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이 영화의 결말은 미쳤다"라는 포스터 멘트가 있지만, '47 미터'의 결말은 그런 '미쳤다'는 아니었다. 오히려 극장 불이 켜지고 난 후 공허함을 느끼며 관객은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개봉한 블레이크 라이블리 주연의 '언더 워터'와 '47 미터'는 PG-13 등급(국내 15세 관람가), 멕시코 해변, 90분 이내의 상영 시간, 고립된 여성이 주인공인 점, 그리고 중요한 상어의 습격을 공통점으로 한다. 하지만 '언더 워터'와 비교해 '47 미터'는 생존을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언더 워터'는 최대한 현실적으로 조난의 상황을 부여한다. 상어에게도 공격의 이유를 충분히 부여하고, 동지라 할 수 있는 '갈매기'도 등장하며, 만조에서 간조로 넘어가는 위기, 구출 상황이 엇갈리면서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리고 '의대생'이라는 설정으로 영리하게 살아나가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진취적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반면에 '47 미터'는 두 자매가 바다로 내려가는 동기 자체부터 단순하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나는 재밌게 살고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간 것이 '샤크 케이지' 체험이었다. 물론 "확실하게 안전한 상황이 아니면 체험하지 말고, 남자들의 엄한 꼬임에 넘어가지 말라"라는 여름 휴양지 에티켓을 주거나, 소셜미디어(SNS)에서 목숨과 사진, 영상을 맞바꾸려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을 향한 경고라면 이해할 수 있다.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설을 "여긴 멕시코다"라고 넘어가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 역시 관객에 따라 불쾌할 수 있다.

기어코 두 자매는 '샤크 케이지' 안에 들어가고, 지탱하던 줄이 끊어지면서 47m 해저로 한순간에 가라앉는 고난을 당한다. 이미 '상어'보다 '수압'의 압박(40m만 하더라도 본인 몸무게의 약 5배 압력이다. 비슷한 수심에 가라앉은 세월호 구조 당시 잠수사가 간신히 선체에 진입할 수 있던 상황을 생각하면 된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임에도, 버젓이 자매는 정신을 차리더니 날렵하게 수영을 하며 탈출을 감행한다. 이후 '케이지'의 탈출과 갇힘을 반복하며, 영화는 공포보단 답답함을 안긴다.

 

또한, '언더 워터'에서는 자기 구역에서 이동하는 상어를 보여주며, 주인공이 상어의 구역에 침입한 설정이기 때문에 공격의 이유를 준다. 반면, '47 미터'에서는 왜 상어가 공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그저 온라인 게임의 몹처럼, 기계적으로 등장하는 위험 요소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물론, 폭염에 지친 관객들이 보기에 바다를 보는 것 자체로 시원할 수 있다. '저예산 상어 호러'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그래비티'의 심해버전 소재를 사용한 것도 신선했다. 8주간 8시간씩 물탱크에서 수중 연기를 펼친 배우들의 노고도 작품에 보인다. 그러나 좀 더 소재를 잘 가공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랬다면 결말을 그렇게 선보였더라도 관객이 충분히 공감하고 극장을 빠져나갔을 것이다. 4/10
    
* 영화 리뷰
- 제목 : 47 미터 (47 Meters Down, 2017)
- 개봉일 : 2017. 7. 19.
- 제작국 : 영국
- 장르 : 공포, 스릴러
- 감독 : 조하네스 로버츠
- 출연 : 맨디 무어, 클레어 홀트, 매튜 모딘, 크리스 J. 존슨, 야니 젤먼 등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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