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많은 덕수고 전력 속 마산용마고 등 경남 지역도 대권 '호시탐탐'

▲ 황금사자기 우승 당시 덕수고. 청룡기에서도 우승 전력에 가까운 학교 '0순위'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고교야구 선수들의 뜨거운 승부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오는 7월 2일부터 목동 야구장에서는 '제72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2017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 스포츠조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이하 청룡기)' 대회가 열리게 됐다. 프로 신인지명회의를 앞두고 국내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선수권대회(Championship)가 열린다는 것은 자못 의미하는 바가 크다. 본선에 진출한 40개 학교 중 6월 1차 지명권자가 몇 명이나 배출되느냐의 여부, 전반기 왕중왕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후반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흙 속의 진주'가 누구인지의 여부가 그러하다.

이러한 가운데, 청룡 여의주의 주인을 가리게 될 대진표도 이미 감독자 회의를 통하여 확정됐다. 다소 흥미로운 대진이 1회전부터 열리게 되는 경우도 있고, 다소 전력 차이가 나는 학교가 1회전이나 32강전에서 맞붙는 경우도 있다. 어느 경우건 간에 본선에 진출한 40개 학교 모두 소정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덕수고, 청룡기 선수권 2연패 '0순위'
마산용마고, 광주동성고, 휘문고, 서울고, 장충고,
경남고, 성남고, 배명고, 유신고, 경북고 '4강 복병'

대진 추첨이 이루어지고 나면, 객관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우승에 도전할 만한 학교들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학생야구에서, 그것도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전국무대에서 객관적인 전력은 늘 '참고 자료'가 될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을 통하여 황금사자기 대회가 진행되는 과정을 가늠해 보는 것도 고교야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대진표를 통하여 가장 우승에 가까운 팀을 선택하자면, 단연 덕수고등학교다. 이미 전반기에 황금사자기를 2연패하면서 올해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했음을 증명해 보였다. 더구나 덕수고는 지난해 청룡기 선수권에서도 우승을 경험하면서 시즌 2연패를 경험한 바 있다. 올해도 시즌 2연패로 전개될 가능성이 자못 높은 편이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정상적으로 흘러가기 위해서는 16강전과 8강전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전반기에는 잔실수를 많이 하는 등 다소 '덕수고 답지 못한' 모습을 자주 보여준 바 있다. 이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정윤진 감독은 황금사자기 때 가장 상태가 좋았던 에이스 양창섭을 아예 후반기에 쓰지 않았다. 이 점이 청룡기에서 덕수고에 큰 무기가 될 전망. 다만, 덕수고가 자랑하는 '양백김 트리오(양창섭-백미카엘-김동찬)'가 완전하지 않다는 점이 또 변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이드암 박동수, 부상에서 복귀한 장신 투수 박용민 등 '양박 듀오'의 가세가 어떠한 힘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내야수 김민기, 외야수 신승환-이인혁 듀오, 그리고 한화 김주현의 동생이기도 한 2학년 김주승 등이 버틴 타선의 힘은 나쁘지 않은 편. 그러나 4번 타자로 맹타를 퍼부은 주장 윤영수(포수)가 부상으로 4주간 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점이 치명타다. 이에 정윤진 감독은 공-수의 복병으로 2학년 포수 김시원을 점찍었다.

이러한 덕수고의 독주를 막을 만한 학교로는 마산용마, 광주동성, 휘문, 서울, 장충, 경남, 성남, 배명, 유신, 경북고가 손꼽힌다. 1회전에서 청원고를 만나는 마산용마고는 황금사자기 준우승의 기세를 이어갈 경우, 32강전에서 또 다른 강호 광주동성고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서 양 교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팀이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마산용마고는 전반기부터 시작하여 유일한 패배를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야 당했다. 후반기에도 무패 행진을 기록, 현재 기세가 올라와 있다. 150km의 속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장신 정통파 이승헌을 비롯하여 황금사자기 감투상의 주인공 사이드암 이채호, 좌완 박재영 등 마산용마고의 '이채영 트리오'가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큰 무기다. 여기에 2학년생으로 사이드암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이찬욱을 비롯하여 1학년 우완 정통파 김태경도 형님들을 도울 준비를 마쳤다. 물론, 강동권, 이상혁, 유도훈 및 박수현, 김현우 등이 버티고 있는 타선의 힘은 이미 검증이 끝난지 오래다. 여기에 월드 파워 쇼케이스에 참가하여 그 파워를 검증 받은 홈런 타자 오영수도 청룡기 우승을 벼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 경기 후 김성훈 감독으로부터 훈시를 듣는 마산용마고 주요 선수들. 사진ⓒ김현희 기자

황금사자기에서 4강에 오르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광주동성고는 사실 지난해에도 전국 무대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학교였다. 실제로 김진호(NC)를 포함하여 프로 선수만 다섯 명을 배출했다. 다만, 실력에 비해 운이 따르지 않았던 부분이 아쉬웠을 뿐이다. 그러나 올해는 그 다섯 명 없이도 전국 4강에 올랐다. 그 중심에는 2학년 올라운더 김기훈이 있다. 좌완 투수로는 이미 147km가 넘는 속구를 선보이고 있고, 타자로도 홈런포를 가동한다. 4번 타자 포수 한준수도 있다. KIA가 1차 지명권을 타자로 행사할 경우, 지명 0순위가 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장타력이 빼어난 2학년 이명기, 발 빠른 외야수 김민호 역시 팀 전력에 보탬이 되고 있다. 동성고는 32강 첫 경기에서 마산용마고 vs 청원고 승자와 만나게 된다.

전반기에 서울의 강호들에 밀려 황금사자기 진출에 실패했던 휘문고는 사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팀이었다. 마운드의 높이가 이미 전국 레벨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휘문고에는 '우리만 나오면, 안심해도 된다'라는 의미의 '안심히 트리오'가 있다. 156km의 속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우완 특급 안우진을 포함하여 예리한 볼 끝의 김민규, 안정적인 제구력을 구사하는 이정원이 그 주인공이다. 전국 본선 무대 특성상, 셋의 얼굴을 한 경기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최태원 코치의 아들이기도 한 외야수 최준서, 1번과 3번을 오가며 맹활약중인 내야수 최정태, 포수이면서도 주장 완장을 찬 이준, 중심 타선의 임근우와 2학년 특급 김대한이 버틴 라인업 역시 만만치 않다. 여기에 1학년 멤버로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올라운더 황재영도 5분 대기중이다.

▲ 지난 시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휘문고 안우진. 전반기와는 달리, 청룡기에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전반기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대전고에 일격을 당한 서울고 역시 사실은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바로 이 서울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선수가 '야구 천재'로 불리는 강백호다. 포수, 외야수, 내야수, 투수 등 2루수와 유격수를 빼고 안 해 본 포지션이 없다. 타자로는 홈런 타자, 투수로는 150km를 넘는 속구를 던진다. 강백호 외에도 4번 타자 이재원과 리드 오프 최현준, 그리고 홈런 타자 2학년 송승환도 있다. 전통적으로 타력이 강한 팀이라는 이미지가 올해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투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연투 능력이 뛰어난 3학년 주승우를 비롯하여 2학년 와일드씽 최현일-이교훈 듀오가 항시 5분 대기중이다. 변수는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최현일이 이번 청룡기 대회에서 짧게나마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장충고 역시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로 손꼽혔음에도 불구하고 전반기 황금사자기 진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일까?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한을 후반기 때 마음껏 풀었다. 장충고에는 두 명의 우완 에이스, 성동현과 최건이 있다. 이른바 '성동건 듀오'로 불리며 시즌 전부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만, 둘 모두 100%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 변수. 그나마 2학년 에이스 김현수가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 속구도 일품이지만, 타자로도 홈런을 기록하며, 사실상 혼자 팀을 이끌다시피 했다. 지난해 도루왕 최준우, 발 빠른 외야수 박준호 등이 버티고 있던 타선은 전반기 내내 부진하다가 후반기에 부쩍 힘을 냈다.

- 청룡 여의주에 도전할 수 있는 나머지 5학교는? 2편에서 계속 -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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