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DJ 래피 nikufesin@mhns.co.kr.
글 쓰는 DJ 래피입니다. 두보는 "남자는 자고로 태어나서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이며 문사철을 넘어 예술, 건축, 자연과학 분야까지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래피] '평범'을 '특별'하게 바꾸는 힘은 바로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알고 있더라도 각자의 인생에서 자존감을 실천으로 대입시키기란 쉽지 않다. 자존감을 상승시켜주는 근원은 바로 내 안에 있다.

1900년에 출간된 '오즈의 마법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명작이다. 이 작품에는 뇌를 갖고 싶어 하는 허수아비와 심장을 갖고 싶어 하는 양철 나무꾼, 그리고 용기를 갖고 싶어 하는 사자가 등장한다. 사자는 괴물을 만나 쫓기다가 계곡에서 친구들을 등에 업고 건너뛰었다. 겁쟁이였던 사자한테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을까?

사실 사자는 처음부터 그런 힘을 갖고 있었다. 단지 두려움이라는 마음의 벽 때문에 자신의 힘을 믿지 못했을 뿐이다. 우리는 모두 '오즈의 마법사'의 사자와 같이 충분한 능력과 힘을 갖고 있는데, 스스로의 능력을 썩히는 경우가 많다. 부끄러움은 실상 자신이 만들어 놓은 마음의 벽일 뿐이지 드러내놓고 보면 별것 아니기 때문에 뚫고 지나가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독일의 극작가이자 계몽사상가인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의 '현자 네이단 (Nathan der Weise)'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12세기 말의 예루살렘에 사람들로부터 '현자 네이단 (유대교를 대표)'이라고 불리는 부유한 유대인 상인이 있었다. 어느 날 술탄 살라딘 (이슬람교를 대표)의 부름을 받고 찾아간 그는 유대교와 이슬람교, 그리스도교 가운데 어느 것이 진정한 종교인지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네이단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순간적으로 세 반지 이야기(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 나오는 '3개의 반지'이야기)를 떠올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위기를 모면한다.

그 이야기란 가보로 내려오던 반지를 세 아들 가운데 누구에게 물려주어야 할지 고민하던 상인이 진짜와 똑같이 생긴 2개의 가짜 반지를 만들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아버지가 죽은 뒤 형제들 사이에 누가 진짜 반지의 소유주인가를 놓고 싸움이 일어난다.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재판관은 "각자 자기 반지가 진짜라고 믿으면 된다. 그리고 진짜 반지가 지니고 있다는 힘, 곧 신과 인간에게 사랑을 받게 된다는 힘이 자신에게 나타나도록 각자 노력하도록 하라"라고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술탄은 네이단의 이 이야기에 진심으로 감탄하고 네이단을 협박해 돈을 빼앗으려 했던 자신의 마음을 부끄럽게 여긴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어느 마을에 쥐가 살고 있었는데, 그 쥐는 고양이가 무서워 꼼짝도 못 하고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신이 쥐의 신세가 너무 불쌍해 쥐를 고양이로 만들어 주었다. 고양이로 변한 쥐는 너무 기뻤다. 그런데 이제는 개가 무서워서 살 수가 없었다. 다시 신은 그 쥐를 호랑이로 변신시켜 주었다. 그런데 이제는 사냥꾼이 무서워 살 수가 없었다. 그러자 신이 탄식하며 이렇게 말했다. "너는 다시 쥐가 되어라. 무엇으로 만들어도 쥐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어쩔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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