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누군가가 이걸 기획했다면 아주 영리하고 정확하게 이 시스템을 파악해서 기획한 것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 '더 플랜'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20일 개봉한 영화 '더 플랜'은 선거 과정과 결과에서 부정 개표 의혹이 있었던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이 남긴 '숫자'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다. 언론인 김어준이 제작을 맡았고, 최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2년 대선 당시의 표가 아직 보관되어있는가?"를 묻자 언론인 김어준은 "표는 아직 보관되어있다"며 "그러나 이미 수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그 표를 다시 꺼내서 재조사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누군가 이미 손을 댔을 수도 있고. 표를 꺼내 재조사하려면 선거 직후에 바로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선관위가 기계 해킹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며 "또한, 개표 사무원들이 대부분 동원된 공무원들인데 그들을 다 매수할 수는 없는 것이라 대답했다"는 질문에 언론인 김어준은 "사람을 매수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 영화의 핵심이다. 2012년에는 대단히 빠른 속도로 이 기계들이 표를 토해냈다. 한 번이라도 참관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사람 눈의 피로도라는 게 있다. 똑같은 장면을 새벽까지 계속 보면 똑같이 걸러낼 수 없다. 그래서 지금은 그 속도를 줄이겠다는 게 선관위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어준은 "지난 2012년에는 기계가 분당 300장을 토해냈다"며 "사람이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참관인도 7시, 8시 이후에는 제대로 없었다. 사람도 당연히 기계가 맞겠거니 하고 100장씩 묶어 놓으면 그냥 대충 넘기는 거다. 기계가 정확하고 빠르다는 두 가지 믿음 때문에 기계를 사용한 것이다. 일본도 이렇게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하는데 차이가 있다면 사람이 손으로 센다. 일본은 도장을 찍는 게 아니라 한자를 직접 쓰기 때문에 우리보다 판독이 훨씬 어렵다. 그런데 그것을 사람이 손으로 먼저 세고, 그게 맞는지 기계에 넣어본다. 그런 후에 사람이 또 센다"고 말했다.

"똑같이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하지만, 우리는 투표지 분류기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뱉은 것을 사람이 맞는지 체크해야 하는데, 1.5 시나리오는 기계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서 제대로 체크를 못 한다는 허점을 파고든 것"이라고 말한 김어준은 "누군가가 이걸 기획했다면 아주 영리하고 정확하게 이 시스템을 파악해서 기획한 것이다. 절차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정말로 사람이 한 장 한 장 다 센다면 완벽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김어준은 "이 플랜이 박근혜 후보가 원래 이긴 선거를 좀 도와준 건지, 진 선거를 뒤집은 건지, 그건 우리가 알 수 없다. 그것은 우리의 관심사도 아니다. 똑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게 목적이다. 순서 하나만 바꿔도 된다. 사람이 먼저 세고 기계가 나중에 세는. 비용이 더 드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불신하는 것도 아닌, 그저 정확하게 카운팅 하자는 거다. 선관위가 이 제안을 받아줄 거라고 믿는다. 받아주지 않는다면 똑같은 위험에 또다시 노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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