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오는 18일에 개봉 예정인 '공조'가 시사회로 첫 선을 보이기 전까지 사람들의 예상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이제는 뻔하면서 식상한 소재 '남북관계'를 다루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공조가 재밌을까?" 하며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시사회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상훈 감독은 자신이 과거에 즐겨본 '다이하드', '리썰 웨폰', '나쁜 녀석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으나, 이미 유사한 소재로 관객들에게 선보였던 '의형제'라는 작품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의형제'에 출연했던 두 남자 주연배우 강동원과 송강호처럼, '공조' 주연배우로 출연하는 배우 또한 언급한 두 배우와 비슷한 이미지를 갖춘 현빈과 유해진이다. 그래서 '의형제'를 이미 관람한 사람들이라면 비슷한 소재를 사용한 '공조'를 보는 내내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보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리뷰 또한 '공조'와 비슷한 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의형제'와 비교하는 글이 되어버렸다.

처음부터 서로의 신분을 속였던 '의형제'와 달리 남북 최초 비공식 합동수사로 서로의 신분이 노출된 점, 그리고 '의형제'가 이한영 피살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두 영화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대체로 비슷하다.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친근한 남한 남자(송강호 VS 유해진)와 사연 많은 얼굴을 하고 있는 북한 남자(강동원 VS 현빈)의 만남, 살아온 환경이 서로 다른 두 남자가 살을 부대끼면서 소통하고 서로에 대한 정과 우애를 쌓아가는 과정, 영화 내에서 막강한 포스를 뿜어내며 등장하는 악역(전국환 VS 김주혁) 또한 묘하게 닮아있다. 그래서 '공조'를 보다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게 결코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물론 '공조'와 '의형제'의 명확한 차이점도 존재한다. 오로지 남성 위주 캐릭터로 구성하여 남자들의 진한 우애를 강조하며 영화의 무게감을 실었던 것이 '의형제'라면, '공조'는 이보다 가벼운 대신 두 주연배우에게 가중된 부담을 조연들이 적극 지원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좀 더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공조'를 통해 칭찬해야 할 인물이 이번에 처음 스크린에 데뷔하는 임윤아다. 그녀는 그동안 TV브라운관을 통해 연기를 하면서 청순가련한 인물을 줄곧 맡아 한정된 이미지로 굳어져 가고 있었다. 발랄함과 천연덕스러움을 갖춘 '박민영' 역할을 자기 옷 입듯이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공조'의 신스틸러로 떠올랐다. 의외의 수확이다. 그리고 '응답하라 1988'를 비롯하여 '럭키', '안투라지' 등에서 가벼움과 개그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어필하던 이동휘가 간만에 웃음기를 뺀 상태로 출연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리고 '의형제'가 훈훈함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체제가 북한보다 우월하다는 프로파간다를 내포했다면('공조'에서도 '강진태'가 '임철령' 앞에서 북한의 체제를 디스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지만 그리 큰 비중은 아니다), '공조'는 오락성을 좀 더 강조했다. '공조'에서 공들인 카체이싱 장면이나 현빈과 김주혁이 선보인 액션 장면들이 그 예라 할 수 있겠다.

   
 

다만, 현빈이 연기한 '림철령'이 너무나 말이 없고 말보다 행동으로 직접 옮기는 캐릭터이기에, 영화의 전체적 흐름을 '강진태'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 때문에 2시간 5분이라는 기나긴 러닝타임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것이며, 지나치게 '신나는 오락영화'에 초점에 맞추다보니 영화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허술했던 점도 분명 눈에 보였다.

'공조'가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신나는 오락영화'에 가까운 것은 맞지만, '공조'와 같은 날(18일)에 개봉하는 영화가 현 시국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는 '더 킹'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극장점유율 싸움에서 다소 힘든 경쟁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문화뉴스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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