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북적이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도서 검색대에 줄을 서서 쫓기듯 책을 찾을 때의 그 기분…

대형서점에서 책을 한 번이라도 사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피로를 느껴 본 사람들에게 작은 동네 서점을 추천한다. 주인장이 하나하나 직접 고른 책이 있는 공간, 작은 서점은 요즘 생각보다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서울 3년 이하의 서점들'이라는 독립출판물이 간행되면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정체성이 확실한 작은 서점

   
▲ 음악도서 전문 서점 '초원서점'
   
▲ 독립서적 전문 서점 '퇴근길 책 한잔'

이대역 근처 '소금길'에는 본인들의 성격이 뚜렷한 작은 서점들이 모여있다. 독립출판물 전문 '퇴근길 책 한잔', 음악도서 전문 '초원서점', 여행 서적 전문 '일단 멈춤', 추리소설 전문 '미스터리 유니온'이 그 주인공이다.'퇴근길 책 한잔'의 경우, 서점 이름처럼 퇴근 후 편히 들러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간단한 음료와 술을 판매하기 때문에, 잠시 휴식을 취하며 쉬어갈 수 있다.

'초원서점'은 음악도서만을 전문으로 다루며, LP와 CD를 판매하기도 한다. 서점 안에서는 언제나 LP 음악이 흐르고 있는데, 서점 안에 있으면 외부와 단절된 어떤 '섬'에 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멈춤'은 여행에 애정을 가진 주인장이 직접 고른 다양한 여행서적들을 다루기 때문에,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대형서점에서 어떤 여행 서적을 골라야 좋을지 몰라 서성이며 혼란스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따뜻한 분위기의 작은 공간에서 여행에 대한 설렘을 가득 안고 여행 서적을 고르는 일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미스터리 유니온'은 서점 이름 그대로 '추리소설이 모인 곳'이다. 대형서점의 한 구석 자리에 꽂혀있는 추리소설들을 꺼내어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이 서점은 추리소설 '덕후' 들의 성지가 될 법하다. 또 추리소설을 접해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쉽게 서적을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내부 인테리어 또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만 파는 곳이 아니에요. 함께 재미있는 일들을 공모해볼까요.

   
ⓒ 초원서점 인스타그램 

요즘의 작은 서점들은 재미있는 단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기도 한다.

'초원서점'의 경우 음악서점답게 음악과 관련된 활동들을 기획하는데, 기본 5주 단위로 초원 작사 교실, 기타 교실을 운영하기도 하며 종종 인디뮤지션들의 공연을 진행하기도 한다. 퇴근길 책 한잔의 경우는 매주 금요일마다 주인장이 선정한 영화를 무작위로 상영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고, 스페인어 스터디, 독서모임 등을 운영하기도 한다. 해방촌에 위치한 ‘스토리지 북 앤 필름’의 경우는 출판 수업을 진행하며 실제로 호응도도 높다. 또한 SNS 등을 통해 사람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진행되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다는 것이다.

모두 동네 서점이나 책방에 대한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엄마와 손을 잡고 참고서를 사본 기억, 하굣길에 친구들과 함께 때 탄 만화책을 빌려 본 기억, 잡지 부록을 받기 위해 매달 잡지코너를 찾은 기억.

서점에 대한 당신의 추억은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또 하나의 작은 책방에 대한 당신만의 추억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얼마 남지 않은 2016년, 추운 연말에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작은 서점들을 찾아가 올 한 해를 따뜻하게 마무리해보자.

문화뉴스 박소연 인턴기자 soyeon0213@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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