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인터뷰' 한국인 크리에이티브팀 박태종·이충제·이병철·정지영·신승규·윤소리 인터뷰

   
▲ (왼쪽부터) 이병철 조명 디자이너, 정지영 협력 조명 디자이너, 박태종 음향 디자이너. ⓒ 김현준 연출

[문화뉴스] 뉴욕에서 뮤지컬 '컴포트 우먼', '그린카드' 등을 제작해 국내외 매체에서 화제를 부른 김현준 연출과 연극 'Q'로 이름을 알린 요제프 K 연출이 공동 연출한 '인터뷰'가 (현지시각)5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오프 브로드웨이 세인트 클레멘츠 극장에서 2월 10일부터 5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인터뷰'는 추정화 작가, 허수현 작곡가가 2016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창작뮤지컬이다. 한국어로 쓴 뮤지컬이 영어로 번안돼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최초의 작품이다. 프로듀서 김수로의 큐레이팅 뮤지컬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초연 후, 일본 교토에도 진출해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이번 공연은 김수로와 김민종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주연을 맡은 조쉬 바디에의 연기가 호평을 받은 가운데,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지키고 있는 6명의 한국인을 본지에서 단독으로 소개한다. 박태종 음향 디자이너, 이충제 협력 음향 디자이너, 이병철 조명 디자이너, 정지영 협력 조명 디자이너, 신승규 무대 디자이너, 윤소리 조연출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대부분은 뉴욕에서 뮤지컬 제작에 실제로 활동하고 있다. 그들에게 뮤지컬 '인터뷰' 작업 소감과 뉴욕 뮤지컬 시장 진출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살펴본다.
 
박태종 음향 디자이너
뮤지컬 '인터뷰' 음향 감독을 하게 된 계기는?
ㄴ 7년 동안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인들과 같이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이제 미국시장에서 시작하는 한국 연출·스태프가 하는 작품에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작품을 같이 하기로 했다.
 
   
▲ (왼쪽부터) 이병철 조명 디자이너, 신승규 무대 디자이너, 박태종 음향 디자이너. ⓒ 김현준 연출
 
뮤지컬 '인터뷰'에서 특별히 음향적으로 신경 쓰고 있는 장면을 들려 달라.
ㄴ 연출의 의도가 있다. 무대가 한 인격의 머릿속을 세트로 만들었다. 여기에 객석 또한 무대의 연장선상으로 봤다. 그래서 '서라운드 시스템'으로 객석을 채워서 공간감을 최대로 신경을 썼다. 특별히 한 장면을 염두에 두진 않았다. 더군다나 밴드가 객석 옆에 있어서 어쿠스틱 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음향 일을 맡았는데, 일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차이점은?
ㄴ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들의 인식이라고 해야 할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운드 디자이너에 대한 생각이다. 여기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디자이너는 작곡가나 연주자 출신들이 많다. 물론 나도 작곡과 연주를 했기 때문에 일을 처음 시작할 수 있었지만, 사운드 디자이너나 공연을 같이하는 믹싱 엔지니어에 대해서 여기는 뮤지션이라고 인식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공연을 보러오는 관객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 브로드웨이 믹싱 엔지니어('잇 슈다 빈 유(It Shoulda Been You)'), 한국인 최초 오프 브로드웨이('실버 코드(Silver Cord)', '그린카드(Greencard)'), 오프오프 브로드웨이 사운드 디자이너('오디너리 데이즈(Ordinary Days)', '브루클린 연극 페스티벌(Brooklyn Play Festival)') 등으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한국인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뉴욕 뮤지컬 시장에 진출을 꿈꾸고 있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ㄴ 내가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먼저 이곳에 일을 시작했던 선배들이 없어서 아무런 정보가 없었고, 막막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항상 물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생겼으면 자신을 믿고 나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후배님들이 이곳에 일을 하시고 싶다면, 준비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 궁금한게 있으시면 이메일을 하셔도 좋다.

뮤지컬 '인터뷰'를 보러 와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ㄴ 개인적으로는 정말 작품을 이렇게 고생하면서 힘들게 올린 작품이라, 관객들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 배우, 스태프, 연출 누가 더 열심히 하고 고생하고를 말할 수 없다. 다들 너무 수고하고 고생한 작품이다. 
 
   
▲ 뮤지컬 '인터뷰' 공연 장면. ⓒ Namsik Kim
이충제 협력 음향 디자이너
뮤지컬 '인터뷰'에 어떻게 참여했고, 맡은 역할은?
ㄴ '사운드 박 NY(Sound Park NY)'에서 박태종 감독님을 도와 이번 뮤지컬에서 협력 음향 디자이너(Associate Sound Designer)로 일하고 있다.

뮤지컬 '인터뷰'의 작업과정은 어땠나?
ㄴ 젊고 패기 넘치는 스태프들과 함께 준비 한 공연이기 때문에, 준비 과정부터 공연까지 즐거웠다. 많이 배우면서 공연에 임하고 있다.

뮤지컬 '인터뷰' 넘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 
ㄴ 모든 곡이 좋고 뮤지컬과 잘 어울린다. 그중 한 곡만 선택한다면, '조안 베빙턴'(Joanne Bevington)이 부른 '시티 오브 엔젤(City of Angel)'이다. 개인적으로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뮤지컬에서 유일한 발라드 장르의 곡이고, 에린 코머(Erin Kommor)가 이 곡을 잘 해석해서 부른 것 같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조안'의 애절한 감정이 느껴지고 로스앤젤레스가 그려진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ㄴ 나는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왔다. 현재 미국에서 생활하며 학업을 마치는 과정에 있다. 나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다. 많은 사람과 만나 대화하며 의사를 전달해야 하려면 영어가 기본이고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언어를 익히고 습득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외에는 힘든 점 보다는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기회가 많다. 그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미국에서의 삶이 기대된다.
 
   
▲ 뮤지컬 '인터뷰' 공연 장면. ⓒ Namsik Kim
 
이병철 조명 디자이너
어떠한 계기로 뮤지컬 '인터뷰'에 참여하게 됐나?
ㄴ 김현준 연출님과 음향 디자이너 박태종 씨가 함께하자고 제안을 하셔서 참여하게 됐다.

이번 무대 조명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가?
ㄴ 무대 디자이너의 콘셉트가 인물의 머릿속을 표현한다고 했다. 나 또한 머릿속에 일어나는 사건을 컬러와 빛에 강도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뮤지컬 '인터뷰'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 각각의 캐릭터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살리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ㄴ 인물마다 각자의 성격이 있다. 그래서 인물을 상징하는 컬러를 사용했다. 예를 들면, '지미'는 강한 인물이라 생각해서 레드, '우디'는 옐로우, '앤'은 핑크, '노네임'은 화이트를 사용했다. 그리고 조명으로 그림자를 많이 표현했다. 실체의 모습에서 그림자를 통해서 다른 자아를 보여주기 위한 효과다.

뉴욕 뮤지컬 시장에 진출을 꿈꾸고 있는 친구들에게 한마디를 해준다면? 
ㄴ "준비 잘하고 오세요"는 장난인데…. 그런데 준비 잘하고 오셔야 한다. 막연한 꿈만 쫓지 말길 바란다.

뮤지컬 '인터뷰'를 보러 와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ㄴ 처음으로 한국 작품이 영어로 번안된 공연이다. 그동안 많은 한국 공연들이 왔지만, 한국말로 공연해서 현지 분들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영어로 공연하니까, 현지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 작품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많은 한국인 스태프들이 참여한 작품이라서 보셨으면 한다.
 
   
▲ 뮤지컬 '인터뷰' 공연 장면. ⓒ Namsik Kim
 
정지영 협력 조명 디자이너
뮤지컬 '인터뷰'에 어떻게 참여했으며, 작업과정은 어땠는가?
ㄴ 이병철 조명 디자이너님의 추천으로 협력 조명 디자이너로 참여하게 됐다. 준비 기간 동안 많은 디자인 작업과 아이디어 회의가 있었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의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작업했다. 그런데도 실제로 공연장 들어가서 짧은 기간 안에 마무리하는 것은 모두에게 힘든 부분이었다. 모두의 열정이 있어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뮤지컬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그 이유가 있다면?
ㄴ 각각의 인격으로 변화되는 부분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노네임'으로 변화되는 과정이 그 인격이 가진 감성과 세계까지 잘 표현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한다.

앞으로의 공연 계획은?
ㄴ 미국에서 한국 연출님과 한국 디자이너들과 함께하는 프로덕션은 이번 공연이 처음이었는데, 감성이 잘 맞아서 즐겁게 작업했다. 기회가 있으면 한국 작품들을 해보고 싶다.
 
   
▲ 뮤지컬 '인터뷰' 공연 장면. ⓒ Namsik Kim
 
신승규 무대 디자이너
어떠한 계기로 미국에 오게 됐나? 뮤지컬 '인터뷰'에 무대 디자이너로 참여한 계기는?
ㄴ 한국에서 회사를 잘 다니다가, 뉴욕에서 공연을 보고 싶어서 6개월만 있다가 갈려고 했다. 어찌하다 보니, 이렇게 눌러앉게 됐다. 뮤지컬 '인터뷰'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조명 디자이너 이병철 씨가 김현준 연출을 소개해줬고, 한국 공연이 뉴욕에서 '뉴욕 버전'으로 새롭게 만들겠다고 한 점이 흥미로웠다.

이번 뮤지컬 '인터뷰' 무대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은? 영감은 어디에서 가져왔나?
ㄴ 최종 디자인이 나오기까지 몇 번의 난관이 있었지만, 김현준 연출님, 요제프 연출님과 처음에 이야기했던 주된 콘셉트를 가져가고 싶었다. '맷'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5개 이상의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는 인물인지라, 어느 한 감정선만을 무대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연출, 조명 디자이너와 미팅도 많이 했다. '맷'의 엉켜있는 일반적이지 않은 정신세계 같은 것과 조금은 비뚤어진 별들의 각도를 검은색과 하얀색으로 확실한 대비를 주고 싶었다. 영감은 많은 리서치를 했고, 거기에서 가져온 듯 하다.

뉴욕 뮤지컬 시장에 진출을 꿈꾸고 있는 친구들에게 한마디를 해준다면? 앞으로 계획을 들려 달라.
ㄴ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길, "내가 뭔가 하고 있구나"라고 할 만큼의 단계에 가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다. 나도 지금 그 시간을 인내하면서 즐기고 있다. 천천히 즐길 마음으로 도전하는 게 어떤가 생각한다.
 
윤소리 조연출
이번 작품에서 맡은 역할과 그 역할을 설명한다면?
ㄴ 주로 하는 일은 연출님을 도우며, 프로덕션에서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맡아서 하는 것이다. 조연출이라는 타이틀이 프로덕션 안에서 디자이너같이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거나 무대감독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을 하는지 궁금해 하실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서, 조연출은 연출가 밑에서 트레이닝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므로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무슨 일이든지 다 발 벗고 나서서 하는 이유가 있다.
 
   
▲ 뮤지컬 '인터뷰' 포스터
 
훌륭한 연출가들은 프로덕션의 모든 분야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알고 팀을 진두지휘 하므로, 누구든지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면 일단 가리지 않고 나서서 한다. 그것이 이 일의 시작이다. 그렇게 모든 일을 도맡아 하다 보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배우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애정도 생긴다. 저절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보통 '어시스턴트(Assistant)'라는 타이틀이 붙는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의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그 팀을 돕는 것이 본분이듯, 연출가분들이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연출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게 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이 프로덕션에 참여하게 됐나?
ㄴ 나는 사실 김현준 연출님과 3년째 일하고 있다. 뮤지컬 '인터뷰'가 벌써 4번째 함께하는 작품이다. 처음 김현준 연출님 오프브로드웨이 데뷔작인 '컴포트 우먼'에서 음악감독의 어시스턴트로 시작했고, 작년 뮤지컬 '그린카드'의 무대감독으로,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여러 여건으로 인해서 고민 끝에 연출님 가장 가까이 옆에서 도울 수 있는 조연출을 맡게 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현준 연출님과 요제프 연출님이 공동으로 연출하시는 현장에서 일을 하므로 더 많은 것들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어서 뜻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디서든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이국땅에서 함께 열정을 가지고 꿈을 쫓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정말 이 프로덕션을 이끄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한 일이고, 앞으로 더욱 많은 기회가 한국 창작뮤지컬 시장에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초로 한국과 일본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한국 창작뮤지컬 작품이기 때문에, 프로듀서분들부터 저 조연출까지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공동연출이기 때문에 우려하시는 분들의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두 연출가가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허설마다 배우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이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에너지들이 어느 하나 놓칠 것 없는 장면들을 만들어 내고 있으므로, 여느 스릴러 장르의 뮤지컬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