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바야흐로 이제는 거대 미디어가 아닌 콘텐츠가 트렌드를 선도하고, 지금은 크리에이터의 시대인 것은 분명합니다.

범상치 않은 포스와 훈훈한 외모로 흡사 아이돌 가수의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탈북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이 남자. 그러나 무려 11살 때 한국으로 건너온 탈북자 남성 최초의 BJ입니다. 사람들과의 편견과 시선에 맞서 크리에이터로서 자신만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함경북도 청진시 출신의 BJ 이평 님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편집장· 마포 FM_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픽업쇼DJ)
▶ 패 널 : 김도연 PD(영상콘텐츠 컨설턴트), 정성열-시선 작가(SNS 캘리그래퍼)
▶ 게 스 트 : BJ 이평 님

(▶) 버튼을 누르면 이번 인터뷰 전문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ㄴ 안녕하세요. 이평입니다. 2004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11살 때 탈북했고 중국과 몽골을 거쳐 한국에 오게 됐다. 탈북 남성 최초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마포 FM 홍대 인근에는 자주 오는지?
ㄴ 가끔 야외 방송을 하러 온다. 일 때문에 오는 것 외에 자주 오지는 않는다. 방송-집을 무한 반복하는 삶을 살고 있어서 외출 빈도가 낮다.

도연 PD와 시선 작가는 이평 님의 콘텐츠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ㄴ 도연 PD: 탈북자라는 것이 개인적으로 큰 짐이면서 굴레일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맞서면서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는 게 참 멋있다고 느꼈다.
ㄴ 시선 작가: 모 자동차 광고에 이런 말이 있다. "역사에 남으려면 최초가 되거나 최고가 되거나". 이 분 콘텐츠를 보면서 최초의 남성 탈북자 출신 BJ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 'BJ 이평' ⓒ 유튜브 채널

본인에 대한 평가를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ㄴ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 꼭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활동명이 특이하다.  '이평'이라는 이름은 본명인가
ㄴ 본명이다. 20살 때까지는 방송과 콘텐츠 운영에 대해 고민만 하며 지냈다. 그러다가 방송 결심을 하게 됐는데 '기왕에 하는 거 본격적으로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에서 본명으로 쓰게 됐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검색할 때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본명이 특이하다 보니 그대로 쓰게 됐다.

원래부터 인터넷 방송에 관심이 많았던 것인지
ㄴ 인터넷 생방송 시청보다는 유튜브 영상을 자주 챙겨봤다. 그런데 영상을 보다 보니 '탈북남'이 하는 개인 방송은 없더라. 그래서 내가 해보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

아직 어린데도 크리에이터로서 시장성을 봤다는 게 대단하다. 방송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ㄴ 원래 꾸미는 것을 좋아해서 헤어 디자인과를 전공했다. 쇼핑몰 창업에도 관심이 있어서 쇼핑몰 피팅 모델도 했었다.

피팅 모델로 활동했던 쇼핑몰이 굉장히 유명한 곳이다. 어떻게 함께하게 된 건가
ㄴ 직접 지원했다. 쇼핑몰마다 구인 정보를 찾고 하나하나 다 지원했다. 피팅 모델은 자신감 있는 포즈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씨앤블루의 정용화 씨와 배우 정경호 씨와 닮은 것 같다.
ㄴ 직업적으로 얼굴이 노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이 듣는 것이지 외모적으로 똑같이 닮은 것 같지는 않다.

11살 때 탈북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 전부터 방송이나 모델 쪽에 관심을 두고 있었나
ㄴ 북한에 있을 땐 워낙 어리기도 했고 그런 관심을 가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에 왔을 때 한국 문화와 주변 친구들의 모습을 빠르게 흡수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방송과 피팅 모델 쪽에 관심을 두게 된 것 같다.

최근 인터뷰와 뉴스 출연 등 주변 반응이 뜨거운데 실감하는지
ㄴ 질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고 있나' 생각하는 정도다. 많은 분이 "용기 내서 활동하는 걸 응원한다, 한국에 잘 왔다, 북한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등의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다.

탈북하신 분들 입장에서 방송과 같은 공개적인 활동을 한다는 게 아직은 어려운 일인가
ㄴ 아무래도 그렇다. 목숨을 걸고 여기까지 오신 분들인데, 얼굴을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면 나중에라도 혹시 피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사실 그건 걱정일 뿐이고 실제로 피해를 당하였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그럼 이평 님이 방송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주변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ㄴ 반대하시는 분들보다 "잘 돼서 좋다, 북한 사람에 대한 인식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서 고맙다"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현재 소속사가 있나? 제안이 많이 들어올 것 같은데
ㄴ 아직 소속사는 없다. 아직 소속사에 들어갈 만큼은 아닌 것 같아서 제안은 들어오지만, 고민 중이다.

조심스러운 질문인데 앞서 얘기했던 탈북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줄 수 있나
ㄴ 사실 8살 때 처음 탈북 시도를 했다가 실패해서 중국에서 북송됐다. 어려서 그랬는지 처벌 같은 건 없었다. 그 후 11살 때 두 번째로 탈북 시도를 해서 중국에서 몽골로, 몽골에서 두 달 반 정도 지내다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때 인천 공항으로 들어왔는데 처음 비행기를 타봤다.

이 내용을 본인 방송에서도 언급했고 유튜브 영상으로도 올렸다. 그 영상이 17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그 후에 변화 같은 게 있는지
ㄴ 처음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을 때 탈북자라고 얘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았다. 대부분 사람들이 "진짜 탈북자면 탈북 스토리를 말해봐라"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얘기하게 됐다. 그리고 그 후 변화는 지금 이런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게 그 반증이지 않을까.

방송 콘텐츠 중 북한 관련 내용이 많다. 북한 실정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얻고 있나
ㄴ 사실 어렸을 때 넘어왔기 때문에 최신 정보는 잘 모른다. 다만 예전에 탈북민이 다니는 대안학교에 잠깐 다녔는데, 그때 같이 다녔던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북한 관련 콘텐츠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ㄴ 나와 같은 또래의 분들이 관심 있어 할 내용을 하려고 한다. 우선은 나의 얘기, 북한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지내왔는지 등에 대한 얘기들. 딱딱하지 않게 편안하게 얘기하려고 한다.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뭔지 궁금하다.
ㄴ "진짜 북한 사람 맞나?"라는 질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군대 가시나요"라는 질문 등 사소한 것들이 많다. 방송으로 탈북 과정을 얘기했는데도 안 믿는 분들이 계셔서 구청에 가서 '북한 이탈등록확인서'를 떼어서 인증한 적도 있다. 그리고 또 정말 많이 받는 질문은 대중매체 때문인 것 같은데 "북한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특공 무술을 배우나요?" 이런 질문도 많이 받았다.

매일 5시간 정도 방송을 하고 있는데, 긴 시간 동안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노하우는?
ㄴ 인터넷 방송의 가장 큰 장점인 '양방향 소통' 덕분인 것 같다. 시청자들 질문이 한 번에 쏟아질 때가 있고 뜸할 때가 있다. 그럴 땐 내가 먼저 질문한다. 내가 시청자들에게 궁금한 것들? 그렇게 방송을 이어간다.

아프리카TV 방송 외에 유튜브 활동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ㄴ 유튜브를 보시는 분들은 정말 유튜브만 보시더라. 좀 더 계획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처음으로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격한 반가움을 표현해주셔서 감사했다. 이제는 매일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방송을 할 예정이다. 동시 송출이 안 돼서 시간을 다르게 할 예정이다.

유튜브 활동 목표를 구독자 수로 잡아본다면?
ㄴ 앞서 말했다시피 최초에서 최고가 되려면 100만 명 구독자를 목표로 해야 하지 않을까.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는지?
ㄴ 방송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가 됐는데 아직은 '북한, 탈북'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게 나도 어렵고 시청자들도 어렵다. 현재로써는 다른 것들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나만의 팬들을 위해서 그들과 소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 'BJ 이평' ⓒ 유튜브 채널

이평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ㄴ 시청자들 말을 빌려 전하자면, 솔직하고 진실 되게 방송한다는 것. 방송하면서 기분 그대로, 생각 그대로를 말한다. 시청자들도 "진짜 사람 같아 보인다"고 하면서 내 진심을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다.

최근 방송에 함께하는 파트너가 생겼다고. 그 분은 어떤 분인가?
ㄴ 김우겸이라는 친구다. 그 친구는 아프리카TV에서 '춤추는 BJ 루겸'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도에 한국에 왔을 때 다닌 합기도 도장에서 만난 친구다. 그러다가 대안학교 졸업 후 만나게 됐다.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원래 인터넷 방송 쪽에 관심이 있었다.

친구 우겸, BJ 루겸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ㄴ 친구 우겸아. 한국에 와서 처음 친해진 친구고 지금까지 변함없는 사이로 지내고 있는데 앞으로 함께 성장해서 같이 위로 올라가자. 사랑한다 친구야.

BJ 루겸 외에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있나
ㄴ BJ 세야 님 방송을 예전에 자주 봤다. 리액션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많이 참고했던 것 같다. 처음 인터넷 방송이라는 것을 접하게 된 것이 세야 님의 방송이었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미남 BJ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하지 않을까
ㄴ 아직 부족하지만, 최고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

2016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에 가장 좋았던 것과 아쉬웠던 것을 꼽아본다면
ㄴ 가장 좋았던 것은 고민 끝에 방송을 시작했다는 것. 내 방송을 찾아주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방송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돼서 개인적으로도 좋다. 다만,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 세 명이 시작했었다. 가족들과 함께했었는데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혼자 진행하고 있다. 그게 좀 아쉽다.

어린 나이에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이평이 그리는 인생 목표가 무엇인가
ㄴ 인생 목표라고 거창한 것은 없다. 다만 뭐든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선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싶다. 지금은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평의 좌우명은?
ㄴ 자신감을 갖자. 원래 소심한 성격인데 자신 있게 일단 뭐든 해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팬들과 인터뷰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ㄴ 나로 인해서 북에 대한 특히 탈북자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깨졌으면 좋겠고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평의 방송을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노력하는 BJ 이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외모도 잘생기고 마음도 따뜻한 이평 님과 함께하다 보니 추운 날씨에 얼었던 마음도 녹는 것 같습니다. 이평 님이 최초에서 최고가 되는 그 날을 기대해보며 오늘 인터뷰 마칩니다.

문화뉴스 최예슬 dptmf6286@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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