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공고는 포철고에, 배명고는 경북고에 완승하며 준결승 맞대결

▲ 2년 연속 청룡기 4강 진출을 확정한 후 기뻐하는 배명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2017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청룡기 선수권) 8강전 마지막 일정에서 안산공고, 배명고가 각각 승리했다.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선수권 12일 째 경기에서 안산공고가 포철고에 승리하며 무려 11년 만에 청룡기 4강에 올랐고, 배명고 역시 강호 경북고에 신승하며 2년 연속 선수권대회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제1경기 : 경기 안산공업고등학교 7-5 경북 포항제철고등학교

안산공고가 2006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청룡기 4강에 올랐다. 당시 김광현(SK)을 앞세워 전국 무대를 호령했던 안산공고는 올해 김도규-정철원 듀오에 주력 2학년 멤버들을 앞세워 8강전에서 포철고에 신승, 대권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선취점부터 안산공고의 몫이었다. 안산공고는 3회 초 2사 2루서 3번 홍의성의 1타점 중전 적시타에 이어 밀어내기로 두 점을 선취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그리고 5회에는 5번 박영준의 1타점 3루타, 그리고 6번 정지호의 3루 땅볼을 3루수 김정현이 뒤로 빠뜨리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여기에 8회 초 공격에서는 안타 하나 없이 포수 송구 에러로만 석 점을 내면서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포철고 역시 5회 터진 9번 이준규의 2타점 중전 적시타 포함, 8회에만 밀어내기 2개와 땅볼로 석 점을 추격하며,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뒤 이어 등장한 2학년 좌완 전용주의 구위에 눌려 역전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정철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에이스 김도규가 3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대회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 안산공고 부임 후 전력을 추스르고 있는 홍상욱 감독(사진 좌)과 홍 감독의 차남 내야수 홍의성(사진 우). 사진ⓒ김현희 기자

제2경기 : 서울 배명고등학교 3-2 대구 경북고등학교

누가 이겨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던 8강전 '서든 데쓰' 경기에서 배명고가 미소 지으며, 2년 연속 선수권대회 준결승에 올랐다. 당초 김경섭 감독은 경북고 배지환을 겨냥하여 수비 시프트도 변경하는 등 철저하게 데이터 야구로 맞섰다. 그러나 그 작전이 초반에는 먹히지 않았다. 1회 초 1사 2루서 3번 배현호의 평범한 2루 땅볼 때 2루 주자 배지환이 그대로 홈으로 데쉬하며 선취점을 허용했기 때문. 이후 양 팀은 5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배명고는 6회 말 공격서 역전에 성공했다. 무사 2, 3루에서 4번 이주호의 스퀴즈 때 홈 송구 에러가 겹치면서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기 때문. 계속된 1사 3루에서는 또 다시 투수 폭투로 한 점을 추가하면서 이렇다 할 적시타 없이 3점을 얻었다. 이에 경북고도 8회 초 1사 2, 3루 찬스서 3번 배현호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추격했다. 이 과정에서 배명고 중견수 양영수의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3루로 향하던 배지환이 홈으로 파고들었으나, 백업을 들어 온 투수 곽빈이 재빨리 홈으로 송구, 주자를 아웃시키는 데 성공했다. 경북고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워할 장면이기도 했다.

※ 청룡기 선수권 주요 히어로(MVP)

안산공고 내야수 홍의성 : 안산공고 vs 포철고 8강전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숨겨 있다. 안산공고가 낸 7점 중 적시타(타점)는 4점 뿐이었다는 사실이다. 만약에 이 4점이 없었다면, 11년 만의 4강 진출은 한낱 꿈이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바로 그 중요한 경기에서 1학년 홍의성이 선제 타점으로 포문을 열었다. 최종 성적은 5타석 4타수 2안타 1타점. 16강전에서도 추진호(내야수)와 더불어 타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더니, 8강전에서도 전혀 흔들림 없이 타석에 들어서서 제 몫을 다했다. 여기에는 아버지 홍상욱 감독의 혹독한 지도가 한 몫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모습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둘 모두 그라운드에서는 철저하게 '선수와 감독'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다. 홍의성의 형인 홍의리 역시 안산공고에서 아버지와 한솥밥을 먹었던 경험이 있는 인재. 현재 고려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다. 당시 형은 아버지와 함께 전국 4강까지 올랐던 경험은 없었다. 그러한 만큼, 11년 만에 청룡기 4강에 진출한 두 부자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 투-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팀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곽빈. 사진ⓒ김현희 기자

배명고 올라운더 곽빈 : 지난해에 이어 배명고의 투-타를 책임진 올라운더 곽빈이 모교의 2년 연속 선수권대회 4강을 견인했다. 타석에서도 안타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타격감을 이어간 곽빈은 오늘 경기에서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며 마당쇠 역할에 충실했다. 투수로서의 최종 성적은 4이닝 무실점, 타자로서는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정말로 두산 입장에서는 곽빈을 투수로 키워야 할지, 타자로 키워야 할지 고민할 만하다. 투수로 키울 경우, 동문 선배인 이경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되며, 타자로 키울 경우 두산은 제2의 김동주를 얻게 되는 셈이다. 경기 직후 만난 곽빈은 "이왕이면 투수로 성장하고 싶다"라며, 마운드에 조금 더 많은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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