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년의 이야기

독립예술제, 1998년 대학로

[문화뉴스 MHN 서울프린지] 독립예술의 시작,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7의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연극, 거리극, 음악, 시각, 영상 등 다수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는 52팀, 1000여 명  예술가들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공공의 유휴공간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마치 잠깐의 신기루처럼 축제의 장으로 변하는 것이다. 대학로와 예술의전당 그리고 홍대를 거쳐 오늘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항상 발전과 변화를 모색했고 올해 20번째 축제를 맞이한다. 이를 기념하여 본 기사에서는 서울프린지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20년의 여정을 담고자 한다.

패기 가득했던 도전과 홍대 주변에서의 정착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1년 홍대 일대

1998년 독립예술제라는 제목을 걸고 대한민국의 첫 독립예술제가 탄생했다. 다원화라는 기치를 걸고 나아가는 사회•문화적 발전과 21세기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어떻게 보면 독립예술제의 탄생은 필연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본 축제는 당시 권위적 기성문화를 대변하는 대학로와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졌고 큰 사회적 반향과 성공을 얻게 되었다. 이후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2001년 홍대로 거점을 옮겨 인디문화의 산실인 홍대 일대와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인디음악, 시각예술, 거리예술, 무대예술, 그리고 독립영화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장르를 아우르는 독립예술제를 꾸리게 되었다. 다음 해인 2002년, 독립예술제는 새로운 문화 예술 생산의 본거지로 기능하기 위해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바꾸게 되었다.

‘예술가의 자유 참가로 이루어지는 페스티벌’이라는 전무후무한 카피를 내걸고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2002년부터 매년 홍대 주변의 여름을 뜨겁게 달구게 된다. 페스티벌을 매년 안정적으로 이끌 서울프린지네트워크가 출범했고 축제에서는 내부공사, 암중모색, 이구동성, 고성방가, 중구난방으로 섹션을 나누고 여러 가지 기획•부대 프로그램들이 시행되는 등 이전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축제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또한 문화 예술의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시도 역시 본격적으로 체계적인 방향을 갖게 된다.

새로운 도전, 예술가의 무대 서울월드컵경기장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5년 서울월드컵경기장

홍대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무대공연예술 중심의 페스티벌로 운영이 전환되었고 경계가 불분명한 작품들의 흐름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간헐적으로 시도되었던 ‘BYOV(Bring Your Own Venue)’가 2011년부터 전면적으로 축제의 한 축으로 자리하게 되었고 블랙박스가 주는 정형적인 표현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와 신선한 소통의 공간을 맞이하고자 했다.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예술가들이 더욱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축제의 방향성과 함께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당시 홍대 일대에서 화두가 된 젠트리피케이션을 계기로 홍대 주변이 더 이상 예전의 그 독립적인 정신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그렇게 홍대 주변 이후의 공간을 모색하던 중 공공재임에도 연중 개방일이 40여 일에 그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발견하게 되었다. 경기장 측 역시 공공시설물 활성화 계획을 바탕으로 프린지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 앞의 종합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사무국을 경기장으로 옮기고 2015년서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장에서 확장된 공간성을 실험하는 <공간실험무대>를 진행하게 되었다. 응원과 우려 속에서 경기장으로 이사 온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예술가 스스로 자신들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Way To Fringe (프린지로 가는 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과 함께 프린지페스티벌만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프린지의 가치를 이어가고자 한다.20년의 여정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임을 알린다. 프린지만의 프린지다운 이색적인 공간을 탐색하고 예술가들을 지속해서 응원할 것이다. 예술가의 무대, 예술적 시간으로 채워나갈 서울프린지페스티벌만의 여행을 기대해 본다.

문화뉴스MHN x 프린지페스티벌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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