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chael Craig-Martin, Commonplace (with mouse), 2017, Acrylic on aluminium, 200 x 250 cm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완연한 가을이다. 무르익은 사랑도, 한없는 슬픔도 요즘같지 않은 요즘. 전시를 보며 위로를 얻어보는 건 어떨까. 몸과 정신을 함께, 한국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이 많으면 잊혀졌으면 좋겠다. 어쨌든 전시처럼 기억에 남기던지, 아니면 체화되던지 자유다.

▲ Michael Craig-Martin, Untitled, 2017, Acrylic on aluminium, 61 x 61 cm ⓒ 갤러리현대

▲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개인전 'All in All'

갤러리현대가 영국 개념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Michael Craig-Martin, b. 1941)의 개인전 'All in All'을 11월 5일까지 개최된다. 

'All in All'전시는 평생 예술과 일상 사이에서 고민하며 대중과 소통하려 했던 크레이그-마틴의 성찰이 발현된 결과물로, 작가가 지난 50여 년간 관심을 가졌던 흔한 사물, 추상적 색면, 드로잉적인 선의 결합이 하나의 화면에서 이루어지며 그가 작품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진정한 질문을 드러낸다. 작가의 근작부터 2017년 전시를 위해 제작된 신작까지 총 30여 점의 회화 작품으로 채워진다.

이번 전시는 아이폰, USB, 노트북, 무선 마우스, 절전 전구 등 빠르게 변화하는 현시대의 소비문화를 반영하는 동시대적 오브제들의 단순화된 이미지와 전혀 관련 없는 색의 병치로 이루어진 크레이그-마틴 특유의 화면들로 구성된다. 작품 속 크레이그-마틴의 오브제들은 그 자체의 의미는 배제된 채 선, 면, 색과 같은 미술의 기본 요소로 사용되며, 선명한 색들이 주는 즉각적이고 강렬한 자극은 관람자를 감각적 체험에 빠져들게 한다. 다양한 신작들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높이 250cm에 달하는 새로운 포맷의 세로 작품들과 함께 실제로 크기가 작은 사물들을 극도로 클로즈업한 작품들이 등장한다. 메모리 스틱, 차량 운전대, 코르크 마개뽑이, 선글라스 등은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촬영기법처럼 사물의 끝을 잘라버리고 몸통만 보여주는 파편들로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은 전통적인 회화의 언어를 해체함과 동시에 개인의 내재한 경험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바라보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 전시 전경 ⓒ 국립현대미술관

▲ '역사를 몸으로 쓰다' 전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이 '역사를 몸으로 쓰다' 전시를 과천관에서 2018년 1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역사를 몸으로 쓰다'는 국내외 총 38명(팀)의 작가가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기획전으로, 1960년대 이후 최근까지 예술 매체로서의 신체와 몸짓이 우리를 둘러싼 사회·역사·문화적 맥락과 관심을 어떻게 드러내 왔는가를 다룬다. 신체는 나와 타인이 관계를 맺고 세상의 다양한 상황들과 만나는 매개이자, 권력·자본·지식 등 현실의 정치가 작동하는 사회적 장소이다. 몸은 이렇듯 인간 삶 전반에 속하는 중요한 실재였고, 1960년대 이후 많은 예술가들은 신체를 하나의 예술 매체로서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참여 작가들이 시도하는 '몸으로 역사쓰기'는 언어로 역사쓰기와 다르다. 언어로 역사 쓰기가 역사를 재현하거나 명증하려는 정확한 목적성에 있다면, 몸짓은 언어가 기재한 역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즉 '역사를 몸으로 쓰다'에서 예술가들의 몸짓은 언어가 기재하지 못한 역사, 언어가 감당할 수 없었던 트라우마와 부재의 역사를 써 내려 간다. 이번 전시를 통해 역사를 몸으로 써 내려간 예술가들의 몸짓이 일종의 '대안적이고 저항적인 역사 쓰기'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전시 전경 ⓒ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 '20세기 한국화의 역사' 전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20세기 한국화의 역사'전시가 11월 1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한국화의 역사를 전시자료와 작품으로 정리한 것으로, 아카이브 자료 300여 점과 작품 30여 점을 공개한다. 

'20세기 한국화의 역사'전시는 개항과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산업화를 거치며 전통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계승, 분화와 변용 속에서 경계의 확장과 담론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해 온 '한국화' 100여 년의 역사를 돌아보기 위해 기획됐다. 20세기 '한국화'와 관련한 주요 전시 팸플릿, 단행본, 전시 기사, 포스터, 사진, 작품 등 다수의 소장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며, 한국화 연구에 밑거름이 되고자 자료, 연구 논문, 전문가 24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한국화 작가 10인의 회고와 전망을 수록한 단행본을 발간했다.

▲ 전시 전경 ⓒ 바라캇 서울

▲ 엘 아나추이의 개인전 '엘 아나추이: 관용의 토폴로지' 

바라캇 서울이 엘 아나추이의 개인전 '엘 아나추이: 관용의 토폴로지'전시를 11월 26일까지 개최한다.

바라캇 서울의 '엘 아나추이: 관용의 토폴로지'전에서는 엘 아나추이를 아프리카 출신으로 작가를 구분짓던 기존의 예술 분류 체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유적인 토폴로지(topology)의 개념을 제안한다. 공간 속의 물체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여러 교점(node)의 배치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확장하는 토폴로지적 공간처럼, 엘 아나추이는 삶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움직이며 변화하는 것으로 보았고, 여러 관계를 연결하며 작품을 제작하는 방식이나 작품의 성격 또한 이러한 삶의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그가 삶을 통해 일궈온 예술의 지평에서, 우리는 서구 중심적인 시각에 고정된 예술 분류로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서로 다른 관계와 관점의 조합으로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열린 예술의 지평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대표 조각 작품을 통하여 바라캇 서울의 전시장은 '구기고', '접는' 공간의 변형을 시도한다. 이와 함께 일흔이 넘은 현재까지도 새로운 매체의 실험을 멈추지 않는 아나추이의 신작 프린트 작품을 바라캇 서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 전경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타이포잔치 2017: 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가 주최하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타이포잔치 2017: 몸'이 29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든 교류와 변화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는 철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몸과 타이포그래피'를 문자와 이미지를 통한 다양한 방식으로 '본전시'와 '연계 전시',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며 몸의 움직임인 '말하기'와 '쓰기'라는 행위를 통해서 언어가 지속가능한 기호인 문자로 표현되며 여기에 미적 가치가 더해 인간의 철학과 예술이 반영된 소통을 위한 아름다운 기호로 타이포그래피를 보여준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는 일상적으로 접해온 문자가 가진 예술적 가치를 인식하고, 문자의 형태가 가진 가치와 가능성에 대해 탐색하는 실험과 교류의 장으로 이번에는 미국, 브라질, 네덜란드, 독일 등 총 14개국 216개 팀의 개인 및 그룹의 작가가 참여한다.

▲ 전시 전경 ⓒ 문화역서울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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