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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드라이브 후마니타스] 내 인생의 배경음악

기사승인 2017.06.27  11: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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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DJ 래피 nikufesin@munhwanews.com.
글 쓰는 DJ 래피입니다. 두보는 "남자는 자고로 태어나서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이며 문사철을 넘어 예술, 건축, 자연과학 분야까지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래피] "음악은 만물의 조화를 표현한다."

피타고라스에게 세계란 스스로 운동하는 우주가 발하는 조화로운 소리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자연의 질서가 음악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했으며, 그에 따라 음악을 통한 정신적 정화를 강조했다. 자연의 음악적 조화는 인간의 내면에 영향을 미쳐 내적 조화를 이루게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영화에는 항상 멋진 배경음악이 존재한다. 영화는 영상과 더불어 음악이 있어야 비로소 완전해진다. 우리 인생도 각자 배경음악을 가지고 있다. 나는 Jose Feliciano의 <Once There Was A Love>를 듣고 있노라면 꼬꼬마 초등학생 시절 큰누나 따라다니며 파르페 얻어먹던 진주 중앙시장의 커피숍이 떠오르고, Joy의 <Touch By Touch>를 들을 때면 소풍 가서 붐박스 어깨에 메고 춤추던 금산 연못에 어느새 내가 가있다. Boney M의 <Happy Song>을 들으면 얼른 공책을 꺼내 가사를 한글로 받아 적어야 할 것만 같고, Bad Boys Blue의 <You're A Woman>은 공단 시장 롤러장에서 갈고닦은 춤실력을 중학교 수학여행에서 마음껏 발휘하던 그 순간을 떠오르게 한다.

 

   
 

그런가 하면 정태춘의 <떠나가는 배>는 하대동 남강 빌라 2층의 먼지 자욱한 형의 카세트테이프 냄새까지도 기억나게 한다. 노고지리의 <찻잔>을 들으면 진주에 처음 노래방이 생겼을 때 동전을 담던 소쿠리가 기억나고, Eric Clapton의 <Wonderful Tonight>만 들으면 나는 다시 고교생이 된다. 1992년 고2 때 밴드로 첫 공연을 했는데 생애 첫 공연의 첫 곡이 그 노래였다. 그런데 지금 불혹의 나이가 넘어서도 그 노래를 들으면 당시의 기분, 감정, 느낌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1994년 대학 1학년 때는 작은누나와 잠실 삼전동에서 살던 시절이었는데, 학교 앞 노래방에서 박헌종의 <꿈꾸는 도시>란 노래를 참 많이도 불렀다. 하지만 지금은 음원사이트에서도 그 노래를 구할 수가 없다. 그 음악은 이제 내 머릿속에서만 존재한다.

 

   
 

음악과 연결된 회상은 그냥 우리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관념적 회상과는 달리 감각적이다. 음악은 감각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우리의 감정을 순식간에 바꾸고 가슴을 떨리게 한다. 음악은 우리를 과거 속으로 데려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당시의 감각을 생생히 일깨운다. 그래서 나는 <Wonderful Tonight>을 들을 때마다 고등학생이었던 당시의 정서와 감각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음악은 비물질성을 가지고 있다. 음악의 비물질성은 음악을 만드는 소리가 물질이 아니며, 그렇다고 외부에 존재하는 구체적 대상도 아니라는 점에 기인한다. 소리는 물건처럼 눈에 보이는 곳에 있지 않고 냄새나 맛처럼 그 근원이 분명하게 외부에 있지도 않다. 소리는 어떤 물체의 진동상태이고 그 진동이 공기를 통해 귀에 전달됨으로써만 성립한다. 음악의 재료인 음 역시 소리이기 때문에 음악은 소리의 이러한 속성에 묶여 있다. 이 때문에 음악은 감정이나 정서에 직접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며 가상을 현실화할 수 있다.

 

   
 

공자는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었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모를 정도로 즐거워했던, 진정한 마니아였다. 뿐만 아니라 공자 자신도 직접 악기를 배워 연주했다고 전해진다. 음악 없는 세상은 견디기 힘들다. 음악은 공기와 같다. 공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평소에 그것의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할 뿐이다. 사람들은 그때그때의 기분과 정서에 따라 음악을 선택하고 음악과 함께한다. 실연당했을 때는 그 어떤 친구보다도 음악이 최고다. 수험생들은 공부를 하면서도 음악을 틀어놓고, 직장인들은 전철에서, 버스에서, 회사에서도 음악을 듣는다. 음악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다면 우리는 영원한 친구 하나를 잃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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