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어난 학생선수 폭행사건, 음주에서 비롯돼

▲ 협회와 지도자가 힘을 모아야 학생다운 기본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자료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위치 타자를 꼽으라면? 아마 열에 아홉은 뉴욕 양키스의 전설 미키 맨틀을 거론할 것이다. 통산 타율 0.298, 출루율 0.421, 장타율 0.557, 536홈런, 1509타점, 2415안타, 1733볼넷을 기록한 맨틀은 통산 10번이나 한 경기 좌우타석 홈런을 만들어냈고, 아메리칸리그에서 처음으로 좌우타석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무려 세 번이나 리그 MVP를 수상했고, 시즌 최다 홈런 4회, 올스타전 16회 출장을 기록한 당대 최고의 선수였다. 특히, 고질적인 다리 부상을 극복하고 무려 18년간 양키스의 스타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숫자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그는 야구 선수로서 존경 받아 마땅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맨틀은 술을 너무 좋아한 레전드이기도 했다. 경기 전날 만취하고도 다음 날 경기장에 나와서도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홈런을 친 일은 꽤 유명하다. 맨틀은 은퇴 후 자서전에서 '술을 덜 마셨으면, 선수 생활을 오래 했을 것'이라며 회한에 담긴 표현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맨틀은 생전에 간 이식 수술도 받았고, 이후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술을 먹지 말라는 강의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틀이 1995년 눈을 감았을 때 나이는 63세에 불과했다.

당신의 아들들은 술과 담배에서 안전하십니까?

굳이 메이저리그의 예를 들지 않아도 국내 프로야구에도 야구선수와 음주 관련 이야기가 꽤 많다. 아직 '프로'라는 개념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던 1980년대에는 선동열 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현역 시절, 전날 만취하고서도 다음 날 호투를 펼친 이야기가 전설로 회자될 정도다. 그러나 이것도 '술 안주거리'로 적당한 이야기일 뿐, 최근에는 대부분 음주 운전으로 선수가 입건됐거나 출장 정지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이 현실이다. 즉, 음주와 야구선수 사이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마이너스 상관관계'가 꼭 프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놀랍게도 학생야구에서도 음주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고교 3학년생들 중 유급을 결정한 선수가 성인 요건을 갖춘 후 음주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이러한 사례는 100번 양보를 하더라고 위법한 행동은 아니다(주 : 학칙에 위배될 수는 있다). 문제는 아직 성인 요건을 채우지 않은 일부 선수들이 음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 8월 1일, '학교 폭력 사각지대에 놓인 운동부 학생들'이라는 부제의 모 언론사 보도 역시 사실은 음주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놀랍게도 가해 및 피해학생 세 명 모두 아직 성인 요건을 채우지 못한 1999년생이었다는 점이다.

이에 해당 학교에서 '학교 폭력 위원회'를 개최, 가해 학생들에 대한 심의가 이루어지면서 학칙에 의한 처벌이 진행됐지만, 피해 학생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야구를 포기했다고 한다. 또한, 가해 학생 중 한 명 역시 다른 야구부로 전학 가는 등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사건은 마무리된 듯 보였다. 그러나 미성년자의 음주는 당사자 뿐만이 아니라, 여럿을 다치게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심각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미성년자 음주판매의 경우 판매를 한 대상도 과태료 및 영업 정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미성년의 주류 구매가 불가함을 스스로 알고 있는 학생들도 다양한 '음성적인 방법'으로 기어이 음주를 하는 경우도 많다. 어찌되었건 간에 '법의 사각 지대'에서 방치되다가 적발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원칙은 지켜야 마땅한 법이다.

▲ 학생 선수들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렇게 작은 격려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진ⓒ김현희 기자

그러나 사실 '음주'와 관련하여 일류 프로 선수들도 적어도 시즌 중에는 최대한 자재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것(야구)을 위하여 사사로운 것을 과감하게 포기해야 부와 명예가 뒤따름을 일찍 깨닫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러한 선수들 가운데 국가대표도 나오는 것이고, 올스타나 MVP, 신인왕도 나오는 것이다.

사실, 성인이 되었다 해도 10~20대 어린 선수들에게 음주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신장이 더 커지고, 몸도 좋아질 수 있는 시점에서 음주가 지속되면, 본인이 하고 싶어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례가 적지 않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물론 '성인이 된 이후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양(+)의 상관관계를 가져올 수 있다. 김시진 전 넥센 감독도 선수 시절, "김영덕 감독께서는 경기 이후 숙소에 맥주 4~5캔씩 놓아 주시는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안에서만 마시고, 밖에서는 절대 사고를 치지 말라는 뜻에서였다. 그래서인지 나도 선수들의 음주에 대한 처벌에는 절대 관대하지 않다."라며, 적절한 휴식과 음주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나가 뛰어 놀고 싶고, 또 음주의 유혹에 빠지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한 순간의 실수로 자신의 '직장'을 잃을 수 있는 과오는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술 한 잔에 선수 생명 한 시간, 담배 한 개피에 선수 생명 하루가 단축되고, 심심풀이로 하는 고스톱과 포커 한 판에 돈이 오가면 선수 생명 한 달이 단축되고, 판돈 액수에 비례해질수록 영구제명에 수렴한다.

무심코 마신 술 한 잔에 운전대를 잡는 순간 구속영장을 받는 동시에 팬을 잃으며,
무심코 만진 화투 한 장, 파친코에 판돈 액수를 키우면 팬과 돈, 명예를 잃으며,
무심코 건네받은 몇백만 원에 볼 하나, 헛스윙 하나를 헌납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