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습격!! 외계인 덩덩이'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 인터뷰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굉장히 특별한 작품이다. '짱구는 못말려'는 어렸을 때 본 작품인데, 내가 어른이 되면서 감독이 될 때는 그 기쁨과 희열이 다른 어떤 작품에서도 받을 수 없었다. 이 작품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고, 즐거움 또한 크다."

지난 20일 개봉한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습격!! 외계인 덩덩이'의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은 이렇게 '짱구는 못말려'가 본인에게 차지하는 의미를 소개했다.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습격!! 외계인 덩덩이'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25주년 기념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TV를 통해 주요 극장판이 방영됐으며, 2009년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태풍을 부르는 노래하는 엉덩이 폭탄'으로 첫 개봉을 한 이후 현재까지 총 8편의 시리즈가 개봉했다.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습격!! 외계인 덩덩이'는 이번 영화는 외계인 '덩덩이'의 "꼬마꼬마 파워"로 인해 어린이가 되어버린 엄마, 아빠를 되돌리기 위해 떠나는 '짱구'와 '덩덩이'의 모험을 그렸다. 특히 계속되는 모험 중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인의 무시무시한 음모가 드러나며 이를 막기 위해 우주까지 진출하는 '짱구 가족'의 모습을 다뤘다.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은 '엄청 맛있어! B급 음식 서바이벌!'(2013년), '나의 이사 이야기 선인장 대습격'(2015년) 등 최근 개봉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을 연출한 바 있다.

한편,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은 "일본 성우와 매우 닮아서 놀라웠다"라면서, "실제 더빙을 관람하니, 한국 더빙판의 퀄리티가 높아서 만족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더빙판에는 성우 박영남이 '짱구'를, 양정화가 '덩덩이'를, 김환진이 '짱구 아빠'를, 강희선이 '짱구 엄마'와 '맹구'를, 여민정이 '짱아'와 '철수'를, 정유미가 '흰둥이'와 '유리'를, 정혜옥이 '훈이'를, 이장원이 '덩덩이 아빠'를, 김정훈이 '우주광'을 맡았다.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을 만나 작품과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지난 16일 열린 시사회에서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가장 왼쪽)과 성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에 온 소감과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25주년' 기념 작품을 연출한 소감을 들려 달라.
ㄴ 한국에는 두 번째 방문이다. 한국 음식은 정말로 맛있다. 한국분들이 친절하게 안내도 해주시는데, 거리도 깨끗한 진짜 멋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상영은 이미 끝났고, 한국에서 개봉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재미를 공유할 수 있어서 기쁜데, 감독의 특권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첫 번째 작품부터 맡지는 않았지만, 24년간 역사를 이어가서 2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의 감독을 맡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애니메이션 업게 들어오기 전부터 '짱구'에 흥미를 느꼈다. 25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에 감독을 맡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짱구'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ㄴ '짱구' 캐릭터는 국경을 넘어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편적으로 폭넓은 사람들의 지지가 있지 않나 싶다. 보편적인 인기라는 의미는 '짱구' 캐릭터가 가진 자유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할 수 없는 현실인데, 솔직하게 '짱구'는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그런 보편적인 캐릭터가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습격!! 외계인 덩덩이' 작품만의 매력은?
ㄴ '짱구' 같은 경우는 매우 자유분방해서 새로운 것을 매번 만들어내려 하는데, 외계인 '덩덩이' 같은 경우엔 그런 의미에서 영화에서만 등장하는 캐릭터로 깊게 노력하려 했다. 그렇게 오래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짱구' 가족과 '덩덩이'가 서로 좋은 모습을 끌어내는 것이 관람 포인트라 할 수 있다.

▲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왼쪽)과 '짱구' 역의 박영남 성우(오른쪽)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6일 시사회를 통해 한국어 더빙판을 관람했다.
ㄴ 어제(16일) 시사에 참석했는데, 끝나고 더빙 성우분과의 만남을 가졌다. 한 명 한 명 모든 분의 분위기가 일본 성우분들과 비슷해서 놀라웠다. 차이점이라기보다 일본 성우와 매우 닮아서 놀라웠다. 실제 더빙을 관람하니, 한국 더빙판의 퀄리티가 높아서 매우 만족했다. (시사회 분위기는 어땠나?) 시사회에서 한국 관객들과 만났는데, 한국 관객들은 굉장히 열정적이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5년 전에 왔을 때도 그랬지만, 진짜 변함없이 열정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짱구는 못말려'의 많은 극장판이 나왔다. 그러므로 이제는 에피소드를 만드는 동력이 떨어질 수도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그 동력을 만들어가려 하나?
ㄴ 항상 영화를 만들면서 '어떻게 하면 재밌을까? 재밌는 것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오가는 속에서 작품이 만들어지는데, 이제는 '짱구'의 팬들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성인들이 매우 진지하게 회의에 임한다. 진지하게 '짱구'가 어떤 타이밍에 엉덩이를 깔지 고민을 하기도 한다.

가장 좋아하는 극장판은?
ㄴ 사실 내가 시청자 입장일 때부터 이 시리즈는 출발했다. 관객의 입장, 콘티 스태프로 참여했을 때의 입장, 연출자의 입장이라는 상황이 다 다르다. 딱 뭐라고 하나를 꼬집을 수 없다. 굳이 꼽으라 한다면, 전형적인 일본인의 대답인 "모두 다 좋다"라고 할 수 있다.

 

25년 전 극장판인 '액션가면 대 그래그래 마왕'(1993년)만 하더라도 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는데, 최근은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레트로 버전'에 대한 생각은 없나?
ㄴ 수작업을 할 생각은 없다. 작업을 좀 더 재밌게 하도록, 셀 애니메이션 요소가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로 도구가 변화됐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경우에는 수작업으로 어디까지 가능할지 궁금해 본인이 직접 시도해보려 한 것이다. 그렇게 완벽하게 표현되어 온 것이 스튜디오 지브리다. 지브리는 지브리이고 우리는 우리다. 우리는 그런 전체적인 셀 애니메이션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수작업보다 재미적 요소를 더 넣고자 노력한다. 수작업만으로 완성하는 것은 일본에서는 이제 사치스러운 일이 됐다.

왜 애니메이션 연출가가 되기로 했는가?
ㄴ 어릴 때부터 사람을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그게 뭘까 했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이 확 올라가고 있을 때, "이거다"라고 했다. 그 이후부터 이 길로 걸어서게 됐다. (영향을 받은 작품이나 사람이 있다면?) '톰과 제리'와 찰리 채플린이다.

'짱구는 못말려'의 주요 극장판에는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 많다.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의 형태는 어떻게 담아냈나?
ㄴ '짱구 아빠'와 '짱구 가족'은 일본에서 이상적인 아빠와 가족 형태다. 이상적인 가족으로 어떤 문제를 나타내고,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을 영화에 담아냈다.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여서 물건으로 취급하지 않고, 부모의 소유물로 인식하지 않게 대우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덩덩이 아빠'는 '짱구 아빠'와 반대 형태다. 어떤 의도였는가?
ㄴ 요즘 부모가 아이들에게 학원을 보낸다거나, 어떤 것을 가르치기 위해 굉장한 노력 하고 있다. 아이들도 바쁘고, 부모들도 교육에 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할 시간도 꼭 필요하다.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덩덩이 아빠'는 부모들의 욕심이 과한데, 너무 지나쳐서 학대에 가까운 상황으로 그려져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본에서 '짱구 가족'은 가장 이상적인 가족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상적인 가족만 있지는 않다. 일상 가족의 여러 문제가 있고, 그런 가족이 항상 옳은 일만 하지는 않는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담이지만 '액션가면'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ㄴ 의도적으로 줄이고 있지는 않다. '액션가면'에 대한 소재를 많이 써서, 식상해졌기 때문에 줄이고 있다. '액션가면'이 시기적으로 많이 늘어난 시리즈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25년간 '짱구'는 5살인데 언제 6살로 성장하나?
ㄴ '짱구'는 언제까지나 영원히 5살이다. (웃음)

외모가 동안이다. 동안 유지 비결이 있는가?
ㄴ 비결이라고 하기엔 어릴 때부터 나는 동안이었다. (웃음) 14살 때, 나를 6살로 본 사람이 있다. 남동생과 길거리에 들어가면 오히려 내가 동생이라고 봤고, 20살일 때도 중학생이라고 볼 정도로 동안이었다. 특별히 노력하는 것은 없다.

'짱구 가족'을 일본에서 워너비라고 했고, 5월에 결혼을 한 것으로 들었다. 본인도 그런 가족을 꿈꾸는데, 나중에 아들이 '짱구' 같이 태어난다면?
ㄴ 이상적인 결혼을 생각하면서, '짱구 가족'처럼 밝고, 커뮤니케이션도 잘 된 가족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만 작품처럼 32년 동안 갚아야 하는 대출은 물려받고 싶지 않다. (웃음) '짱구'와 같은 아이가 태어난다면 진짜 고생스럽겠다고 생각한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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