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18일 오후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에서 연극 '도둑맞은 책'의 4번째 시즌 프레스콜이 열렸다.

앵콜 공연까지 포함하면 5번째 관객을 만나는 이번 연극 '도둑맞은 책'은 천만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 서동윤이 시상식 날 보조작가 조영락에게 납치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스릴러의 외피를 두른 심리 드라마'라는 컨셉에 걸맞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압축된 전개로 인한 빠른 속도감이 장점이다.

서동윤과 조영락 두 인물이 만들어내는 변주는 무척 흥미롭다. 점차 감금 생활에 익숙해지더니 어느덧 다시 '선생님'의 모습을 되찾은 듯 조영락에게 글에 대한 '썰'을 늘어놓는 서동윤의 모습이나, 사이코패스처럼 종잡을 수 없는 느낌을 선보이다가도 강렬한 감정을 표출하는 조영락. 이처럼 두 사람이 보여주는 이성과 본능의 엇갈림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한편으론 '시나리오'를 다룬 시나리오라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실제 영화 시나리오로 먼저 만들어진 작품답게 시나리오 작법, 영화 등을 이야기하는 무대 위의 배우들은 '도둑맞은 책'을 '영화같은 연극'이라는 단어에 가장 어울리게 만든다.

12월 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되는 이번 시즌도 초연부터 줄곧 작품을 만들어 온 변정주 연출과 함께 서동윤 역에 이현철, 이갑선, 조영락 역에 '팬텀싱어2'로 주가를 올리는 이충주, 이형훈, 이우종이 출연한다.

이충주는 지난 시즌 서동윤 역의 박호산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장르의 연극 '데스트랩'에도 출연한 적 있고, '날 보러와요' 등 꾸준히 연극에 출연하며 연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팬텀싱어2' 출연 한참 전에 '도둑맞은 책'에 캐스팅됐다고 밝힌 그는 '팬텀싱어2'의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스케줄이 맞물리며 엄청나게 고생했는데 선택에 후회는 당연히 없다. 개인적으로 연극을 하면 목이 혹사되는 경향이 있어서 목 관리를 잘해야겠다 생각한다. 참 감사하게도 관객 분들이 객석을 채워주셔서 그분들께 마냥 노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연기하는 사람이란 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어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발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 좌측부터 이충주, 이현철, 이우종, 이갑선, 이형훈

4번째 시즌 준비하며 신경쓰거나 중점을 둔 부분?

ㄴ 변정주 연출: 2번째 버전부터는 대본이 안정돼서 특별히 신경쓴 게 있다기보다는 보셔서 아시겠지만 두 인물 모두 개성이 강해서 여기 있는 배우들이 독특한 매력을 살릴 수 있게 하는 점과 페어가 없이 섞여서 공연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도 편하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터치 거의 안 하면서(웃음) 재밌게 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였다.

마지막 불꽃놀이 엔딩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예전에는 없던 장면이 아닌가.

ㄴ 변정주 연출: 엔딩 영상이 새로 들어간 게 지난 번부터 들어갔다. 이 작업이 처음에 영화 시나리오가 있었고, 영화화 되기 전에 연극을 먼저 만들었고 2번째에서 3번째 시즌 넘어갈 때 웹툰이 나왔고 지금은 소설로도 제작중인 걸로 안다. 그 과정에서 원작은 시나리오지만, 연극으로 각색된 게 다시 시나리오에 반영되기도 하고 그게 다시 웹툰이 되며 또 영향을 주고 받기도 했는데 그 부분은 웹툰의 엔딩이다. 지난 번 공연 때 모 배우가 작품 취지에도 맞고 웹툰 엔딩이 흥미로우니 연극 에필로그로 반영해보면 어떻겠냐고 해서 지난 번부터 반영했다.

▲ 변정주 연출

대사량도 많고 부담감이 큰 작품이다. 준비 과정과 소감은?

ㄴ 이현철: 힘들기보다 흥미로웠던 게 영락이 셋이 너무 다르다. 그게 오히려 연습하며 재밌던 부분인 것 같고, 대사량은 영락이가 훨씬 많다. 물론 상대 대사도 외워야 하는 아픔이 있지만(웃음) 이번엔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영락이들이 잘해줘서 즐겁게 했다.

ㄴ 이갑선: 즐겁게 했고 대사량은 그냥 외우면 되니까(웃음). 매우 재밌었다.

ㄴ 이충주: 보셔서 아시겠지만, 대사량이 정말 많다 우스갯소리로 대사만 잘 외워도 하겠다 할 정도다. 근데 대사들이 비슷하기까지 해서 비슷한데 다르게 잘해야하니까 연기를 입히는데 애를 먹었다. 저는 2인극 뮤지컬은 해봤지만 대사량이 이렇게 많은 2인극은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많았으나 연출님, 배우들, 주변에서 잘 도와줘서 잘 올리고 있다. 하루하루 즐겁게 다할 수 있을 것 같다.

ㄴ 이형훈: 저도 이번에 들어오면서 대사 많은 거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2인극이라 상황 바뀔때마다 속도감이 바뀌는 등의 분배를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았고 이건 저보단 연출부나 서동윤이 고민해야할 부분이라 의지를 많이 한 것 같다. 무대에 올라오니 두 형들에게 의지하고 가는 면이 크고 그게 2인극의 매력이자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결론적으론 즐겁다.

ㄴ 이우종: 이 대본을 처음 봤을 때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대본을 외우다 보니 너무 재밌더라. 그뒤 형들과 대화를 하는 수준이 되면서 너무 재밌고 이걸 언제 하나 싶었고 공부하는 게 즐거웠다. 공연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캐스팅 공개 당시 전혀 다른 성격의 트리플 캐스트로 화제였다. 자신만의 조영락, 특별한 포인트는?

ㄴ 이충주: 저는 동생들, 형들에게 도움받는 포지션이고 특별히 신경쓰는 건 1인 다역을 하니까 인물의 간격을 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제가 심혈을 기울이는 건 박차장이다. 영혼을 갈아넣고 있다(웃음). 극이 무거워질 수 있는데 너무 무겁게만 흘러가지 않을 수 있도록 유머코드를 넣어서 하려고 한다.

ㄴ 이형훈: 조영락이 셋이라 다 똑같이 할 순 없는데 제가 대본 보고 받은 느낌은 순수한 소년 같은 느낌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ㄴ 이우종: 저는 저희가 가는 길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출님이 길을 정확히 제시해주셔서(웃음) 다만 저희의 외모나 성격, 연기가 달라서 달라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캐릭터 연습하기 위해 한 노력?

ㄴ 이현철: 어려운 게 (장면)전환이다. 영화처럼 회상으로 갔다가 돌아올 때 감정을 체인지하는 게 쉽지 않다. 극이 또 무겁기만 하면 힘들어서 어떻게든 관객들이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유머코드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ㄴ 이갑선: 앞에서 이야기를 다 해버려서 할말이 없어 좀 화가 나기도 한다(웃음). 재밌으면서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저희끼리 연습하면서 농담으로 이렇게 감정변화를 빨리 못하면 매체는 못하겠네 이런 이야기하던 기억이 난다(웃음).

 

'도둑맞은 책' 2017년 공연을 어떻게 보면 좋을지?

ㄴ 이갑선: 간접경험으로 관객들이 느끼시는건데 자연스럽게 폐쇄된 공간에서의 심리적인 긴장감을 느껴보시면 본 뒤에 세상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ㄴ 이현철: 전 시즌2 때 참여했었는데 그 때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무대 위의 악역은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인간적인 매력을 가질 수 있게, 그냥 나쁜 놈이 아닌 다가갈 수 있는 서동윤이 되려고 한다. 작가라는 캐릭터를 위해 담배를 피우는데 여러분께 죄송하다(웃음). 양해해달라.

 

마지막으로 각오 한마디 해달라.

ㄴ 이우종: 이제 공연 시작됐다 많은 사랑 부탁한다.

ㄴ 이형훈: 이제 시작했는데 끝날때까지 긴장감 놓치지 않고 좋은 작품 계속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

ㄴ 이충주: 저희 공연은 하면 할수록 재밌고 보면 볼수록 재밌는 것 같다. 그럴 수록 재밌고 해석의 여지가 열리기 때문에 바라는 건 이 공연이 끝날때까지 많은 관객이 찾아주셔서 같이 공연을 놓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정말 하나의 무대에서 두 명의 배우가 100분 간 연기하게 되는데 쉽지 않은 공연일 것 같다.

ㄴ 이갑선: 어떤 공연이든 허투루 하지 않고 매너리즘 빠지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 그게 유독 더 신경쓰이는 공연인 것 같다.

ㄴ 이현철: 제일 중요한 건 관객들인 것 같다. 많이 오셔서 힘 주셔야 저희도 더 진하게 할 수 있다. 무대에서 즐기는 영화 한편. 많이 보러 오시면 좋겠다.

 

연극 '도둑맞은 책'은 12월 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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