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바이스, 서엽도횡피, 1948, 37.3 x 28 cm, 중국호남성박물관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가을이 성큼 다가온 9월이다.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그만큼 큰 수확을 기대하는 나날이다. 전시도 그만큼 풍성하게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는, 그만큼 기대가 큰 9월의 전시를 살펴본다.

▲ 치바이스, 산수, 1951, 중국호남성박물관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 '치바이스齊白石 - 목장(木匠)에서 거장(巨匠)까지' 전시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이 10월 8일까지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치바이스齊白石 - 목장(木匠)에서 거장(巨匠)까지'라는 제목으로 '치바이스齊白石' 전시회를 국내 최초로 개최한다.

치바이스(Qi Baishi 齊白石, 1864 ~ 1957)는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며 20세기 동아시아 미술의 최고봉으로 손꼽힌다. 치바이스는 농민화가로 시작하여 중국인민예술가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시서화각(詩書畵刻) 일체의 조형언어로 '신문인화(新文人畵)'를 창출하여 중국 근현대미술을 혁신시킨 인물로 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존재다.

예술의전당, 중국호남성문화청(청장 위신륑 禹新?), 주한중국대사관(대사 추궈홍 邱?洪), 중국문화원(원장 스루이린 史瑞琳)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한중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새우', '병아리와 풀벌레', '물소', '포도와 청설모', '수양버들' 등 호남성박물관 소장 치바이스 그림과 서예 전각 50점, 국내소장 작품 3점, 치바이스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생애유물 83점 등 총 136점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한?중 현대작가들의 치바이스 오마주 작품 40여 점도 함께 전시된다. 옌부츠, 진위명 등 중국 호남성 현대서가 11명, 권창륜, 박원규 등 한국의 전각가 10명, 사석원, 최정화 등 현대미술작가들의 오마주 작품을 통해서 치바이스가 한중은 물론 동아시아 서화미술의 21세기 정체성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자리다.

▲ Tim Walker, Stella Tennant, Eglingham Hall, Northumberland, 2007 ⓒ Tim Walker

▲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사진과 명화이야기' 전시

세계적인 잡지 보그의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작품을 통해 패션 사진과 명화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하는 전시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사진과 명화이야기'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10월 7일까지 개최된다.

세계 3대 패션 사진작가로 알려진 어빙 펜, 파울로 로베르시, 피터 린드버그 등 가장 영향력 있는 대가들의 사진 작품들은,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비롯하여 카라바조, 르누아르, 고흐, 달리, 클림트와 같은 화가들의 걸작들을 우리 곁으로 다시 불러온다. 

작가들은 스페인 황금 세기 회화와 네덜란드 초상화, 모네의 인상주의 풍경화를 거쳐 잭슨 폴락의 추상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예술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그들만의 사진으로 재해석하였다. 이는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고전 회화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 폴 그라함, 벨파스트 공중전화 박스의 그라피티, 1985, 컬러 카본 프린트, 38.1×47.72 cm, ⓒ작가와 런던 안소니 레이놀즈 갤러리

▲ '불협화음의 기술: 다름과 함께 하기' 전시

서울시립미술관이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품 소장기관 영국문화원과 함께 전시 '불협화음의 기술: 다름과 함께 하기'를 11월 12일까지 서소문 본관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지난 약 80년 동안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온 영국문화원이 소장한 8,500여 점의 작품 중에서 약 26점을 선별한 전시로, 다양한 배경과 연령대의 동시대 작가 16명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불협화음의 기술: 다름과 함께 하기'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영국에서 일어난 사회, 정치, 문화적 주요 사건과 활동을 배경으로 삼는다. 연대기적 구성에 따른 역사적 사실 자체보다는 영국 사회의 계층, 민족, 경제, 정치적 분열과 그 경계에 대하여 자신만의 언어와 목소리로 개입을 시도하는 예술가들의 태도와 실천을 살피는 데 더욱 집중하도록 구성돼 있다. 불협화음을 낼지언정,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다양한 목소리들은 끊임없이 분열과 통합을 지속해나가는 영국 사회를 작품으로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구정아, 드로잉 60점 연작 ‘닥터 포크트(Dr. Vogt)’ 전시 전경 ⓒ 아트선재센터

▲ 구정아 개인전 '아정구 ajeongkoo'

구정아 개인전 '아정구 ajeongkoo'이 아트선재센터에서 10월 22일까지 개최한다. 

구정아는 1990년대부터 일상적인 장면을 포착하거나 평범한 사물을 이용하여 작업해왔다. 그의 작업은 사실과 허구 사이의 관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의 범위와 그 상상의 현실성 등에 질문을 던지며, 이를 통해 세계 속에서 인간이 가진 몸의 지각 방식을 다각도로 생각해 보게 한다. 구정아의 작업과 전시는 미시적 사물과 현상을 통해 위험한 우주를 접하게 하는 인지적 모험으로의 초대이다. 이 모험의 과정에서 하나의 열쇠로 던져지는 것이 바로 'Ousss'이다. 이미 1998년부터 작가의 작업에 등장해 온 'Ousss'는 하나의 단어이고, 접미사이면서 인물이자 장소이기도 한 변형체이다. 'Ousss'는 때로 작가가 구축한 낙원이자 동화의 세계가 되기도 하고, 작가의 작품 안에서 유효한 언어, 나라, 가상적인듯 하지만 분명한 실제의 세계를 지시하기도 한다.

전시에서 'Ousss'가 가진 미지의 장소성은 작가의 이름에서 가져온 그리고 세상 어느 곳과도 거리를 두고 있는 가상의 장소이자 전시의 제목인 《아정구 ageongkoo》로 연결되며, 2층 전시장에 전시되는 3D 애니메이션 신작 <미스테리우스(MYSTERIOUSSS)>(2017)와 <큐리우사(CURIOUSSSA)>(2017)와도 관계를 맺고 있다. 3층 전시장에서는 분홍색 플로어를 통해 공간 전체를 형광 분홍색 빛으로 연출한 설치 작업 <닥터 포크트(Dr.Vogt)>(2010)를 선보인다. 벽면에 걸린 예순 점의 드로잉에는 인물의 구체적인 행동과 몸짓이 드러나기도 하고 고립된 섬과 바위, 휑한 군도의 풍경이 펼쳐 지기도 한다. 관객은 특수한 기계 장치 없이 단순한 빛과 색, 종이의 조합으로 만든 이 장소에서 낯선 시지각적 체험을 갖게 된다.

▲ 박래현, 작품, 1972, 메조틴트, 엠보싱, 50×4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층과 사이' 전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이 한국현대판화의 걸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층과 사이' 전시를 2018년 4월 29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층과 사이'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판화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판화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는 전시다. 전시 제목에서의 '층'은 판화에서 작가의 화폭이 되는 판(plate)을, '사이'는 판 위에 새겨지거나 남겨진 틈, 즉 판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틈새들을 상징하고 있다. 전시는 판화의 가장 중요한 두 요소를 축으로 고유한 특성을 살펴보고, 이것을 각각 '겹침(Layers)'과 '중간지대(Spaces)'라는 개념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전체 참여 국내 작가 50여 명의 15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통해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독립적인 예술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작가들의 끈질긴 매체 탐구와 그것이 예술가의 태도로서 발전하는 과정을 확인해본다.

2007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대규모 판화전으로 한국 현대판화의 역사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동시대 작가들이 어떻게 판화의 기법과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발전시키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장시키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판화라는 매체에 대해 다시금 상기시키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이번 기획이 뜻깊은 이유다.

▲ 이윤엽 작가 작품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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