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40 '군함도'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2017년 한국영화계가 가장 주목해왔던 대작 '군함도'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이들의 관심을 한 몸을 받고 있는 만큼, '군함도'의 행보 하나하나가 실시간 이슈가 되고 있다. 그들의 예상과 달리, '군함도'를 향한 여론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매우 민감한 소재를 사용한 점도 있지만, 영화 외적인 면에서도 끊임없이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영알못' 석재현 기자와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는 이 논란의 '군함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군함도'를 본 간략한 소감을 말해달라.
ㄴ 석재현 기자(이하 석) : 2015년 '베테랑'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그동안 그의 작품이 매번 호평을 받아왔고, 이번 '군함도'는 소재 자체만으로도 국제적인 이슈를 받고 있기에 관객들은 영화를 향한 높은 기대를 함과 동시에 지나친 '애국', '신파' 요소가 가미된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하기도 했다. '군함도'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영상미, 액션, 연출력 면에서는 괜찮았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를 통해 의도하려 했던 방향과 관객들이 '군함도'에 원했던 바가 조금 달랐다. 그래서 개봉 이후, 관객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호불호 논쟁이 시작된 것이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1945년 하시마 섬으로 강제 징용당한 조선인의 이야기를 담은 '군함도' 역시 최근 여름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에서 필수적인 요소를 모조리 집어넣는다. 일제 강점기 혹은 비극적인 역사 등을 소재로 대규모 예산을 사용하며, 사회적 현상을 기막히게 활용하고, 클라이맥스엔 관객의 눈물샘을 짜내는 장면이 슬픈 음악과 함께 등장한다. 스타 멀티캐스트의 사용도 비슷하다. 그래서였을까? '군함도'를 통해 류승완 감독은 참으로 무난한 선택을 하며,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줄타기를 펼친다. '부당거래' 등으로 인상적인 연출을 보여준 류승완 감독의 영화를 기다린 팬들이라면 분명 아쉬움을 줄 수도 있다.

'군함도'가 앞서 개봉한 또하나의 대작 '덩케르크'와 어느 정도 유사한 점도 보이면서 박스오피스에서 경쟁작으로 맞붙고 있다. 두 사람은 두 영화 중 어느 게 더 낫다고 보는가?
ㄴ 석 : 19일 '군함도' 언론시사회에서 류승완 감독이 이런 질문을 받고 난 후,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 중 한 명과 비교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재치 있게 답변했던 게 기억이 난다. 관객 입장에서는 둘 다 보면 되는 것이기에 경쟁 구도로 둘 필요가 없으나, 굳이 우위를 가른다면 '덩케르크'가 작품성 면에서는 더 낫다고 말하고 싶다. '덩케르크'를 보는 내내, 전쟁영화를 이렇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군함도' 같은 경우, '덩케르크'에 비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나 국내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양 : 꼭 대결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영화의 작품성 면에서는 '덩케르크'가 앞설 수밖에 없다. 이미 아카데미의 주요 기술, 작품 관련 수상 분야의 유력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영화가 '덩케르크'다. 하지만 '군함도'는 아무래도 과거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바꿔야 할 현실에 대한 교훈적 면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존재할 것이다. 또한, '덩케르크'가 유혈이 난무하지 않는 반면(긴장감은 '군함도'를 뛰어넘는 장면이 존재한다), '군함도'에서는 피 튀기는 총격전과 탈출극이 클라이막스를 장식하기도 한다. 서로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두 편 모두 보는 것을 추천한다.

'군함도'와 관련하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린 독과점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군함도'가 개봉하기 전부터 배급을 담당한 CJ엔터테인먼트가 무리하게 스크린을 싹쓸이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다.
ㄴ 석 : '군함도'의 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의 대놓고 보여주는 독과점 형태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여태껏 개봉했던 영화 중, 스크린 수 2,000개를 돌파한 적이 없는데 '군함도'가 최초며, 현재 '군함도'에 배당된 스크린 수가 2,027개다(2017년 7월 26일 기준). '군함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 중 일부는 배급사의 횡포를 지적하고 있는데 그들의 비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다. 지금도 CJ 측은 한결같이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까, 스크린 수를 늘리는 것"이라며 스크린 독과점을 합리화하고 있다.

 

양 :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크린 독과점 부작용 때문에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이 개정됐으면 좋겠다. 스크린 독점 방지를 위해 대기업의 영화상영업과 배급업을 규제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운데, 서정 CJ CGV 대표이사는 지난 18일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공론화의 장을 열어 한국 영화산업이 규제나 통제를 받고 이로 인해 영화산업의 성장이 둔화돼야 하는지, 아니면 한국 영화산업을 글로벌화해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공론화의 장이 정말 하루빨리 열렸으면 한다.

'군함도'에 대한 두 사람의 점수는?
석 : ★★★ / 작품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할지.
양 : ★★★☆ / 묘한 줄타기의 한 가운데에서 본 마지막 슬픈 초상.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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