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42 '청년경찰'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여름방학 박스오피스의 대세는 실시간으로 바뀌고 있다. 7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군함도'가 패권을 쥐고 있다가, 8월에 접어든 이후에는 '택시운전사'가 맹위를 떨치며 어느덧 600만 고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8월 15일에 개봉예정인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시작으로 '브이아이피' 등 다른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1위를 노리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 피터지는 전쟁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등장한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청년경찰'이다. '영알못' 석재현 기자와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는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려는 '청년경찰'을 분해해보았다.

'청년경찰'에 대한 두 사람의 소감을 듣고 싶다.
ㄴ 양미르 기자(이하 양) : 우리 현대사를 주제로, '재미'보다 '의미'가 강조된 한국 여름 블록버스터 틈새에서 묘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팝콘 영화'였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웃을 수 있기엔 불편한 포인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단점들은 박서준과 강하늘의 '대본이 아닌 것 같은 연기'가 그래도 메워준 편이다. 여기에 김주환 감독은 '크리티컬 아워'의 7시간을 보며 '동시대 한국에서 일어난 일'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바로 '세월호 참사'다. 심지어 어떤 이는 미성년 여성이 갇힌 공간이 '세월호 선실'을 떠올리기도 했다는 언급을 했는데, 어린 학생들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는 주장도 나왔다.

 

석재현 기자(이하 석) : 크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볼 수 있는 '팝콘 영화'라는 점에서는 지난 5월에 개봉했던 '보안관'과 유사했다. 하지만 양 기자와 다르게 '청년경찰'이 그렇게 좋은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안관'과 달리, '청년경찰'은 20대 남자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화를 인위적으로 웃음코드로 승화시키려 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웃음보다는 뭔가 웃음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대놓고' 두 주연배우 박서준과 강하늘만 믿고 오로지 '열정' 하나로 무작정 밀어부쳤다는 인상이 강했다. 그 때문인지, 그 외 출연하는 다른 배우들의 존재감이 약한 면 또한 '보안관'과의 차이점이다.

'청년경찰'이 호불호가 갈리다니, 이런 광경 간만인 것 같다. 좀 더 들려달라.
ㄴ 양 : 강하늘의 최근 작품인 '스물'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연상됐다. '스물'의 재기발랄한 아이들이 경찰대학에 가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피터 파커'가 모험을 통해 '스파이더맨'으로 변화하는 것처럼, 경찰이 되어야겠다는 목적이 불투명한 이들이 성장해 실제 생활의 영웅인 '경찰'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주희(박하선)'의 역할은 마치 '스파이더맨' 속 '메이 숙모'를 보는 것처럼, 두 인물에게 경찰의 사명감을 부여한다. '큰 힘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라는 '스파이더맨' 명대사를 체화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석 : 양 기자가 언급한 '큰 힘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것에 이야기하자면, '청년경찰'은 두 청춘의 피 끓는 열정에 그만큼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불편했던 건, 그들의 열정과 책임감을 시험하기 위해 여성들을 불필요하게 희생시켰다는 부분이다. 여성 관객들을 끌어들이려고 했던 '청년경찰'은 오히려 여성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아이러니로 탄생했다. 과거 개봉했던 영화 중 하나인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의 제목처럼, 열정이 영화의 작품성까지 보완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관객들을 너무 우습게 본 것 아닌가?

두 사람이 생각하는 '청년경찰' 예상 흥행 성적은? 과거 두 사람이 예측한 것과 완전히 빗나갔는데? (웃음)
ㄴ 석 : 여름방학 박스오피스가 이렇게 뒤집힐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예측이 다 맞았다면, 지금쯤 어디선가 돗자리 펴고 있었을 것이다. (웃음) '청년경찰'의 손익분기점이 200만 명이라고 하는데, 간신히 맞추거나 조금 못 미칠 것이다. 개봉 첫날 관객 수가 3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집 앞 영화관에서 내가 봤을 때는 그 날 상영관 절반도 차지 않았다. 현재 대세인 '택시운전사'를 제치진 못할 것이며, 또 하나의 명작으로 평가받는 '혹성탈출: 종의 전쟁'까지 개봉한다면, '청년경찰'의 들끓는 열정도 식어버리지 않을까?

 

양 : '리얼'이 10위권에 있다고 말한 자신을 벌한다. 그렇다고 두 번 보고 싶지는 않다. '청년경찰'은 손익분기점인 200만에 근접한 수치가 나오며 막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 '혹성탈출' 시리즈가 한국에서 인기를 얻었고, 마지막 시리즈가 공교롭게도 공휴일에 개봉한다. '군함도'가 깨버렸지만, 현충일에 '미이라'가 87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더운 날씨 막바지 피서지로 극장을 향할 관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혹성탈출'도 충분히 흥행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청년경찰'은 이번 주말, 치고 빠지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 물론, 현재 극장가 유일한 '코믹 액션' 영화라는 장점도 빼먹을 수는 없겠다.

'청년경찰'에 대한 두 사람의 평가는?
석 : ★★ /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양 : ★★★ / 박서준X강하늘에게 '스파이더맨'이 보였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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