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바야흐로 크리에이터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화제의 크리에이터를 소개하는 '크리에이터 세터' 코너입니다. 오늘은 크리에이터 및 미디어 시장을 연구하는 서희정 박사를 인터뷰합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MHN 편집장·마포 FM_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피디쇼 DJ)

▶ 패 널 : 김도연 PD (영상콘텐츠 컨설턴트), 정성열 작가 (SNS 캘리그래퍼·작가)

▶ 게 스 트 : 서희정 (EBS 미래교육연구소 미디어 박사 연구위원)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ㄴ 안녕하세요? 당신의 콘텐츠 경험에 스토리를 더하는 콘텐츠 큐레이터, 서희정입니다.

최근 근황은 어떠한가

ㄴ EBS 미래교육연구소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는데, 한 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원래는 계속 대학 강의를 했는데, 이번에는 단발적 특강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김도연 PD와 정성열 작가, 서희정 박사를 소개해 달라

ㄴ 김도연 PD: '미디어를 보는 맑은 눈'이다. 학문적인 지식, 기존 방송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MCN 시장을 맑게 예측하는 분 같다.

ㄴ 정성열 작가: 박사님이라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 중구난방으로 확대되는 MCN 시장에,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두 분의 평가 어떻게 생각하시나

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웃음). MCN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학계에서는 관련 논의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MCN 시장이 건강하게 넓어지려면, 함께 성장해야 한다. 크리에이터 및 관련 종사자들이 협력해서 시장을 건강하게 키우는 게 우선인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자극적인 19금 콘텐츠만 쏟아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 미디어 연구를 시작하게 됐나

ㄴ 고등학교 때부터 TV 보는 걸 정말 좋아했다. TV를 보고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어느 날 부모님께서, '넌 TV 보는 걸 좋아하니 그걸 업으로 살려봐라'고 제안하셨다. 미디어 공부를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ㄴ 기본적으로 EBS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BS 경영진에게 미디어 시장 동향에 대해 보고한다. 1년에 2회, '미디어와 교육'이라는 이름의 내부 저널이 발간되는데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강의를 하고, 콘텐츠 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팟캐스트 및 페이스북에 관련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 ⓒ 서희정 페이스북

세미나도 많이 참여하신다. 최근 미디어 트렌드는 어떠한가

ㄴ '콘텐츠 전쟁'이 시작됐다. '파워 콘텐츠'를 넘어, '메가 콘텐츠'가 필요해졌다. 페이스북이 자체 콘텐츠를 내놓을 예정인데,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는 콘텐츠에 강점을 둔다면,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 관계에 중점을 둔다. '내 친구가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까지 알 수 있다.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관계망까지 고려할 것이다. 삼성과 애플이 비슷해지듯, 페이스북·유튜브도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보면 결국 '완성형'을 갖춘 플랫폼 업체가 3~4개 남고, 신규 업체들은 시장에 도전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이 생겨나지 않을까.

페이스북을 시작한 계기가 특이했다고?

ㄴ EBS 저널을 알리기 위해 개인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100% 업무적인 이유였다. 그런데 점점 인지도가 생기고, 글 성격에 따라 '좋아요'가 400개 정도 눌리기도 했다. 페이스북 활동 전에는 '집순이'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네트워크도 늘고 참여하는 일들도 늘어난 것 같다.

개인 페이스북을 잘 운영하는 편이다. 전략이 있다면?

ㄴ 글 올리는 시간대를 고려한다. 오후 5시 30분에서 6시까지, 퇴근 시간 직전과 출근길 시간을 노린다. 미디어 동향 같이 딱딱한 주제는 출퇴근 시간대를 이용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오후 11시, 늦은 시간에 올리는 편이다.

현장과 학교, 어떤 시각 차이가 있나

ㄴ 지난 4월 한국방송학회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보통 교수님들이 발표를 하는데, 이번에는 손석희 앵커·72초TV 서권석 이사 등 업계 관계자들도 발표했다. 그런데 교수님들 대부분이 72초TV를 몰랐다. 미디어를 공부하는 학계 분들이 콘텐츠를 안 보신다. 가르치는 분들일수록 미디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콘텐츠를 챙겨 봐야 하는 것 아닐까. 아무래도 업계에서는 학교 내 분위기가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업계 분들은 학교가 너무 공익적인 부분만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계 입장을 대변해보자면, 학계라도 '공익적' 부분을 이야기해야 한다. 모두가 상업적인 얘기만 해서도 안 된다.

 

'왁싱샵 살인사건' 등 1인 방송에서 여러 이슈가 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ㄴ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하나는, 협박·살해 등의 범죄, 두 번째는 '여성혐오(여혐)'적 측면이다. 그 두 가지가 혼재돼 있어, 건강한 토론이 어려운 것 같다. 예전에는 언론에 대한 사회적 책무가 강조됐다. 하지만 1인 방송은 그렇지 않다. 다만 개인의 문제를 지나치게 산업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ㄴ 김도연: 이게 단순히 자극적 콘텐츠만의 문제인지 생각해야 한다. 사회가 변해서, 미디어가 그 변화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미디어 콘텐츠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보다 사회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비디오 커머스 등 상거래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다. 이 흐름을 어떻게 생각하나

ㄴ 문법을 다양화했다는 점에서 재밌다. 기존 방송사에서는 생각도 못 했고, 시도도 못 했던 부분이다. 이전 광고 시장은 '너 이거 필요하지?'라고 공급자가 주도했다. V커머스 같은 경우 이용자의 측면을 먼저 고려하는 것 같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제작비 절감이 강점이다. 단점은 과장이 너무 심하다.

전체적인 미디어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ㄴ MBC '세상의 모든 방송(세모방)'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인기가 있다고 하는 세상의 모든 방송 포맷을 가져왔다. 온라인상에선 꽤 바이럴이 됐다고 들었다. 지상파가 방송을 다루는 방식은 확실히 변화했다. 특히, TV 콘텐츠 수요도 많이 떨어졌다. TV를 보는 대신 유튜브 방송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다. 'TV는 안 보지만 페이스북 등에서 TV 콘텐츠를 보겠지'라는 기대를 버려야 할 것 같다.

▲ 좌측부터 김도연, 서희정, 정성열, 이우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ㄴ '72초TV' 좋아한다. 뷰튜버들도 많이 본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웹콘텐츠는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실험적인 도전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자본력을 갖춘 거대 플랫폼들이 자체 콘텐츠를 생산할 예정이다. 자신만의 특색이 없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될 것이다. '뭐야 이거 이상해'로 접근하지만, 자꾸 생각나는 그런 콘텐츠가 되면 좋겠다.

마무리 인사 부탁드린다

ㄴ 결국, 소비자가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따라 시장은 변한다. 본인이 어떤 콘텐츠를 아끼고 사랑하는지에 따라 이 시장도 변화할 것이다. 개인이 가진 구독의 힘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jhle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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