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JTBC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10년 전만 하더라도, 예능 프로그램은 공중파(KBS, MBC, SBS) 3사의 삼분지계였고, tvN은 대중들에게 거의 인지도가 없던 시절이었다. 그 후 2013년, tvN은 '1박2일'을 국민 예능으로 이끌었던 나영석 PD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나영석 표 예능'을 끊임없이 선보여 공중파 3사를 위협하며 신진 세력으로 떠오르며 공중파 3사와 자웅을 겨루기 시작했다. 이렇게 4파전 구도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2017년 현재, 예능 판도는 5파전으로 늘어났다. 공중파 3사와 케이블 채널 tvN, 그리고 종합편성채널인 JTBC까지 가세했다. 그중 JTBC는 최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가며 강력한 복병으로 떠올랐다. '마녀사냥'을 시작으로 '비정상회담', '냉장고를 부탁해', 그리고 현재 간판으로 자리 잡은 '아는 형님'과 '효리네 민박'까지, 손석희 사장이 진행하는 '뉴스룸' 이외에 내세울 게 하나 없었던 JTBC가 어떻게 안방에 상륙하는 데 성공했을까?

▲ ⓒ JTBC 마녀사냥

JTBC 예능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새로운 포맷에 대한 시도에서 시작된다. 지금은 종영된 '마녀사냥'을 예로 들면, 그동안 공중파를 비롯해 케이블에서도 쉬쉬하던 19금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 호응을 얻었다. 비슷한 맥락으로 '냉장고를 부탁해'는 최초로 출연자들의 냉장고를 방송에 공개한 후,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요리 대결을 펼치는 점에서 오늘날 주류인 '쿡방'과 '먹방', 그리고 예능을 합친 신선함이다.

이에 반해, JTBC와 경쟁하는 다른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공중파 3사 같은 경우 방송사별 오랫동안 장수해온 간판 예능프로그램('무한도전', '1박2일', '런닝맨' 등)들이 버티고 있으나, 새로운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은 연이어 자리잡는 데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tvN의 경우, 나영석 PD에 대한 의존도만 점점 높아져 그가 만들지 않으면 주목받기도 힘들어졌다.

물론, JTBC 또한 다른 방송사들에 비해 '킬러 콘텐츠'라고 할 만한 '간판 예능프로그램'의 부재라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약점이 최근에는 장점으로 바뀌고 있다. 다양한 장르와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들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이 아닌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일별로 다양하게 선보이는 현재 JTBC 예능프로그램 목록만 봐도 그렇다. 어느 날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과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는가 하면('비정상회담'), 어떤 날은 직접 시청자들의 집의 초인종을 눌러 한 끼 식사해도 되는지 물어보러 다닌다('한끼줍쇼'). 또 다른 날에는 큰 틀 없이 멤버 간, 혹은 게스트에 따라 묘한 케미를 발산하는가 하면('아는 형님'), 늦은 밤 예능 블록 프로그램을 편성해 힐링을 주기도 한다('효리네 민박', '비긴 어게인').

JTBC 예능국을 맡은 임정아 국장은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몇 명 특정 MC가 예능들을 끌고 가는 형태였지만, 지금은 좋은 기획과 콘텐츠가 끌고 간다. 특출한 연기자라고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올해 들어 생각하는 건 좋은 기획과 좋은 콘텐츠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 ⓒ 문화뉴스 MHN 이현지 기자

즉, JTBC 예능 방향은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인 MC인 유재석이나 강호동 등 특정 인물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 실험하겠다는 의미이다. 최근 일요일 지상파 예능 격전지인 오후 6시 시간대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밤도깨비'가 그러한 맥락이다. 대책 없는 밤샘 노숙과 멤버들의 피곤한 얼굴 대공개가 웃음 포인트인데 이 또한 이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번도 선보이지 않은 콘셉트다.

문득,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 한 구절이 생각난다. JTBC 예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답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늘 그랬듯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말이다. 앞으로도 계속.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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