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48 '아이 캔 스피크'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어느덧 추석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추석연휴를 겨냥하고자, 큼직한 영화부터 작은 규모 영화까지 전쟁터에 뛰어들고 있다. 그와중에 추석연휴 경쟁의 포문을 여는 영화가 등장했으니, '아이 캔 스피크'다. '영알못' 석재현 기자와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가 말하는 '아이 캔 스피크'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이 캔 스피크'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ㄴ 석재현 기자(이하 석) : 2017년에 개봉한 국내 상업 영화 중 최초로 언론 시사회에서 박수갈채가 나왔다. 당시 언론 시사회에 참석했던 취재진의 반응을 종합한다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 그리고 웃음과 감동의 선이 적절하게 유지된 영화"였다. 그리고 상영 중에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이를 보고 관객들은 항상 경계하는 '신파요소'가 강하지 않을까 우려하겠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이 캔 스피크'는 오히려 지난여름에 관객들을 실망시켰던 '군함도'를 대변해 '군함도'가 하지 못한 말을 속 시원하게 외쳐주었다. 또한, 강렬한 메시지와 함께 깨알 재미까지 선사하니 간만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냈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기자는 그날 저녁에 열린 일반 시사회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역시나 후반부부터 강력한 눈물 폭탄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도 무언가 희망을 볼 수 있었다는 결말을 볼 수 있어서 만족했다. 나문희 배우가 2007년 '열혈남아'로 청룡영화상 첫 여우조연상을 받은 이후, 첫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나문희가 의회에서 '위안부' 증언을 펼치는 장면은 '올해의 스피치'라 해도 충분하며, 다시 한번 '위안부' 재협상에 대한 여론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첫 주의 입소문만 탄다면, 추석 연휴의 극장가 승자가 유력해 보이는 것도 겸이다.

두 기자가 꼽는 '아이 캔 스피크'의 강점은 무엇인가?
ㄴ 석 : 한국 관객들이 그토록 경계하는 신파요소가 가장 부담 없이 다가왔다는 게 특징이다. 그리고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를 작품에서 다룰 때, 그들이 직접 일본에 피해당한 것만 다뤘다면,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피해자를 바라보는 주위 시선을 담아냈다는 것이 차별점이자 강점이다. 이런 연출법은 김현석 감독의 전작인 '스카우트'에서도 드러났다. 가벼운 코미디 영화인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코미디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의 아픔 중 하나인 5.18 민주화운동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담아내 뜻하지 않은 묵직한 감동과 울림은 선사했다. 김현석 감독의 재평가가 시급하다.

 

양 : 지금까지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영화 중 가장 직접적이면서, 가장 간접적인 영화로 직접적인 '위안부' 행위 묘사보다, 간접 증언으로 확실한 서사를 담았다. 그렇지만 그 증언은 직접 관객에게 와닿는다. 또한, 2017년 극장가에서 남성 중심의 서사, 여성 대상 범죄를 묘사한 부분이 불만족스러웠다면 '아이 캔 스피크'는 그야말로 연대의 영화다. '네이버 영화'를 기준 메인 페이지에 올라온 배우 8명 중 2명이 남성이며, 나머진 6명이다. 특히 '진주댁'(염혜란)과 '혜정'(이상희)이 '나옥분'(나문희)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연대하는 과정은 작품의 서브플롯으로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

다가오는 추석연휴 박스오피스가 불꽃 튀는 경쟁이 있을텐데, '아이 캔 스피크'의 경쟁성은 어느정도라고 보는가?
ㄴ 석 : 현재 10일가량 되는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를 쟁취하기 위해 저마다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 '아이 캔 스피크'나 다음 주에 개봉하는 '킹스맨: 골든 서클', 그리고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주에 개봉하는 '남한산성'이 그렇다. 가장 많은 팬덤을 가지고 있는 '킹스맨'은 최근 문제 되었던 내한행사로 본의 아니게 '혹평(?)'을 받고 있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두고 있는 '남한산성'은 고증 여부가 관건인데, 자칫 잘못했다간 '대립군'같은 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민감한 소재를 자극하지 않고 잘 담아낸 '아이 캔 스피크'가 좀 더 유리하지 않나 생각한다.

 

양 : 최근 추석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답이 나올 것 같다. 지난해 '밀정'이 지배한 사이, 리메이크 작품인 '벤허'와 이병헌 할리우드 진출작인 '매그니피센트 7'이 각축전을 펼쳤다. 2015년에는 '사도'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14년에는 '타짜: 신의 손', 2013년에는 '관상', 2012년에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승자가 됐다. 최근 5년 사이 5편의 1위 작품 중 4편이 사극이다. 그렇다면 추석 대목을 노리고, '킹스맨: 골든 서클'의 공습을 우려해 1주 개봉을 미룬 '남한산성'이 박스오피스를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이 캔 스피크'와 '킹스맨: 골든 서클'의 입소문 흥행 여부도 키포인트다.

'아이 캔 스피크'에 대한 평가는?
석 : ★★★☆ / 관객들이 '군함도'에게 원했던 걸, 대신 말해준 '아이 캔 스피크'
양 : ★★★★ / 참상의 역사를 유쾌하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중심에서 벗어나는 연출은 자제하는 솜씨.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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