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강해인 starskylight@mhns.co.kr 영화를 보고, 읽고, 해독하며 글을 씁니다. 좋은 영화는 많은 독자를 가진 영화라 믿고, 오늘도 영화를 읽습니다.

[문화뉴스] '홍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

 
다양한 이미지 중,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홍콩 누아르'라는 장르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시대별로 대표할 수 있는 영화가 다르겠지만, '무간도' 시리즈의 강렬함이 먼저 떠오르네요. 이번에 소개할 영화 '중경삼림'도 홍콩을 주요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홍콩 특유의 누아르적인 느낌이 없지는 않죠. 하지만 이 영화를 누아르라고 기억하는 분은 아마 극히 적을 것 같습니다. 
 
'중경삼림'은 로맨스가 중심에 있지만, 대체로 차가운 톤의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이별에 관한 이야기였고, 이 소재를 왕가위 감독이 그가 가진 감수성으로 독특하게 표현했죠.
 
한 예로, 홍콩이란 대도시에서 이별을 겪고, 방황하는 남녀의 정서는 다소 불안정해 보이는 움직임을 보이는 카메라가 따라가고 있습니다. 왕가위가 어떤 감독인지 잘 몰라도, '중경삼림'을 관람하면 촬영, 구도, 색감, 편집 등에서 '특이하다'라는 느낌은 충분히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차가운 톤을 가져서 그런지, 쌀쌀한 계절에 잘 어울리는 '중경삼림'. 이번 겨울에 다시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영화에 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중경삼림'은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배우 양조위, 금성무의 젊은 시절을 볼 기회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1994년에 개봉했으니, 지금 중년의 중후한 멋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조금은 앳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죠. 그 외에 임청하의 비밀 요원 같은 미스테리한 얼굴과 왕페이의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얼굴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이 영화에 사용된 음악입니다. 도입부의 긴장감 넘치는 음악 외에 왕가위 감독이 선택한 음악은 왕페이가 직접 부른 '夢中人'이라는 곡과 준비한 영상에서 들으실 수 있는 Mamas & Papas의 'California Dreamin''이라는 곡입니다. (왕페이가 부른 곡의 원곡은 The Cranberries의 Dream입니다) 이 선곡만으로도 왕가위만의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죠. 그리고 두 음악의 제목에 모두 Dream이란 단어가 들어간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중경삼림'은 왕가위가 차가운 대도시 홍콩에서 꾼, 따뜻하고 달콤한 꿈이었던 것일까요.
 
   
 
 
준비한 영상은 '중경삼림'의 장면들을 잘라 Mamas & Papas의 'California Dreamin''에 재편집한 일종의 뮤직비디오입니다.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옮길 수는 없었지만, 1994년의 홍콩과 왕가위만의 감성에 조금이라도 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역시 원작에 비할 수 없으니, 다시 한번 관람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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