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영화도 다시보자 '명화참고서'…'나 홀로 집에'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시간이 참 빨리도 지나간다.
 
2016년 신정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크리스마스가 주말로 다가왔고 일주일 지나면 한 해가 또 바뀐다. 20대에 접어든 이후부터는 크리스마스만 되면, 집에 있던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때에는 오랜만에 가족과 보낼 것 같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항상 TV 주요채널 혹은 영화채널에서는 특정 영화들을 많이 방영해주곤 했는데, 최근에는 '러브 액츄얼리'나 '해리 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 '겨울왕국'이 단골손님이 되었지만, 이 영화들이 영화관에 막 개봉할 때였던 약 20년 전에는 다른 영화가 크리스마스 때마다 우리의 대문을 노크했었다.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악동 케빈이 나오는 '나 홀로 집에 시리즈'다.
 
   
 
 
미국에서는 항상 연말이 되면 가족영화가 쏟아지는데, 다른 영화들을 다 제쳐두고 유독 이 '나 홀로 집에'만 인기가 높은 건 이 영화가 작정하고 배경부터 크리스마스로 설정하여, 그 위에 '맥컬리스터' 가족의 모습을 적절하게 그려낸 것이 주요 요인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가족애를 중시하는 한국에서 이 영화의 입지는 가히 '넘사벽'이다.
 
'나 홀로 집에'가 워낙 인기가 많다보니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도 그의 아류작들이 재생산되었고, 반미감정이 매우 큰 이란에서도 '나 홀로 집에' 아류작을 만들어냈을 정도다. 국내 감독 중 거장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준익 감독의 데뷔작인 '키드캅'도 사실 '나 홀로 집에'의 아류작이며, 당시 8,90년대를 주름잡던 코미디언 심형래 또한 '나 홀로 집에'의 아류작을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나 홀로 집에'라는 이름으로 개봉한 영화는 총 5편, 하지만 그 중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케빈이 등장한 편이자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나 홀로 집에'는 통상적으로 1편과 2편을 말한다(3편 이후부터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전작에 비해 너무나 최악이다). 두 편 모두 크리스마스에 여행을 떠나는 맥컬리스터 가족으로부터 홀로 낙오된 막내아들 케빈이 '쏘우'에 필적할 만큼 부비트랩을 설치하여 빈집털이 하러 오는 강도들을 막아낸다.
 
   
 
 
다만, 케빈이 강도들에게 골탕먹이는 부비트랩들이 하나같이 현실에서 사람 여럿 저승으로 보낼 수 있는 장치들이 즐비하기에 부모들은 미국 프로레슬링에서 항상 나오는 문구 "집에서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Don`t try this at home)!"처럼 아이들이 흉내내지 못하도록 막아야만 했고, "아이들을 집에 두면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도 전달하는 '나 홀로 집에' 때문에 아이들을 집에 두고 일해야만 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크나큰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다.
 
가족들에게 천덕꾸러기 취급당하고 악동 기질도 다분하지만, 케빈은 본디 마음이 착하고 따뜻한 아이이며 공공연하게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 아이다우면서도 옆집 할아버지나 비둘기 아줌마 등 사람들로부터 소외된 이들에게는 어른처럼 따뜻한 격려와 함께 스스럼없이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등 제법 우리를 감동시키는 면모도 보여준다. 이것이 케빈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이유이자, 인파들 속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끊임없이 외치는 구세군들이 활동하는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것이기도.
 
   
 
 
모두가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행복하게 인사를 주고받는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홀로 쓸쓸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혼자 보낼 당신들을 위해 케빈은 어김없이 당신들의 문을 노크할 것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케빈과 함께!" 오랜만에 나도 이번 크리스마스를 케빈과 보내야겠다.
 
나 홀로 집에(Home Alone), 1990, 전체 관람가, 코미디, 
1시간 45분, 평점 : 4.0 / 5.0(왓챠 기준)
 
나 홀로 집에 2 - 뉴욕을 헤매다(Home Alone 2 : Lost In New York), 1992, 전체 관람가, 코미디, 
1시간 55분, 평점 : 3.8 / 5.0(왓챠 기준) 
 

[영화 속 그곳, 너는 가봤니?] '나 홀로 집에 2' 케빈이 엄마랑 만났던 곳 : 뉴욕 록펠러 센터 ⓒ 시네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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