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당신에게 '숨 쉴 구멍' 되어주는 연극 '크로키키 브라더스'

어둡고 작은 소극장에, 멜빵 바지를 입은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그들은 70분 동안 쉬지 않고 준비한 퍼포먼스들을 꺼내놓으며, 퍼포먼스의 빈 시공간을 관객들이 채울 수 있게끔 이끈다.

   
▲ (왼쪽부터) 드로잉클라운(우석훈), 퍼포머코알(임동주)

연극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2014년 방송한 디자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 컴퍼니'의 준우승자 '드로잉 클라운' (우석훈)과 '퍼포머 코알'의 (임동주)가 창작한 연극이다.

사실 '관객 참여형 연극'이라는 표제는 이미 식상한 것이 돼 버렸다. 그럼에도 이 연극 앞에 '관객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수식을 붙이고 싶은 이유는, 연극이 진행되는 시간 동안 관객은 오롯이 그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연극은 '드로잉 쇼(drawing show)' 가 기반이 되고 그 위에 미술, 마술, 서커스 등을 조합시키며 완성도 높은 극을 전개한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음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사람이 다음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동안 관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음악 선율이나 악기에 맞춘 동작을 취하면서 연극의 정적을 메꾼다.

   
 

또한 '드로잉 쇼'를 선보일 때 음악의 멜로디와 그림을 그리는 손놀림이 한데 어우러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드로잉 클라운’ (우석훈)은 연극에 자신들만의 정체성이 투영되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했다.

연극을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배우에게 지정돼 무대 앞으로 나가긴 했는데 그다지 재미도 없고, 민망하기만 한 찰나의 순간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기분좋게 보러 간 공연에서 도망치고 순간을 만난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러나 이 연극은 당신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온종일 바깥 공기를 마시고도 어딘지 모르게 속이 답답하고 우울한 당신. 당신의 마음은 오히려 이 어두운 소극장 안에서 숨 쉴 구멍을 찾게 될지도.

   
 

드로잉서커스쇼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2017년 1월 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세종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박소연 기자 soyeon0213@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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