mhnew.com 사진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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