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엠넷 '고등래퍼'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올 연초에 방영되었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고등래퍼' 우승자 양홍원. 사실 '고등래퍼'에 출연하기 이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었다. 왜냐하면, 이미 두 번이나 '쇼미더머니(이하 '쇼미')'에 참가한 경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 어떤 누구와 비교해도 모든 면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다. '고등래퍼'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스윙스는 그에게 "물건이다"라고 칭찬했을 정도.

하지만 그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절대 곱지 않았다. 그가 과거 학교에서 일진이었던 점과 학교폭력으로 여러 번 신고당했다는 사실이 그와 함께 학교에 다녔던 이들의 증언으로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이에 '고등래퍼' 측은 "양홍원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친다"며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양홍원이 스스로 일어서려고 노력하는 데 따뜻한 시선으로 봐달라"며 하차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다. 양홍원처럼 '고등래퍼'에 출연했다가 SNS에서 성매매 논란으로 자진 하차했던 장용준과는 사뭇 대조되는 행보였다. 이 때문에 양홍원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이 불편해졌다.

논란에 시달리면서 '고등래퍼' 우승을 차지한 이후, 양홍원은 곧바로 '쇼미6'에 도전장을 던지며, 3년 연속 출전하게 되었다. 양홍원은 출전한 이유에 대해 "아직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았다고 판단해서 한 번 더 도전했다"고 답했다. 미국의 잘나가는 프로듀서 스위츠비츠 또한 그의 1차 예선 영상을 보고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점찍었기도 했다.

▲ ⓒ 네이버 TV

'고등래퍼'에서 보여줬던 그의 실력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과거 행적이 반사효과를 내는 것인지 네이버 TV에 업로드된 '쇼미6' 영상에서도 양홍원의 영상 조회 수는 12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53만 1,203회를 기록하며 압도적이다. 힙합 팬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는 우승 후보 넉살의 영상 조회 수에 거의 두 배에 가깝다.

2차 예선까지 통과한 시점에서, 시청자들은 양홍원의 출연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이기에 참가를 제한할 수는 없지만, 논란이 발생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실력으로 잠재우겠다는 말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시청자들은 "화제성을 위해 논란이 있는 참가자들을 출연시키는 것이냐"며 제작진까지 비난하고 있다.

▲ ⓒ 엠넷 '쇼미더머니6'

양홍원의 과거 행적을 인지했는지, 제작발표회 당시 "건강한 힙합 문화를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던 타이거JK는 유일하게 양홍원에게 2차 예선에 '탈락'을 부여했다. 타이거JK는 "젊은 나이에 리듬 잘 타고 멋진데 자기가 원치 않더라도 책임을 어느 정도 지면서 살아야 한다. 말이 총알보다 무서워질 수 있다는 걸 알면서 멋진 래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코 또한 양홍원에게 "1차(예선) 심사를 보면서 십자 귀걸이 한 사람들만 50명을 봤다. 심지어 딕션도 (양홍원과) 비슷하게 한다"며 언급했다. 쉽게 말해, 양홍원의 행적 하나하나가 자라나는 10대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미다.

'쇼미' 열풍 때문에 래퍼들은 오늘날 10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쇼미6'만 하더라도 고등학생부터 초등학생 참가자들이 줄을 이뤘다. 게다가 10대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양홍원의 일거수일투족이 '고등래퍼'부터 낱낱이 공개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영향력이 10대 얼마나 끼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방송에서 등장하는 양홍원은 끊임없이 논란거리가 될 것이다. 자신에게 새겨진 '주홍글씨'가 말끔히 지워지기도 전에 '쇼미6'에 연달아 도전한 것은 실수다. 남은 '쇼미6'에서 양홍원이 얼마만큼 올라가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따라 그를 따라다니는 논란 또한 여전히 커지거나 혹은 사그라들 것이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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