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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파일] '명예훼손'으로 막으려는 MBC VS '표현의 자유'로 저항하는 '공범자들'

기사승인 2017.08.12  0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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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8월 11일 금요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영화 '공범자들'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의 심리가 진행되었다. 지난 7월 31일, '공범자들'을 기획 연출한 최승호 감독 및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를 대상으로 MBC와 MBC 전·현직 임원 5명(김장겸 사장, 김재철·안광한 전 사장, 백종문 부사장, 박상후 보도국 부장)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초상권,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다고 이유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한 것.

하지만 11일에 결론 날 것으로 보였던 상영금지 여부는 연기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사안을 충분히 심리해야 한다며 밝혔다. 이에 최승호 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월요일 오전까지 기각 결정이 나지 않으면 17일 개봉은 불가능해진다. 17일 개봉이 안 될 경우 피해는 막대하며, 17일에 맞춰 광고 집행과 언론/배급 시사회도 진행했다"고 사안의 심각성을 전했다.

'공범자들'의 가처분신청 판결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관객들은 더욱더 '공범자들'에 관심을 두게 됨과 동시에 사상 최초로 공영방송사인 MBC가 왜 그렇게까지 한 영화의 개봉에 목숨 걸고 막으려 하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사실 '공범자들'은 관객들이 전혀 모르는 새로운 사실을 공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아니다. 2008년 제17대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그리고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고발한 KBS와 MBC의 보도에 타격을 입은 후 본격적인 언론 장악에 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권력의 홍보 기지로 전락함과 동시에 사건의 진실을 은·엄폐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을 뿐이다.

   
▲ ⓒ 문화뉴스 MHN 김채원 인턴기자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가졌던 '공범자들'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최승호 감독은 "'공범자들'은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 KBS와 MBC가 어떻게 방송을 장악한 사람들에 의해 점령당하고 어떤 싸움과 희생이 있었는지 기록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고 사회 또한 많은 변화를 겪었음에도 공영방송만이 거의 유일하게 도태되었다.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이들에 의해 좌우되는 실정을 변화시키기 위해 호소할 무언가가 필요했고, 결국 영화를 선택했다"고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가처분신청을 신청한 MBC의 최근 내부사정은 충격적이었다. MBC 언론노조 위원장을 맡은 김연국 기자는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얼마 전 MBC 내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입수해서 공개했다. 적극 협력부터 절대 격리까지 총 4개 등급으로 분류되어있는데, 이 등급은 파업에 가담했느냐 여부로 평가한 후, 격리했다. 블랙리스트 문건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문건을 보고나니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분노했다.

MBC와 비슷한 상황인 KBS 또한 만만치 않았다. KBS 노조 위원장을 맡은 성재호 기자는 "사 측이 우리가 내건 4개의 현수막을 철거하라는 가처분 신청 때문에 남부 지방법원을 다녀왔다. KBS 노조는 7주간 매일 아침 현관 로비에서 고대영 사장님이 보라고 피케팅하고 대기했는데 정작 한 번도 얼굴을 못 봤다"며 전했다. 이어 "어느 날 고 사장님이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숨어서 기다렸다. 하지만 화물엘리베이터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렇게 7주째 싸우고 있으며, 조만간 집단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알렸다.

   
▲ ⓒ 문화뉴스 MHN 김채원 인턴기자

현재 공영방송을 망친 '공범자들'로 분류된 MBC 김장겸 사장의 임기는 2020년, 그리고 KBS 고대영 사장의 임기는 2019년까지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두 공영방송사 사장들은 남은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게 된다.

이에 김연국 기자는 "공영방송사 사장은 권력·재벌과 맞서 싸우고, 언론인들의 우산이 되어야 한다. 그 역할을 할 수 없다면 끌어내려야 한다. 김장겸 사장은 앞장서서 방송종사자들을 짓눌러왔다. 그렇기에 MBC는 아직도 겨울이다. 이 상황을 더는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고 발언했다.

'공범자들' 시사회 이후, MBC 노조 측은 김장겸 사장 체제에서 함께 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며, 시사제작국 기자와 PD, 콘텐츠제작국 PD, 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 기자, 그리고 보도국 취재기자들까지 제작중단에 동참했다. 그리고 11일 오전 상암동 MBC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작중단 발표를 선언했다. 그들은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지난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다시 한번 기나긴 싸움에 돌입했다.

   
 

'공범자들'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판결은 14일 월요일에 판결 날 것으로 보인다. 상영을 반대하던 '공범자들'의 바람대로 최초 개봉 계획은 틀어졌다. 하지만 명예훼손만큼 국민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 또한 중요하다. '저항자들'이 싸움을 다시 시작한 만큼, 영화 '공범자들'의 상영을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syrano@munhw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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