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키키 브라더스 포스터

[문화뉴스] 크로키키 브라더스가 새해를 맞아 대학로 세종아트센터를 다시 찾았다.

크로키키 브라더스가 공연에서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목탄이다. 목탄은 주로 버드나무나 포도나무를 태워서 만든 가늘고 부드러운 소묘 재료다. 가볍고 편리하며 쉽게 지워지기 때문에 밑그림이나 습작 및 스케치에 적합하다. 명암 표현에도 좋다는 점에서 7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동안 여러 작품을 그려내야 하는 크로키키 브라더스 공연에는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선은 거칠지만, 그 위로 흩날리는 가루들에 의해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닌 목탄은 크로키키 브라더스를 그대로 나타낸다.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웅장한 분위기에서 감동적인 테마로 그림을 그려나가는가 하면, 댄스와 서커스로 관객들에게 유쾌함을 주기도 한다. 말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없는 넌버벌의 공연 형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관객들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크로키키 브라더스가 진짜 '크로키'를 보여준 것은 사실 공연 초반에 관객 몇 명의 얼굴을 그려낸 순간뿐이었다. 크로키는 대상의 형상을 빠르게 잡아내어 그리는 속사를 의미하는데,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70분이라는 정해진 공연 시간 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진짜 '크로키'를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수차례의 연습으로 다듬어진 크로키키 브라더스의 작품들은 70분이라는 시간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의 작품들이 다수 등장했다.

   
 

크로키키 브라더스의 공연이 주는 선물은 재미와 감동만 있는 게 아니다.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공연 동안 직접 그린 작품들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관객의 얼굴을 표현한 크로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심지어 오줌싸개 동상까지도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관객 중 지원자를 받아서 그림을 선물했다. 목탄을 이용한 그림이라서 비록 손이 지저분해지고, 고정액을 사용하지 않는 한 형태가 오래가진 못하겠지만, 관객들은 또 다른 선물의 등장에 특별함을 느꼈다.

크로키키 브라더스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미술이겠지만, 공연에서의 미술은 크로키키 브라더스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미술, 마술, 서커스, 댄스 등 여러 분야를 모아 관객의 눈과 귀가 잠시도 쉴 틈을 없게 하는 공연이 크로키키 브라더스의 공연이었다.

한편, 드로잉 서커스 '크로키키 브라더스' 공연은 대학로 세종아트센터에서 18일까지 진행된다.

문화뉴스 박다율 인턴기자 1004@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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